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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밀착마크] 유승민 "안철수 견제? 정말 억측, 서울시장 출마 땐 적극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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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바른미래당 대표가 15일 KNN 경남본부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 바른미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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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바른미래당 대표는 요새 불면증에 시달린다. 수면 시간이 하루 평균 4시간30분 정도밖에 안되는데 그나마 숙면을 취하는 날이 거의 없다고 한다. 바른미래당이 출범한지 한달이 넘었지만 정체상태에 빠져있는 당 지지율에다 지방선거 인물난까지 겹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닌듯 했다. 유 대표 스스로도 "19년 정치인생 중 지금이 가장 힘들다”고 했다.

제법 굵은 비가 내린 지난 15일 유 대표는 영남과 호남을 오가며 크고 작은 일정 8개를 소화했다. 오전 7시부터 12시간 동안 그를 밀착마크하며 현안에 대해 파고들었다.

유승민 "서울시장 출마? 국민 세금 가지고 대선운동 안 해"


Q : 서울시장, 대구시장, 경기지사 출마설까지 나오는데 당을 위해 출마할 생각 안해봤나.

A : 전혀 생각없다. 제가 공동대표를 맡아서 책임지고 선거를 치르겠다는 것 자체가 제 입장에서는 독배를 마신 거다. 저는 누구보다도 다음 대선에 제가 한번 도전해 볼 생각이 분명한 사람이다. 지금와서 서울시장이든 했다가 되면 대통령 징검다리로 생각하고, 대통령 될 가능성이나 높이고, 국민들이 낸 세금 가지고 선거운동이나 하고, 전 그런 정치 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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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바른미래당 대표가 15일 대구 동구 자택에서 나와 기자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 바른미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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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지방선거에서 지면 당이 없어질 거란 위기감이 있으니 '유승민 등판론'도 나오는 거 아닌가.

A : 이제 겨우 개혁보수의 씨앗을 뿌려가지고 싹이 나나 노심초사하고 있는데, 해보지도 않고 지방선거에서 졌다고 당을 없앤다? 그런 생각하는 사람은 지금이라도 당을 그만둬야 된다.


오전 7시 대구 동구 자택을 나선 그는 차로 1시간을 달려 경남 창원에 도착했다. 오전 8시 창원시청 앞에서 비를 맞으며 출근길 인사를 하는 정규헌 창원시장 예비후보를 격려하고, 2군데 방송 스튜디오 녹화를 마쳤다. 오전 11시30분 경남 일정을 마치고 광주로 이동하는 2시간 동안 인터뷰를 재개했다.

"안철수 전 대표 견제? 진짜 억측이고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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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바른미래당 대표가 15일 창원시청 앞에서 인사 중인 정규헌 창원시장 예비후보를 격려하고 있다. [사진 바른미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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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서울시장 나오나.

A : 잘 모르겠다. 일대일로 만난 자리에서 여러번 물어봤다. 하지만 언론에 얘기한 것 이상으로 한번도 정확하게 얘기를 안했다. 지금은 제가 빨리 결심을 해달라고 부탁하는 입장이다. 정승도 자기 하기 싫으면 안 한다고, 본인의 결심이 제일 중요한 것 아닌가.




Q : 안 전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하는 것에 유 대표가 적극적이지 않다.

A : (손을 가로 저으며) 전혀 안 그렇다. 저는 안 전 대표가 결심한다면 전폭적으로 지원할 거다. 이런 뜻을 처음부터 갖고 있었다. 늦어도 4월 초까지는 안 전 대표가 결심을 해줬으면 좋겠다.




Q : 당내에선 다음 대선을 염두에 두고 안 전 대표를 견제하는 거 아니냐는 말도 있다.

A : 그건 진짜 억측이고 오해다. 같은 당을 하면서 왜 그런 소리를 뒤에서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 공동대표 같이 하자고 그만큼 매달린 사람한테 견제할 게 뭐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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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바른미래당 대표가 15일 조선대 사회과학대 학생들에게 '호남과 영남의 거리'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사진 바른미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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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대선 승리 요건 묻자 "중도+보수 단일 후보 내야"




Q : 대권 의지를 밝혔는데, 다음 대선 때 보수가 승리하려면.

A : 중도 플러스 보수 영역에서 아주 공정한 방법으로 단일후보를 내야 한다.




Q : 그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도 손 잡나.

A : 그렇다. 홍준표든 안철수든 남경필이든 총력을 다해 경쟁하고 어떻게든 보수가 단일 후보를 내야 한다. 지난 대선 때 막판에 저보고 단일화 노력을 안 했다고 하는데, 제가 다 말씀드릴 순 없지만 홍 대표와 저 사이에는 단일화 이야기가 상당히 진행되고 있었다. 제가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불공정한 방식 이야기가 자꾸 나와서 그러면 전 완주하겠다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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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바른미래당 대표가 15일 광주 문성중학교에서 2010년 연평도 포격 때 희생된 고 서정우 하사의 흉상을 참배하고 있다. [사진 바른미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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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대표는 광주 첫 일정으로 2010년 연평도 포격 당시 희생된 고 서정우 하사의 모교 문성중학교를 찾았다. 이 학교 등굣길에 세워져 있는 서 하사의 흉상을 참배하고, 그의 모친 김오복씨를 만났다.

