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3 (화)

[과학을 읽다]신칸센 열차, 물총새 부리 모양으로 바꾼 이유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시아경제

세계 최초의 고속철도인 일본 신칸센 열차. 사진은 가장 최신모델로 2011년부터 운행된 E5계와 E6계(왼쪽 빨강) 열차가 플렛폼에 정차한 모습.[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세계 최초의 고속철도는 일본의 신칸센(新幹線)입니다. 1959년 4월 착공해 1964년 10월 개통한 도카이도 신칸센(東海道 新幹線)은 도쿄~신오사카 552.6㎞ 구간을 평균 시속 210㎞의 속도로 운행했습니다.

일본은 1964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제2차 세계대전 패전국에서 경제 대국으로 부활했음을 세계에 과시하기 위해 신칸센 개통을 기획했습니다. 일본의 의도대로 올림픽 이후 신칸센은 일본 경제성장의 상징으로, 미국에 이은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합니다.

후지산을 배경으로 신칸센이 달리는 모습은 현대 일본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이미지로 꼽힐 만큼 신칸센은 많은 일본인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런 신칸센의 가장 큰 문제는 소음이었습니다. 시속 200㎞가 넘는 빠른 속도로 열차가 좁은 터널에 진입하면 터널 내 공기가 갑자기 압축돼 압력이 높아집니다. 열차가 터널 안으로 들어갈수록 압력이 더 심해졌다가 열차가 터널을 빠져나오면 초강력 저주파가 엄청난 굉음을 쏟아냈습니다. 이 때문에 터널 주변은 물론이고, 철도 인근에서는 소음 민원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아시아경제

사냥을 마치고 하늘로 다시 솟구치는 물총새.[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소음을 줄이기 위한 차량 개량에 착수한 엔지니어들은 물총새의 부리 모양에 착안해 새로운 모양의 열차를 만듭니다.

물총새는 수면 위 1.5m 정도 높이에서 물속으로 빠르게 다이빙해 물고기를 잡습니다. 날렵한 머리와 뾰족한 부리는 사냥할 때 수면의 파동을 거의 일으키지 않도록 도와줍니다. 다이빙할 때 물이 튀지 않기 때문에 물고기는 눈치를 채지 못하고 사냥 당하고 마는 것입니다.

물총새의 부리 모양을 본 떠 1996년 500계열 열차(아래사진 오른쪽 아래)를 운행한데 이어 2007년에는 700계열, 2011년 E5계열과 E6계열까지 열차의 모양과 속도, 소음 등 모든 부분에서 발전을 거듭합니다.
아시아경제

1964년 10월 도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세계 최초의 고속철도인 신칸센이 개통합니다. 그러나 소음 민원이 끊이지 않으면서 1992년 후속모델이 나오고, 1996년 물총새 부리모양을 본 뜬 500계 열차가 나옵니다. 2007년에는 개량형인 N700계 열차가 운행됩니다.(사진설명: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일본은 세계 최초로 고속철도를 운행한 나라답게 고속철도망이 전국에 걸쳐 구축돼 있고, 2층 고속열차도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습니다. 2027년 개통을 목표로 개발중인 '리니어 중앙 신칸센'의 경우 주행 시험에서 세계 최고 속도인 시속 603㎞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세계 2위는 프랑스 고속철 TGV 시험 차량이 기록한 574.8㎞입니다.

최신형인 E5·6계열 신칸센 열차는 각종 모형은 물론 변신 로봇으로도 출시돼 일본 사람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KTX도 더 멋진 모습의 열차로 바꿔보면 어떨까요?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