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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SS이슈]소지섭이 말하는 #미투#무도#힐링(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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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스포츠서울 남혜연기자]한결같다. 우직하다. 조금 느려도 조급해하지 않는 뚝심이 있다.

가끔은 재기발랄한 모습으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도 한다. 바로 배우 그리고 사람 소지섭이 갖고 있는 모습이다. 1995년 모델 시작해 이듬해 MBC 일일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으로 샛별로 주목을 받았다. 코미디부터 멜로, 액션 등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오가며 꾸준한 활동을 해왔다. 긴 공백기도 없었지만, 친근하게 자주 볼 수 있는 배우도 아니었다. 우리가 엿볼 수 있었던 소지섭의 일탈(?)은 래퍼로 깜짝 등장, 앨범을 낸다거나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다소 풀어진 모습을 보여준 게 다였다.

소지섭은 “(늘 한결 같은 모습인지)잘 모르겠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지금처럼 있고 싶다. 직업이 배우다 보니 ‘배우’라는 것에 대한 고민이 크다. 좋은 배우가 무엇인지 아직도 못 찾고있다”면서 “그것을 찾으면 그만두고 싶을 것 같다. 과거를 돌아봤을 때 착하게만 살았던 것 같지만. 앞으로 좋은 사람이고 싶다. 그렇게 생각을 먹고 살아가는지 꽤 오래됐다”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늘 변하지 않는 모습으로 작품을 통해 소통하는 배우 소지섭을 만났다.

◇소지섭이 말하는 미투 그리고 사업 “조심스럽죠. 하지만 괜찮아요. 말할 수 있어요”
말을 꺼내는 사람도, 말을 하는 사람도 조심스러웠다. 어떻게 시작을 해야할지, ‘불편해하지는 않을까?’라는 고민도 됐다. 최근 연예계에 계속되고 있는 미투에 대한 얘기였다.
미투로 시작된 성추행은 곧, 성폭행까지 이어졌다. 각 분야에서 존경을 받는 인물들의 계속되는 미투에 모두 충격에 빠졌다. 소지섭 역시 이같은 상황을 같이 지켜본 사람으로, 연예계에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는 배우로 최근의 벌어진 일을 본 뒤 머릿속에 여러생각을 한 듯 했다.

그에게 ‘혹시 조심스럽지만, 미투에 대한 생각을 말해 줄 수 있냐?’고 하자 “그럼요”라더니 바로 말을 이었다. 평소 확실한 소신이 있는 만큼, 그 역시 그들과 함께 활동을 하고 있는연예인이라는 직업에 하고싶은 말이 있는 듯 했다.

소지섭은 이에 대해 “정말 힘들고, 아픈 부분을 용기 있게 소리내준 분들을 응원하고 지지한다. 모든 사람들이 나은 세상을 위해 더 힘을 내는 것 같다. 제일 중요한 용기있게 행동을 옮기는 모습들이 헛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분명하게 생각을 말했다.

배우 그리고 소속사를 운영하는 사업가로서의 답변이기도 했다. 소지섭은 2009년 피프티원케이(51K)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지금까지 유지해오고 있다. 51K는 100에서 50을 막 넘었다는 뜻과 킹덤(KINGDOM)의 K를 합친 뜻. K는 ‘나만의 왕국을 만들겠다’는 의미인 만큼, 자신의 이름을 내건 사업을 누구보다 투명하고 미래가 있는 회사로 만들고자 하는 ‘사업가 소지섭’의 올곧음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별탈 없이 51K가 10주년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데에 대해 그는 “처음 만들었을 때는 부담감이 있고 식구들을 챙겨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이 됐다. 그런데 시점이 지나고 나니까 답이 없는 것 같다”면서 “나보다는 우리 회사 직원들에게 미래를 줄 수 있는 회사였으면 좋겠다. 그것 하나로 지금까지 왔다”고 자신했다.

이때 만큼은 스타일 좋은 ‘소간지’ 그리고 ‘한류스타’ 소지섭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CEO의 생각이 저렇다면, 직원들은 참 행복하겠다’라는 부러운 시선이 더 강렬했다고 할까. 계속된 칭찬에 쑥스러운듯 “이제 더 자랑은 못하겠어요”라고 손사래를 치는 그에게 ‘대표 소지섭의 모습을 말해달라’고 했다.

