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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팩트체크]합계출산율, 올라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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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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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통계청이 22일 공개한 '2017 한국의 사회지표'를 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1.05명으로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높은 부동산 가격과 심화되는 청년실업으로 결혼이 미뤄지고, 결혼을 하더라도 아이를 하나만 낳는 풍조가 확산되면서다. 합계출산율이란 한 여성이 가임기간(15-49세)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의 수로, 과거 최저 수준이었던 2005년의 1.08명 수준마저도 하회한 것이다.

정부가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올 9월부터 1조원 가까이를 투입, 0~5세 아동 1인당 월 10만원의 아동수당을 지급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지만 당분간 초저출산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출산뿐만 아니라 결혼 역시 눈에 띄게 줄면서다. 지난해 혼인건수는 26만4500건으로 전년 대비 6.1%나 감소하며 2012년 이후 6년 연속 감소 추세를 이어갔다. 1974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초혼 부부가 첫 아이를 가질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평균 2년 정도임을 감안하면, 출산율이 단기간에 급격히 뛰어오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하지만 이날 통계청이 공개한 합계출산율 자료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1.05명을 기록했다가 올해 1.22명으로 급상승하고, 2019년과 2020년 1.23명, 1.24명으로 완만히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2025년에는 1.28명, 2030년에는 1.32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까지는 실측치를 사용하고 있지만, 올해부터는 '통계청 장래인구추계'로 추산한 예측치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매 5년마다 인구주택총조사(등록센서스)를 실시하면서 이 결과와 인구변동요인(출생ㆍ사망ㆍ국제이동) 추이를 반영해 50년간의 장래인구를 전망한다. 1.05명은 지난해 태어난 아이들을 모두 집계해 산출한 진짜 숫자이고, 1.22명은 2015년의 인구조사를 기반으로 한 전망치인 셈이다.

통계청이 제시한 1.22명의 합계출산율은 2015년 당시에는 그리 허황된 숫자가 아니었다. 2000년 1.47명이었던 합계출산율은 2001년 1.30명, 2002년 1.17명으로 떨어졌다가 2005년에는 1.08명까지 하락했다. 이후 상승세를 타면서 2010년 이후에는 1.2~1.3명 사이를 오가고 있었다. 이지연 통계청 과장은 "2015년만 해도 합계출산율이 1.24명이었고, 그 이후로도 계속 1.2명~1.3명 사이를 유지할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이후 합계출산율은 2016년 1.17명, 지난해 1.05명까지 급감했다. 이는 장래인구추계에서 제시한 가장 비관적 시나리오보다도 더 나쁜 결과다. 장래인구추계는 낙관적인 고위 시나리오와 중립적인 중위 시나리오, 비관적인 저위 시나리오 세 가지로 제시되는데, 저위 시나리오가 예상하는 출생아 수는 2020년 36만명, 2025년 34만명이다. 출생아 수는 이미 지난해 35만8000명을 기록하며 36만명에 못미쳤다.

통계청은 사회지표를 통해 2032년 이후부터 인구가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입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는 어디까지나 중위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한 것이다. 비관적 시나리오와 비슷하게 가고 있는 현재 출산율을 고려하면 인구 마이너스 성장 시기는 이보다 더 당겨질 가능성이 크다. 출산율을 최저 수준으로, 기대수명과 국제순이동은 보통 수준으로 가정해 추산하면 우리나라 인구는 2027년 5226만3648명을 정점으로 조금씩 감소하게 된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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