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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상상 초월 물가" vs "상권 붕괴"…위수지역 폐지 갈등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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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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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군부대 주변에는 외출·외박 나간 군인들이 비상시 신속복귀하도록 위수지역이란 게 설정돼있습니다. 군 인권 침해 목소리도 나오고 또, 장병을 상대로 한 상인들의 바가지 요금이 문제되면서 군이 위수지역을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주민 반발이 심합니다. 상권이 붕괴 된다는 건데, 군이 대안을 찾기로 했지만 갈등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원종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3개 사단이 주둔하는 강원 화천군. 주말이면 이른 아침부터 외출과 외박을 나온 장병들로 시내가 붐빕니다. 장병들은 위수 지역 규정에 따라 부대 주변에 숙소를 잡아 쉬는데 방값이 만만치 않습니다.

[화천 지역 모텔 : (주말은 (방값이) 어떻게 돼요?) 2인실은 6만 원이고요. 큰 거는 10만 원 있고 뭐 그래요.]

시설에 비해 비싼 숙박료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화천 지역 복무 군 장병 : 여기 (시설이) 말도 안 되는 모텔인데. 다른 도시 모텔에 욕조 달리고 그런 데 보다 훨씬 안 좋은데도 모텔값을 7만 원 받아요.]

많아야 40만 원 정도인 사병 월급에 주말이면 껑충 뛰는 음식 가격이 야속하기만 합니다.

[화천 지역 복무 군 장병 : 여기 화천 말고 다른지역에서는 만 천 원 가격인데 여기서는 만 사천 원이에요. 고기를 만 사천 원에 먹어본 적이 없는데.]

PC방 물가도 사병들에겐 횡포로 여겨집니다. 강원 양구군의 PC방은 장병 외출이 많은 주말 요금이 평일 요금보다 비쌉니다.

[양구 지역 복무 군 장병 : 저희같은 경우는 평일에 (PC방) 이용을 못하잖아요. 외박 나가도 주말이니까. (PC방에) 시간 저장해놓은 거 다 초기화시키기도 해요.]

위수지 물가에 대한 불만이 계속 이어지면서 주민들은 이렇게 곳곳에 상생을 다짐하는 현수막을 붙여놨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의 속내는 조금 복잡합니다. 주민은 주민대로 불만입니다.

[화천 지역 주민 : 당연히 비싸요. 비쌀 수밖에 없어요. 여기가. 시내는 유동인구라는 게 있지만 여기는 없어요.]

군사지역이라 오랜 기간 개발도 묶이고 훈련으로 겪는 피해도 꾹꾹 참아왔는데 이제 와선 악덕 상인으로 주민을 몰아붙인다는 겁니다.

[화천 지역 주민 : 자주포가 많이 지나가다 보면 지각변동이 일어나듯이 가게 같은 데 타일이 일어나요.]

[이규웅/강원 화천군 산양리 번영회 : 접경지역에 살면서 자기 사유재산권도 마음대로 행사하지 못했어요. 어느날 갑자기 적폐 뭐 이런 얘기가 돌면서 (위수 지역 폐지 한다고…)]

군은 오는 7월까지 지역 주민이 참여한 상생협의체를 구성해 위수지역 개선방안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장병의 기본권과 주민의 생존권이 같이 걸린 문제라 모두가 웃을 상생의 길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영상편집 : 이승진, VJ : 이준영)

[원종진 기자 bell@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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