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여야, 개헌협상 마지노선 충돌…민주 "5월4일" vs 한국 "6월 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이신영 이슬기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예정대로 26일 정부 개헌안을 발의하면 국회는 본격적인 개헌국면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 정치권은 그동안 대통령 개헌안과 별개로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가 합의로써 개헌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여야가 이 같은 정신을 이행하려면 대통령 개헌안이 국회 본회의 표결에 부쳐지기 전에 국회 차원의 개헌안을 내놓아야 한다.

정부 개헌안 발의를 하루 앞둔 25일 현재 여야의 개헌 논의 '마지노선'에 정치권의 시선이 집중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연합뉴스

자리 함께하는 여야 3당 원내대표
(서울=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참석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바른미래당 김동철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2018.3.14 mtkht@yna.co.kr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중 좀 더 명확한 시간표를 제시하고 있는 쪽은 여당이다.

민주당은 '6·13 지방선거'때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하는 것을 상수로 두고 4월 20일과 5월 4일을 협상 마지노선으로 언급하고 있다.

4월 20일까지 개헌안 합의를 이루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지만 그게 안 되더라도 5월 4일까지는 반드시 협상을 끝마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4월 20일은 남북정상회담이라는 외부적 여건이 고려된 날짜다.

4월 말 판문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으므로 '개헌'과 '남북대화'라는 두 가지 대형 이슈가 충돌하지 않도록 회담 전에 개헌부터 마무리 짓겠다는 계산이 깔렸다.

이 날짜는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함께 하려면 관련 국민투표법 개정안을 4월 27일까지 본회의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점도 고려한 것이다.

결국, 4월 말 남북정상회담 날짜를 피하고 국민투표법 개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날짜 등을 고려했을 때 여당은 다음 달 20일까지는 개헌안이 합의되기를 우선 희망하고 있다.

5월 4일은 여당이 지방선거·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를 위해 반드시 사수해야 할 최후의 마지노선이다.

이 날짜는 외부적 여건은 감안하지 않고 온전히 현행 헌법과 법률을 고려해 지방선거 날짜(6월 13일)로부터 역산해 산출한 것이다.

정부 개헌안이 오는 26일 국회로 넘어오면 5월 24일이 의결 시한으로 정해진다.

이는 헌법 제130조에 따른 것으로, 국회는 헌법개정안이 공고된 날로부터 60일 이내(공고 기간 20일 포함)에 의결해야 한다.

문 대통령은 앞서 정부 개헌안을 발의하되 그 전에 국회 개헌안이 합의된다면 정부 개헌안은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따라서 5월 24일에 정부 개헌안이 아닌 국회 개헌안을 본회의 표결에 부치려면 5월 4일까지는 여야 합의의 개헌안을 내놔야 한다.

그래야만 20일의 공고 기간을 거쳐 5월 24일 표결에 부칠 수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한국당이 6월 지방선거·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이런 시간표는 아직 여당의 '희망 사항'에 가깝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회 개헌 합의 마지노선을 묻는 말에 "국회가 법적으로 헌법 개정을 위해 설치한 기구는 헌정특위(헌법개헌·정치개혁특별위원회)"라며 "개헌 논의의 주체는 헌정특위이고 원내대표들은 그저 큰 가닥을 잡아주기 위해 협상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즉, 한국당은 헌정특위의 활동 만료 시점인 오는 6월 말을 협상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다른 중소 야당의 입장을 보면 바른미래당은 여전히 문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 자체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 역시 그간 문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를 비판해 왔으나 최근 들어서는 '총리 국회 추천제'와 선거구제 개편을 고리로 민주당과 한국당을 동시에 압박하는 모양새다.

ykba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