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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안장원의 부동산 노트]54억 최고가 vs 10억 뚝···펜트하우스 공시가격 양극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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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펜트하우스 공시가격 한남더힐 최고

일반 아파트는 역대 최고가 기록

주상복합은 가격 회복 못해

뚝섬 갤러리아포레는 고공행진

보유세 최고 4000만원대 예상

중앙일보

올해 꼭대기층 저택인 펜트하우스 공시가격이 지난해보다 많게는 10% 이상 올랐다. 세금 부담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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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뚝섬에 하늘을 향해 치솟은 초고층 아파트인 갤러리아포레. 45층 꼭대기 층에 도도한 한강과 봄기운이 돋기 시작한 서울숲을 발아래로 내려다보는 펜트하우스가 들어서 있다. 올려다보기도 힘든 이 집의 몸값은 얼마나 나갈까.

높은 데 있고 집이 워낙 커 ‘하늘 위 궁전’으로 불리는 펜트하우스는 한 개 단지에서 불과 한 손으로 꼽을 정도의 극소수이고 거래도 거의 없다. 당연히 시세가 형성될 수 없어 가격을 가늠하기 어렵다.

한 해 한 번씩 발표되는 공시가격을 통해 엿볼 수 있을 뿐이다. 공시가격은 정부가 감정평가를 통해 발표하는 매년 1월 1일 기준의 가격이다. 종합부동산세 등 국세와 재산세 등 지방세, 국민주택채권매입 기준, 청약자격 기준 등으로 광범위하게 활용된다.

올해 1월 1일 기준 공시가격이 다음 달 3일까지 열람을 거쳐 다음 달 말 확정된다.

공시가격의 시세 반영 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지만 대개 70~80% 선이다. 거래사례를 중심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거래가 많으면 평가가 용이하다.

펜트하우스는 참고할 만한 거래사례가 드물어 공시가격 산정이 쉽지 않다. 여러 해 동안 거래된 적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펜트하우스와 같은 초대형 고가 주택은 시세 반영률이 70% 이하로 업계는 본다.

감정원은 해당 주택의 거래가격이 없어도 최초 분양가, 근접한 크기의 거래 사례, 주변 시세 변동률, 조망권 등 개별가구의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한남더힐 펜트하우스 54억4000만원


주요 아파트의 올해 펜트하우스 공시가격을 열람한 결과 지난해 집값 상승세를 타고 가격이 높게는 10% 이상 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3.3㎡당 시세가 6000만~7000만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비싼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이 펜트하우스도 최고가로 나타났다. 244㎡(이하 전용면적)가 54억4000만원으로 지난해(51억400만원)보다 6.6% 올랐다. 이 단지는 최고 12층이고 이 펜트하우스는 3층짜리의 3층이다. 지난해 1월 74억원에 거래된 적 있다. 이 금액을 기준으로 보면 공시가격이 시세의 7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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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국토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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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는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등기부상 이름은 아이파크삼성동)다. 5년 전 헬기가 충돌해 아찔한 순간을 맞기도 한 이 아파트 36층 269㎡가 올해 49억6800만원이다. 지난해(44억8800만원)보다 10.7% 뛰었는데 50억을 넘지는 못했다.

재건축 열풍으로 최고 인기 지역으로 떠오른 서초구 반포동의 맹주 아크로리버파크와 갤러리아포레 펜트하우스가 뒤를 이어 40억원대다. 갤러리아포레 45층 271㎡가 46억원이다. 아크로리버파크 234㎡(35층)는 40억9600만원.

30억원대에 초고층 주상복합의 대명사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1차 61층 244㎡(31억400만원)와 역시 주상복합인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아이파크 66층 285㎡(31억6600만원)가 이름을 올렸다.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성남시 판교신도시 판교푸르지오그랑블, 전국에서 가장 높은 펜트하우스인 70층 해운대 두산위브더제니스 등이 20억원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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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국토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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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천구 목동과 성남시 분당, 부천시 중동, 인천시 송도 등에서 10억원대 펜트하우스가 눈에 띈다. 화성시 동탄1신도시 66층의 메타폴리스 펜트하우스(230㎡)는 9억7600만원으로 10억원 턱밑이다.

주택형 작을수록 더 올라


펜트하우스 공시가격 상승률은 다른 일반 아파트에 비해 낮은 편이다. 워낙 크고 비싼 주택이어서 주택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지난해 서울 규모별 아파트값 변동률을 보면 중소형인 60~85㎡는 5.9% 올랐는데 135㎡ 초과의 대형은 3.7%였다.

