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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보코하람, 납치 여학생 104명 풀어주며 "학교 가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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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프치 납치 한달 여만…직접 트럭에 싣고와 석방

5명은 숨진 듯… 나이지리아 정부 "합의금 없었다"

중앙일보

나이지리아 북부 요베주(州)의 다프치시에 있는 '과학기술여학교'(중학과정)에서 보코 하람에 납치됐던 여학생들이 한달 여만인 21일(현지시간) 풀려나 귀가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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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여전 나이지리아 북부의 중학교에서 극단주의 이슬람 무장단체 ‘보코 하람’에 납치됐던 여학생 대부분이 풀려났다. 학생들은 집에서 오매불망 기다리던 가족과 재회하며 눈물을 흘렸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정부는 지난달 19일 북부 요베주(州)의 다프치시에서 납치됐던 여학생 110명 가운데 104명이 무사 귀환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라이 무함마드 정보장관은 이들의 석방 배경에 대해 “막후 채널을 가동한 데다 좋은 주변국들 도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의심하는 바와 달리 석방 합의금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는 “아직 잡혀있는 여학생들은 기독교도”라는 주민들 말을 전했다. 또 다른 주민은 “풀려난 여학생이 ‘감금돼 있는 동안 5명이 탈수 증세 등으로 숨졌다’고 말했다”고 했다. 돌아오지 않은 여학생들의 부모들은 다른 가족들이 기쁨의 재회를 할 동안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보코 하람 병사들은 여학생들을 납치했을 때처럼 일부를 트럭에 싣고 와 마을에 내려줬다. 이들은 여학생들에게 “다시는 학교에 가지 말라. 그러면 우리가 다시 올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들은 여학생들을 감금하고 있는 동안 이슬람 교리를 설파하며 서구식 교육을 비판한 것으로 전해진다.

보코하람은 '서구식 교육은 죄악'이라는 뜻으로 이슬람국가(IS)에 충성을 맹세한 무장단체다. 이번 납치 사태는 지난 2014년 기숙사에서 여학생 276명이 끌려간 ‘치복의 비극’ 이후 최대 규모였다. 치복 사건은 2015년 대선에서도 쟁점이 돼 굿럭 조너선 대통령이 군부 지도자 출신 무함마드 부하리 현 대통령에게 정권을 넘겨주기에 이르렀다. 한편 부하리 정부는 가족과 재회의 시간을 가지려는 여학생들을 ‘미디어 브리핑’ 참석차 수도 아부자로 오게 해 가족들의 분노를 샀다고 NYT가 전했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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