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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학교가 반대했던 ‘소녀상’…학생들이 직접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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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소녀상, 홍익대 반발로 결국 계획 이전

-타 지역 소녀상 건립은 차질없이 진행돼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평화의 소녀상(평화비)은 다양해졌다. 소녀상하면 떠올랐던 앉아있는 모습 외에도 서 있는 작품, 나비와 번데기를 들고 있는 소녀상 작품도 나왔다. 건립되는 소녀상이 늘어나면서 그만큼 다양한 작품들이 생겨난 것이다.

11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집계 기준 전국에 설치된 소녀상은 현재 77개다. 여러 지역에서 소녀상 건립이 추진되면서 전국에 있는 소녀상 숫자는 날이 갈수록 늘어가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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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상 설치가 무산된 홍익대학교 정문의 모습. [사진=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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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3일에도 서울 마포도서관 앞에 소녀상이 하나 더 추가된다. 홍대정문 앞에 세워질 예정이던 소녀상이 이곳으로 위치를 옮긴 것이다. 홍익대학교 측은 “일본과의 학술교류에 지장을 초래한다”면서 학교앞 소녀상에 반대의사를 내비췄다. 총학생회가 총투표를 거쳐 67% 찬성의견으로 ‘소녀상 건립 찬성’ 의사를 표했지만 학교당국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결국 소녀상은 위치를 옮겼다.

마포구 소녀상 설치를 추진해온 이봉수 마포구의원은 “‘평화의 소녀상’인데 설치를 놓고 분란을 조장할 수는 없었다”면서 “도서관 앞이란 자리도 ‘교육’ 측면에서 상징성이 있으니 긍정적인 점만을 생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마포구 소녀상은 지역 중고등학생 11명의 모금운동에서 처음 시작됐다. 이후 부지를 정하기 위해 2차례나 장소를 옮겼다. 처음 홍대거리에 세워질 예정이던 소녀상은 “일본인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다”는 상인들의 반발로 무산됐고, 홍익대의 반대로 다시 한 번 좌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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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로니에 공원 인근에서 지역 학생들이 소녀상 건립을 위한 모금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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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다른 지역에서도 소녀상 건립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일선 추진단체들과 지자체가 협조아래 소녀상 건립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양대와 국민대 등 대학에서는 학생들이 주도해서 교내에 소녀상을 만들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15명의 추진위원으로 시작한 한양대에서는 현재 100명의 서포터즈를 추가로 모집됐고, 학생 800여명도 소녀상 건립 찬성에 서명해왔다. 종로구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도 소녀상 건립을 위한 작업이 추진중이다. 지역 시민단체는 휴일마다 마로니에 공원 인근에서 활발한 서명작업을 벌이고 있다.

왕십리역 소녀상 옆에는 지난 3월 소녀상 옆 자리에 기림비가 추가로 설치됐다. 지역 학생들이 직접 디자인을 담당한 작품이다. 남기창 성동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장은 “소녀상을 건립한다고 하면, 일선 구청을 포함한 지자체에서 매우 협조적으로 나선다”면서 “서명을 받고 모금운동을 하는 데도 많은 사람들이 나서주면서 어렵지 않게 모금작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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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십리역 앞에 설치돼 있는 소녀상의 모습. [사진=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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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같은 추세는 일반 시민들이 중심이 된다는 점에서 뜻 깊다는 중론이다.

윤미향 정대협 상임대표는 “지역 소녀상 건립은 정대협이 먼저 나서는 것이 아니고 일선 지역 시민들이 중심이 돼 서명운동과 설립까지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라면서 “지역 시민단체들이 정대협에 도움요청을 하면 함께 협조하고 있다”라고 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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