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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트럼프 참모들 줄줄이 사퇴…백악관 엑소더스 '기록 경신'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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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러슨·매케이브·맥매스터…보좌관부터 행정부 주요 보직까지 줄사임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경질을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백악관에 입성한 참모진의 교체가 미 언론의 관심을 받고 있다.

미 언론은 취임 1년을 넘긴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진 교체가 '기록 경신' 수준이라며 이를 '엑소더스'(대탈출)에 비유하고 있다.

백악관 안보수장인 NSC 보좌관 자리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래 벌써 3번째 손바뀜이 일어났다는 점에서다. 특히 최근 들어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의 엑소더스가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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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싸서 떠나는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NSC 보좌관
[AFP=연합뉴스]



AF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지난해 1월 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트럼프 행정부를 떠난 고위 각료는 열 손가락 만으로 셀 수 없을 만큼 즐비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맥매스터 NSC 보좌관을 경질하고 그 자리에 존 볼턴 유엔 주재 미국 대사를 앉혔다. 이로써 볼턴은 '러시아 스캔들'에 연루돼 취임 22일만에 사임한 마이클 플린과 맥매스터에 이어 트럼프 행정부의 세번째 국가안보보좌관이 됐다.

사흘 전인 지난 17일에는 앤드루 매케이브 연방수사국(FBI) 부국장이 해고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눈엣가시'처럼 여기는 매케이브는 원래 자발적으로 18일께 퇴임을 결정하고 휴가에 들어간 상태였으나 공식 퇴임 날짜를 이틀 앞두고 해고 조치된 것이다.

지난 13일 교체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해고 소식을 들은 경우다. 트럼프 대통령의 유례없는 트위터 해고에 반발한 스티브 골드스타인 공공외교정책 차관도 해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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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기자회견 중 씁쓸한 모습을 감추지 못한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
[EPA=연합뉴스]



이번 달에 교체된 인사 가운데는 릭 디어본 비서실 차장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캠프 정책 보좌관 출신인 디어본의 사임 소식은 수주 전부터 소문으로 돌았으며 16일 사임이 공식화됐다. 그는 민간 분야로 자리를 옮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참모였던 존 매켄티 대통령 개인 보좌관은 재정 상태에 대한 조사 후 기밀정보 취급권한이 논란이 되며 해고됐다.

그러나 매켄티는 트럼프 대통령 재선 캠프에서 선임 보좌관을 맡아 당분간 트럼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할 전망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의 최고경영자 출신인 게리 콘 백악관 국제경제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6일 사임했다. 민주당원인 콘은 트럼프 행정부 내 보호무역론자와 마찰을 빚었으며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 결정에 결국 사임을 결정했다.

유대계인 콘은 지난해 8월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샬러츠빌 폭력사태' 때 트럼프 대통령이 마치 이들을 두둔하는 듯한 양비론적 발언을 했을 때도 사임설이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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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가요" 손 흔드는 트럼프 대통령 [AFP=연합뉴스]



시기를 거슬러 올라가면 2월에는 가정폭력 추문으로 측근들이 줄줄이 사임했다.

롭 포터 선임비서관이 전처 2명을 폭행한 의혹으로 사임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신임하는 인사 중 한명으로 손꼽혔던 호프 힉스 공보국장도 사임했다. 뉴욕의 컨설팅회사에서 근무하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와 함께 일한 인연으로 트럼프 캠프에 발탁됐던 그는 포터 비서관과 연인 사이라는 보도가 나와 포터 비서관의 가정폭력 추문이 불거졌을 때 함께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데이비드 소렌슨 연설문 작성 담당 비서관도 전 부인 폭행 의혹이 터져 나오자 곧바로 사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지휘하는 법무부에 대한 불만을 지속해서 표출하는 가운데 법무부 서열 3위인 레이철 브랜드 차관도 2월 9일 9개월 만에 차관직을 그만두고 월마트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해 5월 차관으로 임명된 브랜드는 제프 세션스 장관과 로드 로젠스타인 부장관에게 직접 보고하는 역할을 맡았다.

맥매스터 보좌관이 경질된 같은날,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사임 소식도 전해졌다.

NYT는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캠프 측과 러시아 간 내통 의혹을 골자로 하는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언과 자문을 해왔던 존 다우드 변호사가 사임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다우드 변호사는 최근 수개월 동안 사임을 검토해왔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조언을 점점 무시하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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