“뒤에서는 열심히 일하고 있어요.(웃음) 실질적으로 배우들이 많지 않기도 하고요. 오히려 사무실을 유지하기 위해, 직원들을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을 하죠. 저를 믿고 따라주는 직원들이고 하니 책임지고 싶은 생각이 있거든요. 또 (51K가)미래가 있는 직장을 만드는 과정이잖아요. 또 그렇게 됐으면 좋겠어요. 저 뿐만이 아니라 직원들이 여기서 뭔가 꿈꿀 수 있는 회사가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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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지섭을 떠올리며 상상하게 되는 것 #아빠 #무한도전
‘소지섭이 달라졌다?’고 생각했다. 최근 소지섭과 관련된 인터뷰에는 유독 결혼얘기가 많았다. “결혼하고 싶다”,“때가 되면 하지 않을까” 혹은 아이에 대한 얘기도 있었다.
‘갑자기 신변에 변화가 생긴거냐?’고 물었더니 웃기만 했다. 그는 “영화를 촬영했잖나. 처음으로 하는 아빠 역할이었다. 극중 (손)예진씨와 호흡도 많았지만, 아이와 함께 촬영을 하는게 많다보니 결혼에 대한 얘기가 자연스러워졌다”며 이전에 비해 자연스럽게 결혼에 대한 얘기를 시작했다.

지난 14일 개봉한 소지섭-손예진 주연의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이장훈 감독)는 유독 범죄, 액션, 떼주연이 많은 한국영화계에 단비같은 작품이다. 이치카와 다쿠지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비오는 날 돌아오겠다는 믿지 못한 약속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아내(손예진 분)가 거짓말 처럼 다시 나타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개봉 후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는 영화는 17일까지 60만 8558명의 관객을 모았다.

소지섭은 “아무래도 실제 그런 느낌(결혼)이 들었던 것은 이유가 다른데 영화 속에 아이가 있다. 아이와 긴 시간 촬영을 하다보니 아들인데 몸으로 많이 놀아주고 부대끼다 보니 기분 좋은 힘듦이 있더라”고 유독 결혼에 대한 언급이 많았던데에 대해 말했다. 이어 “이전에는 아이들을 볼 기회가 없었다. 조카들도 해외에 있고 오래 본 적이 없다. 친구들의 아이들도 같이 모임에 나오는 것이 아니니 장시간 있어본 적이 없다”면서 “‘지금 결혼해서 아이를 갖는다면 놀아주고 체력이 될까’하는 생각이 든다. 체력이 나쁘지 않은데 힘들더라. 그런 것 때문에 결혼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식으로 말했는데 인터뷰 주제가 ‘결혼하고 싶다’고 나가더라”고 설명했다.

소지섭은 또한 결혼을 꿈꾸고 아이에 대한 생각이 달라진 요즘, 아이들이 자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한 에피소드도 들려줬다. 지금의 30~40대가 소지섭에 대해 기억하는 강렬한 인상이 2004년 방송된 KBS2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라면, 요즘은 2013년 방송된 SBS드라마 ‘주군의 태양’이라는 것. 또 초등학생들에게는 “‘무한도전’에 나온 아저씨”라는 점이 재미있었다. “예전까지만 해도 ‘상남자’로 기억했지만, 요즘 친구들은 ‘주군의 태양’으로 기억해줘서 좋았어요. 초등학생들은 ‘무한도전’으로 알더라고요.(웃음)”

