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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큰이코노미] 문제는 저커버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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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칼럼을 쓴 마이클 케이시는 월스트리트저널 출신 언론인이자, 현재 MIT미디어랩에서 디지털 화폐 분야 중 블록체인 연구의 선임 고문이자, 코인데스크 자문위원회 위원장이다. 'Token Economy'는 마이클 케이시의 고정칼럼이다.




한겨레

출처 : Peter Van Valkenburgh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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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청문회 시작 전 마크 저커버그와 그를 둘러싼 기자들을 찍은 사진 한 장은 이 청문회의 초점이 엉뚱한 데 가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

페이스북 CEO를 둘러싼 수많은 사진기자들은 의회가 소셜미디어의 사용자 데이터 오용 문제의 책임을 한 사람에게 씌우려 한다는 점을 보여 준다. 곧, 누군가 피해를 보았으니 범인을 잡아 본보기를 보이겠다는 식이다.

나는 저커버그를 변호할 생각이 없다. 나는 그에게 어떤 미지의 알고리듬을 이용해 의도적으로, 사람들이 마치 들쥐처럼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끼리만 몰려다니도록 이끈, 진정 끔찍한 서비스를 만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가 개발한 플랫폼 안에서 사람들은 호기심을 잃었고, 열린 마음을 가지지 못했으며, 내용보다는 겉모습에만 치중하게 되었다. 또한, 문제의 플랫폼은 가짜뉴스의 범람을 방조했으며, 민주주의에 해를 끼쳤다. 이는 모두 사용자의 데이터를 모아 이를 광고주들에게 패키지로 팔기 위한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다.

그러나 나는 저커버그가 아니었다 하더라도 누군가는 비슷한 서비스를 만들고 사용자 데이터를 같은 방식으로 사용했을 것이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 곧,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이런 일은 반복되리라는 뜻이다. 게다가 정치인들이 저커버그에게 어떤 행동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페이스북에 혐오 발언과 거짓 정보를 검열하라고 요구할 경우, 자칫 열린 민주주의 사회의 핵심 원칙이 훼손될 수도 있다. 데이터 마왕인 주저커버그만으로도 충분히 나빴다. 그가 검열의 대마왕까지 겸직하는 것은 더 끔찍한 일이다. 따라서 우리는 소셜미디어 산업이 가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왜 데이터와 콘텐츠에 대한 소유권이 중앙화되는지, 그리고 인터넷 경제는 왜 이런 방향으로 발전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이제 블록체인의 근본 철학인 데이터의 탈중앙화와 신뢰-최소화 원칙이 어떻게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는지 함께 살펴보자.

블록체인의 가능성과 한계

코인데스크와 그 외의 여러 미디어를 통해 나는 블록체인과 토큰 기술이 '가짜뉴스' 문제와 사용자 데이터 남용 문제의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또한 사용자에게 더 나은 보상을 주도록 페이스북의 비즈니스 모델을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어떤 이는 블록체인 기술을 가지고 자신의 정체성을 스스로 관리하도록 함으로써 페이스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는 그저 말로만 끝나지 않는다. (인센티브에 대한 보상 기제인) 토큰으로 운영되는 탈중앙화된 소셜미디어인 스팀잇은 지난 2년 동안 운영됐으며, 이더리움 기반의 시빌(Civil) 플랫폼 위에는 최근 다양한 탈중앙화된 언론 프로젝트가 올라가고 있다.

이들은 모두 완전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하며, 플랫폼이 콘텐츠 소유권을 가지지 않는 모델을 지향한다. 또한, 사용자에게는 자신의 데이터를 제어하는 권리가 있으며 콘텐츠 제공자는 공정한, 독자와 공동체의 우선순위에 기반을 둔 객관적인 평가에 따른 보상을 받을 뿐 아니라 평판 토큰이나 다른 적절한 방식을 통해 스스로 생산하고 배포한 정보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만들어져 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 하나는 블록체인 기반의 이런 모델 중 어떤 것도 오늘날 소셜미디어 산업에 전혀 위협이 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또한, 제대로 된 탈중앙화 블록체인으로는 진짜 글로벌 소셜미디어가 감당해야 할 수많은 데이터와 수십억 개의 글을 처리할 수 없다. 게다가 블록체인만으로는 현재의 시스템이 가진 여러 가지 문제에서 우리를 보호할 수 없다.

스팀잇의 추천 기능에도 문제가 없지 않다. 스팀잇에서 사람들은 스팀 토큰을 이용해 글을 추천할 수 있으며 항상 최상위 인기글에는 스팀잇 자체에 대한 글이 올라와 있다.