김씨는 지난달 천안함 폭침ㆍ연평도 포격의 주범으로 지목된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의 방한 논란을 떠올리며 울분을 토했다. 김 여사는 “우리 아이의 희생이 묻혀버리는 게 참 가슴아팠다”며 “이렇게 기억하고 찾아주시니 헛된 죽음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저희들이 아드님의 명예를 잘 지키겠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오후 3시 조선대에서 ‘호남과 영남의 거리’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말은 굉장히 달콤하게 하지만 엉터리가 굉장히 많다"며 "5년간 공공부문 80만개 일자리를 만든다고 하는데 그러다간 나라가 거덜난다"고 주장했다. 그에게 아파할 대목을 몇 개 더 물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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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바른미래당 대표가 15일 조선대 사회과학대 학생들에게 '호남과 영남의 거리'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 바른미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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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유승민의 '개혁보수'가 명분은 좋은데 아직 뚜렷히 뭘 보여준 게 없다.

A : 19년째 보수당에 몸담아 정치를 해왔고, 한국의 보수가 왜 망했는지를 직접 겪었다. 보수의 전통적 영역이던 안보와 경제에서 우리가 진짜 유능한 세력이라는 걸 다시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국민들한테 자유한국당식의 낡은 보수와 뭐가 다른지 보여드리지 못하고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면 그건 우리 책임이다.




Q : 양당 통합이후 개혁보수의 정체성은 더 흐려진 것 아닌가.

A : 그 약속이 바른미래당이 출범할 때 정강정책에 정확하게 반영이 안돼 굉장히 아쉽다. 바른미래당에서의 노선경쟁, 정체성 경쟁은 끝나지 않았다. 앞으로 당을 같이 해나가면서 언젠가는 꼭 정리가 돼야될 부분이다.


"포용력 부족? 저와 가깝다고 공천학살 당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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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바른미래당 대표가 15일 경남 마산 315 아트센터에서 경남지역위원장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 바른미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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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문 대통령 개헌안은 어떻게 보나.

A : 전 국회가 합의한 개헌안이라면 6ㆍ13에 해도 좋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6ㆍ13 데드라인을 정해놓고 군사작전 하듯이 무조건 하라는 건 말이 안된다. 그렇게 오만하고 독선적인 대통령이 어디있나. ‘우리 이니 하고싶은대로 해’라는 지지자들의 말에 취해서 하고 싶은대로 헌법을 뜯어 고치겠다는 것 아닌가.




Q : 홍준표 대표가 ‘러브콜’ 한 적은 없나.

A :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로 홍 대표를 예방했을 때 농담 비슷하게 ‘자유한국당으로 오라’는 식으로 얘기했는데 대꾸도 안 했다. 청와대 5당 대표 회동 때는 ‘여기 오니 말 통하는 사람이 너밖에 없다’고 농담한 정도다.




Q : 김세연 의원 탈당이 가장 가슴아팠다고 말한적이 있는데 그 다음으로 가슴이 아팠던 탈당자는?

A : 허허 글쎄요. 김무성 의원이 나갈 때 힘들었다. 저하고 바른정당을 같이 만든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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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10일 김무성 당시 바른정당 의원(왼쪽)과 유승민 의원이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의원단 만찬에서 화합의 의미로 입맞춤을 하고 있다. [사진 바른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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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지난해 9월 김무성 의원과 ‘노룩키스’는 왜 한건가.

A : 저는 진짜 하기 싫었는데, 마치 뽀뽀라도 하면 다 화합하면서 가는 분위기였다. 그렇다면 못 망가지겠느냐는 심정으로 했다. 바른정당 최고위원 간담회에서 저를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기로 한 직후 만찬 자리였는데, 제가 수락하자마자 그 자리에서 없던 일로 만들어버렸다. 제가 평생 별로 후회하는 일이 없는데 그 날 그 장면은 진짜 후회된다. 그때만큼 뒤통수 맞고 속아본 적이 없다. 그 일 이후 바른정당을 다 나가지 않았나.




Q : 유 대표를 향해 '주변에 사람이 없다', '포용력이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A : 제가 공천권을 행사해서 세력을 만들어놨는데 그 사람들이 도망갔으면 그게 말이 된다. 하지만 나하고 가깝다는 이유로 공천 학살을 당한 사람들이 많다. 바른정당이 33명에서 9명으로 된 것, 그게 진짜 제가 포용을 못해서 그런거냐, 아니면 그 사람들이 아예 생각이 달라서 자기 살려고 나간거냐, 저는 명백하게 후자라고 생각한다."


김밥·핫바 먹으며 강행군 "당이 어려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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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바른미래당 대표가 15일 전남대 인근의 한 카페에서 청년 정책에 관한 토론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 바른미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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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대표는 마지막 일정으로 전남대 인근의 한 카페를 찾았다. ‘유승민과 함께하는 대학생ㆍ청년정책 토크배틀’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청년수당, 군 복무기간 단축 등에 대한 그의 입장을 설명했다. 가는 곳곳마다 함께 사진을 찍겠다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그는 “저한테 반감이 없는 분들은 많은데, 왜 표는 안 찍어주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웃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광주송정역에 도착하니 오후 7시30분이었다. 기자와 함께있는 동안 유 대표가 먹은거라곤 김밥 반줄, 핫바 하나, 빵 하나가 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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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바른미래당 대표는 15일 영호남을 오가며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아침과 점심 식사는 이동하는 차 안에서 김밥 반줄, 핫바, 빵으로 해결했다. 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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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까지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는 이유가 뭐냐고 묻자 유 대표는 “당이 어려우니까…”라고 했다. 합당 과정에서 2선 후퇴 요구도 있었지만 유 대표가 거부했다. 유 대표는 “그건 통합을 주도한 책임감 때문이었다”며 “이제 체력이 거의 바닥나서 6ㆍ13 지방선거 이후엔 대표를 계속 하라고 해도 못한다”고 손을 내저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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