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크런치, 엔가젯 등 외신은 21일(현지시각) 구글의 라이트로 인수설을 보도했다.
라이트로는 2011년 라이트필드 기술을 탑재한 '라이트로 카메라'를 선보였다. 일반 카메라는 렌즈를 통해 들어오는 빛 중 하나의 방향만 기록한다. 반면, 라이트필드 기술은 빛의 방향을 모두 기록한다. 이 데이터를 활용해 사진 촬영 후 심도(배경흐림)와 초점을 변경할 수 있다.
라이트로 카메라는 발표 직후 광학 업계 이슈로 떠올랐다. 라이트필드 기술을 갖춘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면 이론상 초점이 빗나갈 우려가 없다. 애플이 2013년 라이트필드 기술 특허를 출원하는 등, 스마트폰 업계도 이 기술을 주목했다.
하지만, 곧바로 라이트로 카메라의 단점이 부각됐다. 먼저 화소수가 낮았다. 라이트로 카메라 첫 모델의 화소수는 130만에 불과했다. 최고사양 모델 라이트로 일룸의 화소수도 400만으로 낮다. 화소를 늘릴 수는 있으나, 그 과정에서 카메라 본체 부피가 커진다.
라이트필드 기술 기반 카메라는 모든 방향의 빛을 기록하기 위해 렌즈 맨 앞에 마이크로 렌즈를 배치해야 한다. 따라서 광학식 흔들림 보정 기능도 적용할 수 없다. 흔들림을 줄이기 위해 내부 렌즈를 움직이면 빛이 제대로 기록되지 않기 때문이다. 가격 장벽도 높다. 라이트로 일룸은 국내에서 중고급 DSLR 카메라 가격인 169만원에 판매됐다.
결정적으로 라이트필드 사진을 위한 플랫폼이 부족했다. 라이트로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을 인터넷 브라우저나 스마트폰에서 볼 경우 심도와 초점 변경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 라이트필드 기술을 체험하려면 전용 갤러리를 이용해야 했다.
라이트로는 라이트필드 카메라 보급에 실패, 개인용 제품군 연구개발을 중단했다. 대신 라이트필드 기술을 활용한 전문가용 가상현실(VR) 카메라를 포함해 상업용 VR 솔루션 시장에 집중했다.
라이트로의 최신 모델은 2017년 발표된 '라이트로 이머지 2.0(Immerge 2.0)'이다. 라이트필드 카메라 모듈 92개가 배치된 본체를 회전하며 촬영해 10K 초고해상도 VR 콘텐츠를 만든다. 영상 합성도 본체에서 자동으로 이뤄진다. 이 제품의 해상도는 향후 20K까지 향상될 예정이다.
구글을 비롯해 페이스북, MS 등 IT 공룡 기업은 가상,증강현실 기기 및 콘텐츠 개발에 열심이다. 페이스북은 23억달러(2조4600억원쯤)에 가상현실 재생 기기 오큘러스를 인수, 기기 및 콘텐츠 개발에 나섰다. 기기나 케이블 없이 '단독 동작하는 HMD' 오큘러스 고를 선보이기도 했다.
MS는 혼합현실(MR) 생태계 구축에 집중한다. 혼합현실은 현실 공간과 가상현실 혹은 가상 콘텐츠를 융합하는 기술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 에이서, 레노버와 HP 등 글로벌 IT 기기 제조사와 협력 중이다.
라이트로가 보유한 라이트필드 및 VR 기술은 데이드림을 포함한 구글 AR,VR 콘텐츠의 품질을 높여줄 수 있다. AR,VR 콘텐츠의 품질을 높이고 현실과의 이질감을 줄이려면 고해상도가 필수다.
라이트필드 기술은 초점과 심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고 고해상도 구현도 가능해 고품질 가상,증강현실 콘텐츠 제작에 알맞다. 실제로 구글은 가상현실 콘텐츠 해상도를 늘리기 위해 리그(카메라 연결 틀)를 활용, 라이트로 라이트필드 기술을 재현하려 하기도 했다.
라이트로가 가진 디지털 이미징 특허 59건도 관심거리다. 이 중에는 ▲효율적인 비디오 데이터 편집과 입출력 ▲고해상도 가상현실 비디오 인코딩 및 디코딩 기법 ▲가상현실 가속화 기술 ▲몰입형 콘텐츠 프레임 구축 기술 등이 포함된다. 이들은 모두 구글 픽셀 스마트폰의 카메라 혹은 가상,증강현실 콘텐츠 제작에 요긴한 기술이다.
IT조선 차주경 기자 racingca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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