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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종합]"우리 목숨을 위한 총기 규제!"…베트남전 이후 美최대 청년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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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펜실베이니아 에비뉴가 총기 규제를 촉구하는 '우리의 목숨을 위한 행진' 시위대로 가득 차 있다. 2018.3.25.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24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에서 총기 규제를 촉구하는 '우리의 목숨을 위한 행진'(March for Our Lives) 시위가 열렸다.

이날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D.C에서 수많은 학생과 시민들이 백악관과 국회의사당 인근의 펜실베이니아 에비뉴를 가득 채우고 조속한 총기 규제 강화를 촉구했다.

'우리의 목숨을 위한 행진' 주최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이날 워싱턴D.C에서만 50만 명 이상이 시위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또 전 세계적으로 800회 이상의 연대 시위가 열린다고 전했다.

시위는 올 2월 플로리다 파크랜드 마저리스톤맨더글라스 고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17명 사망)의 생존 학생들이 조직했다. 끊임없는 총기 참사에 더 이상 총기법 개혁을 미뤄서는 안 된다고 호소하는 학생, 교사, 시민들의 요구가 빗발쳤다.

AP통신은 이번 행진이 1960~1970년대 베트남 전쟁에 반대하던 시위 이후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청년 시위라고 보도했다. 영국, 스페인, 스위스, 프랑스 등 해외에서도 지원 시위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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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내티=AP/뉴시스】24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학생들이 총기 규제를 촉구하는 '우리의 생명을 위한 행진' 시위에 참가하고 있다. 2018.3.25.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총기 규제를 촉구했다. '총기가 아니라 아이들을 보호하라', '정치에서 전미총기협회(NRA) 돈을 빼내자' 등 다양한 문구의 푯말들이 눈길을 끌었다.

미네소타주 주도 세인트폴에는 '이너프'(enough. 총기 사건으로 인한 희생은 충분하다는 뜻) 모양의 대형 조형물이 설치됐다. 텍사스에선 머리가 희끗한 할머니들이 나란히 시위에 참석해 '이너프'를 외쳤다.

마저리스톤맨더글라스 고등학교의 학생 데이비드 호그는 워싱턴D.C 시위에서 "아무 행동 없이 애도만 표하는 정치인들에게 우리는 '그만' 이라고 말한다"며 올해 11월 중간 선거를 통해 변화를 이뤄내자고 주장했다.

디트로이트 시위에 나온 한 15세 학생은 "학교에서 두려움에 떠는 일에 진절머리가 난다. 등교하면 제일 가까운 탈출구가 어딘지 살펴보는 일을 멈추고 싶다"며 "내 차례가 되기 전에 문제를 고치고 싶다"고 말했다.

애틀랜타 시위에 참가한 17세 학생은 "1999년 콜롬바인 총기 난사 때도 사람들이 죽어 나갔지만 아무 것도 바뀌지 않았다"며 "여전히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 진작 막을 수 있던 일"이라고 지적했다.

총기 참사가 발생한 파크랜드 고등학교 주변에도 시민 2만 명 이상이 나와 총기 규제 초국 구호를 외치며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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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내티=AP/뉴시스】24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학생들이 총기 규제를 촉구하는 '우리의 생명을 위한 행진' 시위에 참가하고 있다. 2018.3.25.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등 여러 정치인과 유명 인사들이 총기 규제 시위에 지지를 표명하고 나섰다.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의 9세 손녀 욜란다 레니 킹도 시위에 나왔다. 그는 "할아버지는 자녀들이 피부색이 아니라 개성에 따라 판단받을 수 있길 바란다는 꿈을 가지셨다"며 "나는 (총기 참사가) 더 이상은 안 된다는 꿈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AP통신과 여론조사업체 NORC가 공동 실시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 69%는 총기 규제법이 강화돼야 한다고 봤다. 이 설문상 총기 규제 찬성율은 2013년 10월 55%, 2016년 10월 61%으로 계속 오름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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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한 고등학생이 총기규제 시위에 참석해 '행동하자!"라고 적힌 푯말을 들고 있다. 2018.3.25.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수정헌법 제1조(표현의 자유를 보장)를 행사하는 용감한 젊은 미국 청년들에게 박수를 보낸다"며 "우리 아이들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은 대통령의 최우선순위"라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대통령은 범죄경력조회시스템(NICS) 강화 법안과 학교폭력방지법의 의회 통과를 촉구해 왔다"며 법무부도 범프스탁(반자동소총 개조 부품) 판매 금지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4일 오전부터 플로리다 주 팜비치에 위치한 마라라고 별장에서 주말 휴식을 취하고있다.

ez@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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