스팀잇은 탈중앙화되어 있으며 인기글에 보상을 분배하는 방식으로 검열에서도 자유롭지만 동시에 광고주들이 자신의 글을 유리한 위치에 둘 수 있게 만들었고, 이는 결과적으로 또 다른 종류의 자신들만의 공간을 만든 셈이 되었다. 이들은 페이스북처럼 트럼프 지지자나 트럼프 반대자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바로 스팀 코인을 들고 있는 이들이다. 게다가 블록체인으로 소셜미디어를 만드는 일의 한계에 대한 여러 지적에서 볼 수 있듯이 블록체인은 그 자체로는 사용자 데이터를 보호하지 못한다.

열린 플랫폼에 한 사용자가 어떤 정보를 올릴 경우, 외부의 어떤 이들이건 그 정보를 수집해 가공할 수 있다. 사용자의 이름을 익명으로 전환하더라도, 인공지능과 네트워크 그래프 기술은 그들의 정체를 쉽게 밝혀낸다.

그러나 블록체인을 소셜미디어에 이용하는 제안에 대한 이런 비판들은 블록체인 기술이 계속 발전 중이며, 지금도 수많은 개선이 물밑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예를 들어, 라이트닝 네트워크나 라이덴 네트워크가 언젠가 화폐의 거래뿐 아니라 데이터와 콘텐츠의 유통에서도 확장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리라는 주장을 터무니없는 것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 한편 '좋아요', '찬성', '반대' 등의 반응에 합리적인 가산점을 부여하는 랭킹 알고리듬과 평판기반 보상을 가진 유저피드.io(Userfeeds.io)와 같은 프로젝트로 일반 사용자의 콘텐츠 수요에 대응하는 큐레이션 시스템을 만드는 실험이 진행 중이다.

스팀잇 또한 스팀 토큰 외에 실제 삶에 대한 글처럼 보다 현실적이고 다양한 글을 장려하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사용자 데이터 보호의 문제는 정교한 다자간 계산과 영지식 증명 같은 기술이 해답을 찾아낼 것이다. 첨단 암호기술 기업인 에니그마의 창업자는 최근 블로그를 통해 '왜 블록체인만으로는 페이스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나(Why Blockchain Alone Can't Fix Facebook)'라는 제목으로 이런 내용을 이야기했다. 그들은 사용자의 데이터 전송과 화폐 전송을 보장할 수 있으면서도 사용자의 개인 정보를 숨길 수 있는 '안전한 계산' 기술에 블록체인 기술을 통합한 구조를 가진 '완전한 프라이버시 프로토콜'의 개발을 제안했다.

진짜 문제

그러나 이런 실질적인 문제와는 별도로, 탈중앙화된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관한 여러 논쟁은 중요한 문제를 놓치고 있다. 바로 데이터가 화폐 역할을 하는 인터넷 경제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의 필요성이다. 우리는 소셜미디어를 공짜로 사용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우리의 데이터에 대한 주도권을 넘겨주는 방식으로 그 대가를 지불해 왔으며, 이들은 비밀스러운 알고리듬을 통해 그 데이터를 활용해왔다. 지금까지는 이 새로운 화폐의 “거래”를 정확히 기록하는 합의 방법이 없었고, 따라서 인간이 본질적으로 가진 서로에 대한 불신을 해결할 수 없었기 때문에 탈중앙화된 개인 간 거래를 통해서는 그 데이터를 가치 있게 바꿀 수 없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 때문에 신뢰할 수 있는 중개기관이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통해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도록 하는 것 외에는 다른 수가 없었던 것이다.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은 겉으로는 소셜미디어, 검색 엔진, 전자상거래 업체로 보이지만 실은 고객의 데이터를 수집해 이를 가치 있게 만들어 파는 일을 한다는 점에서 다르지 않다) 이들 인터넷 괴수의 힘을 약화하는 첫 번째 단계는 그들의 데이터 독점을 무력화할 수 있는, 블록체인을 이용한 탈중앙화된 신뢰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물론 중앙화는 탈중앙화보다 더 효율적이며, 규모의 경제는 언제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독점을 만들어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인터넷 사용자 커뮤니티가 중앙화된 신뢰를 가진 중개기관을 떠날 수 있다면, 개인 간 데이터 거래에서 가치를 끌어내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다. 이는 사람들이 데이터의 주도권을 유지하면서도 의미 있고 충만한 삶을 살 수 있게 만들 그런 유용한 서비스가 등장하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다.

우리가 진정 페이스북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페이스북을 비난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인간이 가진 서로에 대한 불신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인터넷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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