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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초고학력 시대… 2년뒤 25~64세 절반이 大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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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의뢰 보고서

"현재 비율은 세계 4위 수준, 2035년엔 70%까지 올라… 캐나다·日 제치고 선두권으로"

학력·일자리 미스매치 심화 우려

조선일보

2020년엔 우리나라 25~64세 인구 중 대졸(大卒) 비율이 절반을 넘고, 2035년엔 70%까지 올라설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속도로 한국이 초고학력 사회로 진입하면서 '고급 인력 양산' 장점도 있지만 학력과 일자리 간 '미스매치(불일치)'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현식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가 통계청 의뢰로 조사한 '교육수준별 장래인구추계 개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25~64세 인구 3150만여명 가운데 52.8%(1663만6466명)가 대졸 이상 학력을 가질 것으로 예측됐다. 2015년 기준 대졸 이상 비율(47.5%)보다 5%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대졸 인구는 매년 증가해 2025년 59.9%, 2030년 64.8%, 2035년엔 69.3%에 육박할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25~64세 인구 가운데 대졸자의 비율(2016년 기준)은 캐나다(56.3%), 일본(50.5%), 이스라엘(49.9%)에 이어 한국이 4위 수준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한국이 이 나라들보다 더 빠른 속도로 대졸 이상 학력자가 증가해 2020년 이후에는 한국 순위가 더 앞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총인구에서 대졸 이상 학력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5년 총인구(5101만명)의 32.6%에서 2030년 42.4%, 2045년 51.2%, 2065년 61.9%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055년에는 남녀 대졸 비율이 역전되는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2015년 기준 남자 대졸자의 비율은 35%, 여자는 30.1%이지만 2055년엔 여자(58%)가 남자(56.5%)를 추월하게 된다는 것이다. 우해봉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여성의 대학 진학률은 이미 남성을 웃돌고 있어 향후 여성 학력 수준은 지속적으로 높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고학력 인구가 늘어나면 우수 인력 확보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일자리 눈높이'가 올라가면서 대졸자가 원하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특히 학력과 직종 간의 '미스매치' 현상이 지금보다 더 심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김안국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고졸 학력을 요구한 일자리에 40% 정도만 실제 고졸자이고, 나머지 60%는 대부분 대졸 이상 인력"이라며 "대학 졸업자나 석·박사 학위 소지자의 하향 취업으로 임금에서 좋은 대우를 받기 어려운 현상이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여성 고학력자가 많아지면서 여성 인력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재훈 서울여대 교수는 "육아·출산 문제로 고학력 여성들이 경력 단절을 겪는 상황"이라며 "정부는 고학력 여성의 성취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와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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