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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저커버그 "인정하기 싫었지만…잘못했다, 죄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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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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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21일 저녁(현지시간)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에 의한 사용자 데이터 유출 사태에 대해 해명하기 위해 CNN, 뉴욕타임스, 리코드 등 주요 언론사와 순회 간담회를 갖고 "우리는 사용자들을 실망시켰고, 나 역시 기분이 무척 불쾌했다. 이같은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결국 고개를 숙였다.

저커버그 CEO는 앞서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는 이번 사태가 벌어진 것은 실수라고 말했지만 사과는 하지 않았다. 들끓는 여론이 가라앉지 않자 직접 언론사를 방문해 해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은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016년 대선 캠프와 관련 있는 정치 컨설팅 회사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mbridge Analytica)가 페이스북 이용자 5천만 명의 데이터를 무단으로 수집해 이를 부적절하게 사용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CNN과의 인터뷰에서 페이스북의 책임 문제에 대해 질문하자 저커버그 CEO는 "엄청나게 신뢰를 저버린 일이다. 이런 일이 벌어져 정말 죄송하다"며 "우리는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보호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리코드와의 인터뷰에서도 그는 "우리는 커뮤니티를 실망시켰고, 나 역시 기분이 무척 불쾌했다. 이같은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사태로 전 세계 정부로부터 규제가 확대될 우려가 있다는 질문에 저커버그 CEO는 "사실 우리가 규제를 받지 않아도 되는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며 "질문이 '규제를 해야하는가' 보다 '무엇이 올바른 규제인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페이스북 광고를 활용한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러시아의 영향을 받았다는 지적에 "자율 규제가 가능하지만 제대로 시행된다면 정부 규제를 따를 것"이라고 했던 발언을 상기하며 "TV광고와 각종 인쇄물에 관한 규제가 얼마나 많은지를 생각해보면 왜 인터넷 광고는 규제가 더 적은지에 대해 명확하지 않다. 필요한 수준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커버그의 발언은 미 대선 러시아 커넥션 문제 이후 페이스북, 구글과 같은 IT 기업의 온라인 광고가 정치광고 구매자를 공개해야 하는 '연방 선거 캠페인 법'의 저촉을 받지 않는데 대한 대응으로 미국 의회가 초당적으로 발의한 '정직한 광고법(Honest Ads Act)'을 의미한다.

5월 공식 발효되는 유럽연합의 'GDPR(일반정보보호규정)'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각국 정부의 이같은 규제 추세는 페이스북과 같은 데이터 기반 사업자에게 치명적인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GDPR은 유럽연합(EU) 국가 사용자의 데이터를 익명으로 자유롭게 활용하도록 개방하지만 개인정보 유출 등의 피해가 발생할 경우 유럽 시장에서의 사업 제재는 물론 최대 2천만 유로(약 265억원) 또는 글로벌 총매출액 4% 중 더 높은 금액을 과징금으로 부과받을 수 있다. 보호 대상은 EU 국가 소속 국민에 한정되지만 해외 기반 사업자가 속한 국가의 정보보호법이 GDPR이 요구하는 기준을 충족해야 EU 국가에서도 원활하게 사업을 할 수 있어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받게 된다.

저커버그는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정뷰 규제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예를 들었다.

그는 "제가 알기로는 닭이 가공 과정을 거치는 동안 일정한 양의 먼지가 닭고기에 포함될 수 있다. 그렇게 많은 양은 아니고 아주 적은 양이어야 할 것"이라며 "수억 명의 사람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려 한다면 이처럼 모든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지 못하겠지만 20억 명의 사용자를 갖고 있는 우리는 비난의 목소리처럼 더 높은 기준에서 해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커버그는 이같은 문제의 해결 방안 중 하나로 인공지능(AI)이 불쾌한 콘텐츠를 검증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5~10년 사이 AI 도구가 더 향상되면 어떤 콘텐츠가 공격적인지, 어떤 규정을 위반하는지 파악하게 될 것이고, 기업의 윤리적 책임과 법적 책임에 대해 사회적 토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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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 CEO는 공식적인 입장이 뒤늦게 나온데 대해서는 "신속하게 입장을 발표해야 한다는 압박이 있었지만 문제의 본질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했고, 다시 이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개선책을 마련하는 것이었다"며 "이용자들이 동의한 앱에 어떠한 것들이 있었는지를 파악하는 일과 이를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지 대응책을 마련하는 일이 우선이었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을 통해 케임브리지 애널리틱스에 데이터가 공유된 5천만 명의 사용자에게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누구의 데이터가 공유되었는지를 이야기 할 것"이라며 "3~4년 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정확한 기록이 남아있는지는 의문이지만 누구의 데이터가 어떻게 공유됐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데이터 수집이 허용된 앱들에 대해서도 전수조사를 할 방침이다. 저커버그 CEO는 "전수조사 대상인 앱 개발자는 수천 명에 이를 것이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착수하고 외부 인력도 투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코간 연구원과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의 페이스북의 사용자 데이터 공유 사건은 2015년 당시 정보를 입수한 영국 일간지 가디언 기자들이 이같은 사실을 페이스북 측에 전달했고, 페이스북은 코간과 애널리티카에 즉시 데이터 삭제를 요구했다고 말한 저커버그는 그러나 실제 해당 데이터가 삭제되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실토했다.

그는 일련의 사태로 광고가 줄었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의미있는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며 "사용자들을 위한 중요한 신뢰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에 앱이 없어지거나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것에 거부감을 가지더라도 우리가 바로잡아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저커버그 CEO는 페이스북이 비판을 받고 있는 일련의 사태를 조기에 예방하지 못했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우리는 모든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전문가와 전세계 사람들과 협력하여 이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 사회에 좋은 일자리를 제공 할 진정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페이스북의 성장 과정에서 기술적인 실수나 실에 의한 실수, 또다른 실수를 저지르는 등 모든 종류의 실수가 있었다. 우리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제품을 출시했다"며 "저는 오늘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 제 인생의 대부분을 보냈다. 그 이유는 그것이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이 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저커버그 CEO는 리코드에 그것이 사람들이 실제로 원했던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실리콘 밸리의 성공한 거물들 대부분이 그렇듯 인정하기 싫었지만, 솔직히 나는 그저 잘못했다고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CNN과의 인터뷰 말미에는 "딸들이 자랑스러워 할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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