올해 래미안퍼스티지 펜트하우스가 8.6% 올랐는데 이 아파트 59㎡ 저층이 지난해 8억1600만원에서 올해 9억9200만원으로 22% 뛰었다. 이 단지 84㎡는 10억560만원에서 11억6800만원으로 11%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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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국토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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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펜트하우스가 천정부지의 공시가격을 나타내고 있지만 금융위기의 후유증이 아직 남아있다. 아파트 종류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 일반 아파트는 이전 고점 가격을 회복하고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우고 있다. 반면 주상복합 아파트는 아직도 이전 가격으로 올라가려면 멀었다.

일반 아파트인 삼성동 아이파크 269㎡는 2006년 39억9200만원에서 1년 뒤 2007년 10억원 가까이 오른 48억2400만원까지 평가됐다. 2014년 반대로 10억원이 떨어진 38억1600만원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 올해(49억6800만원) 2007년 기록을 갈아치운다.

2011년 23억4400만원에서 2014년 19억4400만원까지 내린 래미안퍼스티지 222㎡도 올해 25억원 위로 오르며 이전 최고가를 넘어섰다.

반면 올해 31억원을 넘긴 타워팰리스1차 244㎡는 2013년 29억5200만원의 최저점보다 높지만 2007년 최고가격 40억8000만원보다 아직 9억원 낮다.

해운대아이파크 10억원 떨어져


해운대아이파크 285㎡도 입주 후 2015년까지 이어온 41억4400만원보다 10억원 떨어진 상태다. 2007년 말 이 펜트하우스의 분양가가 57억원이었다. 공시가격을 시세의 70% 보면 올해 시세가 45억원 정도다. 분양 이후 10년 새 시세가 10억원 넘게 빠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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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아이파크. 펜트하우스 공시가격이 최고점에 비해 아직 10억원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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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지역에 들어서는 주상복합은 상업시설 등을 잘 갖춰 편리하지만 주거 쾌적성이 일반 아파트보다 못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상복합이 대개 큰 주택형으로 이뤄져 주택형이 다양한 일반 아파트에 비해 주택 수요층이 두텁지 못하고 단지 선호도도 낮다.

이들과 달리 공시가격 고공행진을 멈추지 않는 주상복합이 눈길을 끈다. 갤러리아포레 펜트하우스는 2012년 39억400만원으로 처음 공시된 이후 줄곧 상승세다. 올해 46억원은 20% 가까이 오른 가격이다.

2008년 2월 52억원에 분양됐다. 공시가격 46억원에 해당하는 시세를 65억원으로 보면 이 펜트하우스는 10억원 넘게 실제 몸값이 올랐다. 한강 효과다. 이 일대에 초고층 주상복합이 더 들어서는 등 개발 기대도 작용했다.

공시가격 40억원대 보유세 4000만원


이들 펜트하우스 세금이 만만찮다. 재산세뿐 아니라 모두 공시가격 9억원이 넘어 종합부동산세도 내야 한다. 종부세는 공시가격 9억원 초과분에 대해 부과되는 보유세다. 9억원 초과 주택은 재산세와 종부세를 모두 내야 한다. 2주택 이상 보유한 사람은 갖고 있는 주택 공시가격 합계가 6억원 초과이면 종부세 대상이다.

재산세는 모두 공시가격 5억원이 넘어 최고 0.4%의 누진세율을 적용받는다. 종부세는 공시가격 대략 17억원까지 세율이 0.5%이고 그 이상은 0.75%다.

재산세·종부세와 함께 자동으로 나오는 다른 세금을 합친 실제 보유세는 공시가격 50억원 안팎이 웬만한 도시근로자 연봉인 4000만원 대다. 공시가격 54억4000만원인 한남더힐이 4700여만원이고 삼성동 아이파크(49억6800만원)는 4200여만원이다.

공시가격 30억원 정도면 2000만원 선이고 10억원대엔 보유세가 1000만원 이하다. 공시가격 10억원 바로 아래인 메타폴리스는 300여만원이다.

공시가격 대비 보유세 비율을 보면 1%가 되지 않는다. 0.3~0.8%다. 세금을 계산할 때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세율을 적용하는 게 아니라 공시가격의 60~80%만 과세 대상으로 삼기 때문이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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