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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스티븐 호킹의 마지막 댓글에는 무슨 내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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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공식석상서 남긴 마지막 댓글로 알려져

한국일보

스티븐 호킹.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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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의 아버지’ 스티븐 호킹이 남긴 생전 마지막 댓글에는 무슨 내용이 담겼을까.

호킹이 지난 14일(현지시각) 7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면서 그가 과거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남긴 댓글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호킹은 2015년 영미권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무엇이든 물어보세요(Ask Me Anything)’ 행사에서 네티즌들과 댓글로 온라인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당시 호킹은 총 8개의 댓글을 남겼는데, 이는 그가 온라인 공식석상에서 쓴 마지막 댓글로 알려졌다.

호킹은 행사 마지막 즈음 한 네티즌으로부터 산업 현장에서의 급격한 자동화로 노동자의 대량 실업이 우려되는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호킹은 이에 대해 ‘부의 재분배’가 문제를 풀 핵심 열쇠라고 답했다. 기계가 모든 부를 생산해 인간의 노동이 필요 없는 세상이 오면, 이 부를 어떻게 분배하느냐에 따라 인류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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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호킹이 2015년 남긴 댓글. 레딧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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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킹은 “기계로 만든 부를 공유하게 되면 누구나 호화로운 여가 생활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반면) 기계 소유주가 부의 재분배를 반대하고, 이를 관철시키려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참한 생활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현재까지는 기술 불평등이 심화하면서 후자의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암울한 전망을 덧붙였다.

호킹은 또 인공지능(AI)의 위험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AI가 인류에 위협적으로 작용할지 묻는 네티즌 질문에 “AI가 두려운 건 ‘악의’가 아니라 ‘능력’ 때문”이라며 “AI가 세운 목표가 인류의 목표와 맞지 않는다면 우리는 큰 곤경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호킹은 “우리가 수력발전소를 지을 때 발전소 부지에 사는 개미의 목숨까지 생각하진 않는다”며 AI 역시 이해관계가 상충될 경우 인간을 ‘개미’처럼 여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호킹의 답변은 22일(현지시각)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캡처 형식으로 공유되며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 BBC는 화장된 호킹의 유해가 영국 런던 웨스터민스터 사원에 안치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웨스터민스터 사원은 아이작 뉴턴, 찰스 다윈 등 호킹의 대선배격 과학자들이 안치돼 있는 곳이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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