자연스럽게 최근 멤버들이 하차를 결정한 ‘무한도전’에 대한 이야기로 주제가 이어졌다. “‘무한도전’이 끝나면, 소지섭의 모습도 볼 수 없는거에요?”라는 말에 웃기만했다. 그도 그럴것이 소지섭이 유일하게 편하게 출연할 수 있는 예능프로그램이 없어진다는 말에 모두가 아쉬워한 지점이었다. 그 역시 ‘무한도전’을 떠나보내는 한 사람으로 한마디를 부탁했다.
“‘무한도전’은 상황도 있고 친분이 있었고 저는 특별히 한 것도 없이 주변에서 많은 도움을 줬어요. 그래서 부담없이 나간것 같아요. 시청자의 입장에서 10년 넘게 온 국민들에게 웃음과 기쁨과 무언가를 되게 많이 줬어요. ‘너무 수고했고, 고생했다’’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이제 맘 편하게 쉬었으면 좋겠어요. (새 시즌 멤버들도)그 마저 열심히 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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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말고 사람 소지섭에게 힐링이 되어주는 것은? 첫 키스만 50번째 그리고 송승헌
영화 개봉을 무사히 마친 소지섭은 차기작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우선 오는 9월에 방송될 MBC 새 수목드라마 ‘내 뒤에 테리우스’와 함께 나영석 PD의 새 예능 tvN ‘숲속의 작은 집’’ 출연을 확정지었다. 더욱이 “‘무한도전’ 외 예능출연은 앞으로 힘들 것 같다”며 말했던 그이지만, 기존 예능과 다른 새로운 콘셉트라 용기를 냈다. 먼저 드라마의 경우 못 말리는 아줌마와 미스터리한 이웃남 김본(소지섭 분)의 첩보 로맨틱 코미디물. 소지섭은 어느 날 갑자기 남편을 잃은 고애린을 도와 거대 음모를 파헤치는 전설의 국정원 블랙요원 김본을 맡았다. ‘숲속의 작은 집’은 제주도 숲 속의 작은 집에서 나홀로 살이를 즐기는 모습을 리얼하게 보여주는 자발적 고립 다큐멘터리 콘셉트의 신규 프로그램이다.

소지섭은 “영화와 드라마 모두 매력이 너무 다르고 두 개 다 계속 하고 싶다. 드라마라는 것이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보고 즐겁게 볼 수 있는 콘텐츠다. 해외팬들도 유지하고, 능력이 되는 한 드라마는 하고 싶다. 영화는 다른 쪽으로 접근하려 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또한 예능프로그램에 대해서는 “내게 맞는 것을 많이 고민했다. 평소에도 TV를 틀어놓기 때문에 어느정도 흘러가는 것은 알고있다”며 관심을 드러냈다.

늘 바쁘게만 지낼 것 같은 소지섭에게도 힐링타임이 있을까. 정말 좋아서 시작한 ‘래퍼 소지섭’으로 앨범을 내는 것 외에 다른 일상이 궁금했는데, 재미있는 답이 돌아왔다. 집에서 나와 운동을 하고 회사에서 업무를 보는 단조로운 일상 속 마트에 가서 장을 보는 것은 소지섭의 일과. 그런가운데 로맨틱코미디를 좋아해 2004년 개봉한 영화 ‘첫 키스만 50번째’를 자주보고, 직원들과 술 한잔 기울이며 대화를 나누고 배우 송승헌을 만나는 게 유일한 힐링타임이란다.

먼저 소지섭은 “멜로보다는 로맨틱코미디를 좋아한다.(웃음) 그래서 ‘첫 키스만 50번째’를 자주본다. 시간 때우기로 보는데 나중에 또 생각난다. 봤더니 눈물이 나더라. 또 다음에 봤더니 다른 드라마가 보이는 것이다. 이상해서 자주 보게 되더라. 다양한 것들이 보여서 지금도 가끔 본다”면서 “원래 영화를 보면서 잘 안 우는 편이었다. 그런데 무언가에 꽂히면 이입이 잘 되는 것 같다. 슬프다는 것에서 잘 울지 않는데 꽂히면 몰입이 되는 것 같다. 운 적은 이 작품이 처음이다. 아무래도 아이가 안쓰러워서 이입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솔직히 스트레스를 해소해 본적은 없다. 기분 좋게 술 한잔을 하는 정도”라면서 “그럴 때 회사 대표 부부를 소환한다. 회사 안에서 다 해결한다. 그래서 (파파라치)사진이 안 찍히는 것 같다. (송)승헌이 형도 자주 본다. 좋은 우정이다. 언제나 내가 도움을 많이 받는다”며 주위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10년 후의 소지섭 그리고 바람에 대해 물었다. “늘 같아요. 저로 인해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저는 받는 것에 익숙한 사람이 아니죠. 그들이 나로 인해 행복하고, 함께 미래를 꿈꿨으면 해요. 그걸로 만족해요. 회사건 관객이건 팬이건 좋은 영향을 주고 싶어요.”

남혜연기자 whice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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