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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中 이번엔 대만해협서 실탄훈련 예고…美 견제·러시아 지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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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열병식 이어 실탄 사격 예고

미국 친대만 행보에 경고

‘시리아사태’ 러 지원 가능성 시사


중국 해군이 남중국해인 하이난(海南)성 싼야(三亞) 남부 해역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마친 데 이어 오는 18일 대만해협에서 실탄사격 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실탄훈련 예고는 미ㆍ중 양국의 항공모함 전단이 최근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둘러싸고 대치하는 등 양국의 경제ㆍ군사 경쟁이 과열되는 상황에서 나왔다.

대만과의 관계를 확대하는 미국을 견제하는 동시에 시리아 내전에서 미국과 무력 충돌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한 ‘두 마리 토끼’ 잡기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푸젠(福建)성 해사국은 오는 18일 오전 8시부터 밤 12시 사이 대만 인근 4개 연속된 수역범위 내에서 실탄사격 군사훈련이 진행된다면서 일반 선박의 운항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런 깜짝 발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2일 남중국해에서 중국군 사상 최대 규모 해상열병식을 참관한 지 불과 몇 시간 뒤 나왔다. 이에 중국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전하는 경고성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리아 내전을 둘러싸고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러시아를 지원하는 의미가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마카오에서 활동하는 군사 전문가 앤서니 웡은 SCMP에서 “시리아에서 미국과 러시아의 군사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면서 “러시아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중국이 민감한 시기에 해군을 동원해 러시아에 대한 정치적 지지를 보여주려는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번 훈련은 최근 대만과 관계를 확대하는 미국을 견제하려는 속셈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

대만해협에서의 실탄 훈련은 2015년 9월 이후 지금까지 없었다. 당시는 대만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유력 후보였던 차이잉원(蔡英文) 현 대만 총통이 대만독립을 역설한 데 반발해 대선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것이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 여행법을 통과시킨 후 대만해협에서 처음으로 실탄 훈련이 실시된다”면서 “미중 무역전쟁에서 미국에게 대만 카드를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한 가운데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만과 미국 고위급의 왕래를 허용한 대만여행법에 최근 서명했다. 미국과 대만 양국 공직자의 상호 방문은 1979년 미국이 중국과 수교한 후 중단됐기 때문에 이는 중국에 대한 중대한 도발로 간주된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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