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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INSIDE] ‘예견된 참사’ 재활용 쓰레기 대란 환경부·지자체 떠넘기기에 혼란만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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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쓰레기 대란에 전국이 몸살을 앓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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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 쓰레기 처리를 둘러싼 ‘쓰레기 대란’으로 온 나라가 몸살이다. 궁지에 몰린 환경부는 여러 대책을 내놨지만 문제 해결에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고형연료(SRF) 규제를 강화한 지 6개월 만에 다시 규제를 완화하는 등 오락가락하는 정책도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4월 1일부터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재활용 업체들은 아파트 단지 내 비닐과 스티로폼 수거를 중지하기 시작했다. 일부 업체는 대표적인 재활용품으로 꼽히는 페트병까지 수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요 아파트 단지에서는 비닐 등을 일반쓰레기처럼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리라고 안내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전 세계 폐기물의 50%를 수입하던 중국이 올해 1월부터 재활용품 24종 수입을 금지하면서 비롯됐다. 중국이 “더 이상 쓰레기 처리 국가가 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쓰레기 수출이 막힌 미국과 유럽 각국은 한국을 주시했다. 중국이 환경보호를 이유로 떠맡지 않은 폐기물이 국내로 들어오며 재활용 폐기물 단가가 폭락했다. 이 때문에 재활용 업체들은 수거 비용만 들고 돈이 되지 않는 품목을 치우지 않겠다고 나섰다. 전국적인 쓰레기 대란이 발생한 배경이다. 정부의 늑장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 중국은 지난해 7월부터 재활용 폐기물 수입 중단을 예고한 뒤 올해 1월부터 쓰레기 수입을 금지했다. 이후 진행 상황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관계부처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손 놓고 있던 환경부 시민단체식 ‘무능의 극치’

현장 무시한 채 미봉책만 남발 애꿎은 시민 불똥

부랴부랴 환경부는 아파트 단지들이 수거업체에 돈을 받고 팔던 재활용 쓰레기의 처리를 지방자치단체가 책임진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대책을 내놨다. 환경부 관계자는 “아파트와 업체가 알아서 해온 재활용 쓰레기 수거에 문제가 생겼다. 우선 가격을 낮추도록 재계약을 유도하고, 이것이 어려우면 구청 같은 기초지자체가 재활용 쓰레기를 수거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재활용이 되지 않는 잔재물을 사업장 폐기물이 아닌 생활폐기물로 분류해 도시 쓰레기 소각장에서 처리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렇게 하면 쓰레기 처리 비용이 1t당 20만∼25만원에서 4만∼5만원 수준으로 줄어든다. 폐비닐은 SRF로 재활용할 때 환경 안전을 지킬 수 있는 한도 내에서는 품질 기준을 위반해도 행정처분을 하지 않고 검사 주기도 완화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단 주무부처인 환경부와 지자체 간 업무 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환경부는 “쓰레기 처리는 지방자치단체 고유 업무”라는 입장인 반면 지자체는 “예산도, 인력도 없다”고 떠넘기는 모양새다.

오락가락하는 SRF 처리 방안도 논란이다. 정부는 지난해 9월부터 미세먼지 발생을 줄인다며 SRF 규제를 강화해 폐비닐 사용을 제한했다. 하지만 불과 6개월 만에 SRF 규제 완화를 통해 폐비닐을 적극적으로 처리하는 길을 열기로 했다.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한 대책에 미세먼지는 물론 쓰레기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사회적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김미화 자원순환사회연대 사무총장은 “지난해 SRF 기준을 강화한 이유는 이곳에서 나온 미세먼지와 악취가 시민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었다”며 “SRF 기준을 완화해 쓰레기 처리를 해결하겠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옳지 않다”고 말했다.

[강승태 기자 kangst@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54호 (2018.04.18~04.2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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