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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트럼프, 中에 무역 선전포고 도중 한국 언급…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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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는 일방적 협정", 철강관세 지렛대로 FTA 양보요구?…反중국 전선 동참 요구 가능성도

워싱턴=CBS노컷뉴스 장규석 특파원

노컷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중국의 경제침략을 표적으로 한 대통령 메모'에 서명한 뒤 발언하고 있다. (사진=백악관 영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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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무역 전쟁을 선포하는 와중에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일방적인 협정'이라고 언급해 그 발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중국의 경제침략을 표적으로 한 대통령 메모'에 서명하고 중국산 제품에 대한 대대적 관세부과와 중국의 대미 투자 제한 조치를 마련하라고 행정부에 지시했다.

그는 메모에 서명한 직후 백악관에서 간단한 발표를 했는데 여기서 중국과의 무역적자 문제를 한참 얘기하던 도중 한국(South Korea)을 언급했다.

◇ "한국과의 협정은 일방적...바꿔야"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맺은 협정은 매우 일방적인 협정(very one-sided deal)"이라며 "그 협정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중국과의 무역 적자와 지적 재산권 침해 문제를 언급하던 도중 갑자기 "우리는 유럽연합(EU)과 협상을 시작했다"며 EU의 관세장벽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서 시작됐다.

그는 그러다가 "나프타(북미자유무역협정)는 미국에 매우 나쁜 협정이었다. 우리는 그것을 더 좋게 만들 것"이라고 말한 뒤, 한국과의 FTA도 변경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후 이야기는 다시 중국과의 문제로 돌아갔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간략히 언급하고 지나간 EU와 나프타 국가(멕시코, 캐나다), 우리나라는 모두 현재 미국과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부과조치 면제와 관련한 협상이 진행 중인 국가들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한미FTA를 언급한 것으로 미뤄, 이는 우리나라와의 철강관세 면제 협상은 FTA 개정협상과 연계돼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전날인 21일(현지시간) 미 하원 세입위원회 청문회에서 "나프타(NAFTA/북미자유무역협정) 국가들은 성공적인 재협상을 조건으로 일단 관세 면제국에 포함됐다"며 "한미FTA 재협상이 진행 중인 한국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결국 현재 진행 중인 FTA 개정협상과 함께 철강관세 면제 관련 협상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철강관세 면제를 지렛대로 FTA에서 미국에 유리한 조건을 얻어내겠다는 전략이다.

◇ 철강관세 면제 대가는?..FTA 양보 + 反中전선 동참요구 가능성도

실제로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이날 미 상원 금융위원회에서 진행된 청문회에서 한국, EU, 아르헨티나, 호주, 브라질 등과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면제를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이며, 이들 국가들에 대해서는 잠정적으로 관세부과 조치 적용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미FTA 3차 개정협상을 위해 미국 워싱턴DC에 머물고 있는 우리 협상팀은 당초 일정을 연장해 미국 측과 계속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에따라 향후 협상에서 철강관세 면제를 대가로 우리가 미국에 어떤 것을 얼마나 양보하게 될지 주목된다.

이와함께 미국은 일부 국가들을 철강관세 면제국에 넣어주는 대가로 막 시작된 중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미국편에 설 것을 요구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메모에는,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시정하기 위해 세계무역기구(WTO) 분쟁조정 절차를 진행하고, 다른 WTO 회원국들과 공조해야 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이에따라 미국은 우리나라에 철강관세를 면제해주면서 FTA에서 일정 부분 양보를 요구하는 것은 물론, 반 중국 전선에도 동참할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1, 2위 무역 상대국인 중국과 미국 사이에 끼어있는 우리나라로서는 매우 불편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어, 이에대한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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