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19 (화)

[핫 코너] 배달음식 반납 그릇에 똥기저귀가…

댓글 8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생활쓰레기 넣는 얌체족 많아… 깨진 소주병 가린 채 내놓기도

음식점들 1회용 용기로 대체

아파트 단지와 주택가·대학가 주변 배달 음식점들은 그릇 돌려받기가 두렵다고 한다. 다 먹은 그릇을 내놓을 때 생활 쓰레기를 딸려 보내는 얌체 손님들 때문이다. 배달 문화는 발달했지만, 손님들의 '배달 음식 매너'는 그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다.

지난 19일 서울 마포구 한 중국집. 오후 1시쯤 배달 직원이 그릇을 회수하려고 파란색 대형 플라스틱 통을 들고 나섰다. 돌아온 플라스틱 통엔 빈 그릇뿐 아니라 담배꽁초 등 쓰레기가 가득했다. 중국집에서 배달하지 않은 닭뼈와 과일 껍질 등 음식물 쓰레기도 있었다. 식당 주인(73)은 "그릇 반납할 때 자기 집 쓰레기를 딸려 보내는 손님들 때문에 골치 아프다"고 했다.

서울 동대문구의 한 중국집은 최근 20년 만에 배달용 그릇을 전부 일회용으로 바꿨다. 주인 장모(70)씨는 "집밥 해 먹고 나온 음식물 쓰레기를 짬뽕 국물에 슬쩍 섞어 버리는 일은 다반사"라며 "사무실보다 가정집 배달이 더 많은 주말에는 이런 '비매너'가 더 많다"고 했다. 용기를 담으라고 함께 보내는 비닐봉지에 아기 똥 기저귀까지 넣어 보내는 일도 있다고 한다.

봄학기 개강을 맞은 대학가 주변 음식점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대학생들은 노천극장이나 과방, 자취방 등에서 배달 음식을 자주 시켜 먹는다. 자취생 중 집안일이 손에 익지 않아 처리하기 곤란한 쓰레기를 그릇과 함께 내놓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분식집 주인(65)은 "아르바이트생이 그릇을 꺼내다가 깨진 소주병 조각에 손가락을 베여 다친 적이 있다"고 했다.

비용이 더 들더라도 애초 돌려받을 일이 없도록 일회용품을 쓰는 음식점이 늘고 있다. 일회용품 구입비가 쓰레기 처리 비용보다 적어 이를 선택하는 음식점들도 있다. 서울 마포구의 한 감자탕집 주인(45)은 "악취 나는 음식물 쓰레기가 묻은 그릇은 몇 번 씻어도 냄새가 잘 가시지 않는다"며 "작년부터는 매장에서 나가는 음식도 일회용 종이 그릇에 담아 준다"고 했다.

[박상현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