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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옷·소품부터 해시태그까지… 미닝아웃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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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가치관·신념 드러내는 '미닝 아웃'…"다양한 의견 존중해야 한다는 문화 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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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Should All Be Feminists'(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돼야 한다) 티셔츠를 입은 김혜수(왼쪽)와 선미. /사진=OSEN, 선미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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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주모씨(25)는 위안부 할머니를 후원하는 마리몬드 클러치와 휴대폰 케이스, 에코백을 사용한다. 또 환경 보호를 주장하는 사회적기업 터치포굿의 업사이클링(up-cycling·재활용품에 디자인과 활용도를 더해 재탄생시킨 것) 가방을 사용한다. 주씨가 사용하는 제품들이 곧 그의 생각이다. 이른바 '미닝아웃'(meaning-out)족이다.



자신의 사회적 신념과 가치관 등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미닝아웃'족이 늘고 있다. 옷, 배지 패션제품을 착용하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해시태그를 다는 등 다양한 형태로 표출된다. 주로 2030 젊은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 것을 꺼려한 과거와 사뭇 다른 모습이다.

옷과 가방 등 패션소품에 자신이 원하는 메시지를 담은 문구를 새긴 슬로건 패션(slogan fashion)이 대표적이다. 패션 브랜드 디올(Dior)의 최초 여성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가 디자인한 'We Should All Be Feminists'(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돼야 한다) 티셔츠는 배우 김혜수, 가수 선미 등 여자 연예인들이 입으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주씨도 "기왕이면 물건이 가지고 있는 의미나 목적이 내 생각과 일치하는 것을 골라 산다"며 "내 돈이 조금이나마 의미가 있는 곳에 쓰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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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ayForNepal(왼쪽)과 #PrayForParis 해시태그.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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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서 해시태그를 이용해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을 표현하는 것도 미닝아웃이다.

재난·테러 등 불행한 일을 겪을 때 해시태그를 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2015년 네팔에서 지진이 발생하고 프랑스 파리에서 테러가 일어났을 때 '#PrayForNepal'(네팔을 위해 기도한다)과 '#PrayForParis'(파리를 위해 기도한다) 등의 해시태그를 자신의 SNS에 올리는 이들이 많았다. 당시 네팔 지진 구호단체들은 해당 해시태그덕분에 재해 현장을 더 빠르게 파악하고 움직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미닝아웃족이 이렇듯 자신의 신념을 타인에게 알리는 이유는 '자부심' 때문이다. 세월호를 기리는 노란리본을 가방에 달고 다녔던 직장인 성모씨(29)는 최근 그 옆에 미투(#MeToo) 배지를 추가했다. 성씨는 "생각을 드러내는 게 좋다"며 "이런 소품을 통해 주변 사람들에게도 자연스럽게 내게 중요한 가치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과거에는 신념을 드러내는 것이 조금 두려운 일이었지만, 사회가 다양화되며 소수의 의견도 존중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퍼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기를 드러낼 수 있는 취향과 가치관을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것이 소비트렌드가 됐다"고 덧붙였다.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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