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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Science &] 37억년전 화성엔 거대한 바다가 있었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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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大 연구진 네이처誌 발표

40억년 전 만들어진 화성에는 '물'이 존재했다. 표면에 남아 있는 물이 흐른 흔적과 물이 있는 환경에서 나타나는 '점토광물' 발견 등 여러 증거들이 이를 뒷받침한다. 화성 극지방에는 여전히 얼음 퇴적물이 남아 있다.

하지만 얼마나 많은 물이 존재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2015년 3월 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된 미국 항공우주국(NASA) 논문에 따르면 화성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지역이 한때는 바다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진이 적외선 망원경을 이용해 화성 대기에 남아 있는 수분을 정밀 분석했다. 지표에서 물이 증발하면 대기 중에 '중수(수소 원자가 무거운 물)'가 떠다니는데 이 비율을 조사하면 과거 물의 양을 추론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화성 북반구를 중심으로 과거 1.6㎞ 깊이에 해당하는 바다가 존재했지만 현재 북극과 남극 얼음만을 남기고 나머지 물은 사라졌다"면서 "과거 화성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 이상으로 물에 젖어 있었으며 생명체가 살았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학술지 '네이처'에 37억년 전 화성에는 큰 바다가 존재했고 그 부피가 4억 1000만㎦에 달한다는 미국 캘리포니아대 연구진 논문이 발표되기도 했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지금은 황무지만 남아 있다. 과학자들은 과거 화성이 약한 중력으로 인해 대기를 잃어버렸고 이후 물도 사라졌다고 추측했다. 물이 태양풍에 휩쓸려 우주 공간으로 날아갔거나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얼어 땅속 얼음 형태로 남아 있든지 둘 중 하나일 것으로 분석했다. 화성에 있는 물이 땅속으로 흘러들어 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이 지난 1월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은 화성 암석이 지표면을 따라 흐르던 물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였다고 주장했다. 현무암이 물을 만나 산화돼 산화철과 같은 광물로 바뀌면서 생명체가 살기 힘든 메마른 환경으로 변했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화성 현무암은 지구 현무암보다 더 많은 철을 함유하고 있고 지구보다 약 25% 많은 양의 물을 저장하는 '스펀지 효과'를 가지고 있다. 이 현무암이 물을 화성 내부의 물렁물렁하고 뜨거운 맨틀 상부로 흡수해 산화철 형태로 저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지구는 깊이에 따른 온도 변화가 크지도 않고 땅 위를 흐르는 물이 맨틀 속으로 파고들기보다는 표면 가까이에 머물렀다. 연구진은 "화성 맨틀 암석이 더 많은 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더 많은 산화반응이 일어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화성에 여전히 물이 흐르고 있다는 연구도 있다. 2015년 NASA는 기온이 올라가는 여름에 화성 표면에 어두운 경사면이 나타났다가 추운 겨울이 되면 사라지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지형을 'RSL(Recurring Slope Lineae)'이라고 한다. 이는 소금물이 흐르고 있다는 간접적인 증거가 될 수 있다. 순수한 물은 0도 이하에서 얼음으로 존재한다. 하지만 소금과 같은 불순물이 섞이면 빙점이 내려가면서 영하 23도에서도 액체로 존재할 수 있다. NASA는 "화성은 생각했던 것처럼 메마른 행성이 아닐 수 있다"며 "특정 상황에서 화성 표면에 소금물이 흐르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원호섭 기자 /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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