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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MT리포트] 선거 개입, SNS 피로감, 가짜뉴스… 페북 떠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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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편집자주] 우리가 눌렀던 ‘좋아요’, 우리가 맺었던 ‘친구’가 여론조작과 정치공작의 밑천으로 악용됐음이 드러나면서 페이스북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페이스북 덕분에 연결될 수 있었고 공감을 나눌 수 있었다. 대신 데이터를 내주었고 페이스북은 그 데이터로 돈을 벌었다. 그런데 이 공생이 한계에 직면했다. 민주주의까지 망치려 하고 있다.

['좋아요'했던 페북의 배신] 악재 잇따른 페북… 전세계서 사용자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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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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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인구 4명 중 1명, 자그마치 21억명이 써오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페이스북(이하 페북)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2016년 미국 대통령선거에 사용자 5000만명의 정보가 무단 활용된 정황이 드러나며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전세계 페북 사용자들은 '페북 탈퇴'(#deletefacebook)라는 해시태그를 달며 페북에서 떠나고 있다. 국내에서도 '탈페북' 현상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개인정보 유출에 선거 개입 논란까지… 줄잇는 '#페북 탈퇴'

19일(현지시간) 영국방송 '채널4'는 데이터분석업체 케임브리지애널리티카(CA)가 5000만명 넘는 페북 사용자들의 정보를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에 제공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유권자의 성향을 분석한 자료를 온라인 선거운동에 썼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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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 말레이시아는 "페북 탈퇴는 트렌드"라면서 페북 탈퇴 방법을 상세히 소개했다. /사진=비즈니스인사이더 말레이시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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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페북 시가총액은 이날 하루에만 39조원 날아갔다. 미국 등 해외 페북 사용자들은 트위터 등 다른 SNS를 통해 '페북 탈퇴'(#deletefacebook) 해시태그를 공유하며 '탈페북'을 인증하고 있다.

이에 참여한 한 사용자는 "페북이 어느 지점에서 유용한지 모르겠다"면서 "페북이 보여주는 정보들이 싫다"고 탈퇴 이유를 밝혔다. IT 전문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 말레이시아는 "페북 탈퇴는 트렌드"라면서 탈퇴하는 방법을 상세히 소개하기도 했다.

◇SNS 피로감·선거 개입·가짜뉴스… 악재 잇따르는 페북

최근 사태가 더 부추긴 면은 있지만 페북 이탈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북미 페북의 일일 활성 사용자수(DAU)는 약 1억8400만명으로, 전분기(1억8500만명)보다 100만명 줄었다. 분기별 사용자수가 감소한 것은 페북 창사 이래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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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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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에 대한 싫증과 피로감이 사용자수 감소의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IT 전문매체 리코드는 "페북이 최근 몇년 간 젊은이들을 유인할 만한 매력적인 요소를 만들지 못해 다른 대안들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 시장조사기관 이마케터에 따르면 미국 페북 사용자 중 12~17세는 지난해 1년간 9.9% 감소했다. 이마케터는 "페북에서 이탈한 젊은층은 새로운 SNS인 인스타그램, 스냅챗 등에 유입됐다"고 분석했다.

◇한국에서도 탈페북… "블루일베 떠난다"

지난해 국내 월 사용자가 1700만명이던 한국도 탈페북 현상을 보이고 있다.

KT 디지털 미디어렙 나스미디어가 지난해 12월19일부터 지난 1월3일까지 SNS사용자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페북 사용률은 67.8%로 전년 동기(69.2%)보다 1.4%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인스타그램 사용률은 전년(36.4%) 대비 14.9%포인트 급등한 51.3%를 기록했다. 페북을 떠난 대다수 사용자들이 인스타그램으로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3년 전부터 페북을 안 쓴다는 직장인 한모씨(26)는 "광고가 너무 많고, 주변 친구들이 모두 인스타그램으로 떠나 재미가 없어졌다"며 "개인정보 노출 우려도 있다고 하니 곧 탈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페북은 '여성혐오' 이슈와도 맞물려 있다. 여혐 관련 게시물을 거르지 않아 '블루 일베'(파란색 로고+극우 성향 커뮤니티 일간베스트)라고도 불렸다. 직장인 김모씨(25)는 "페북에서 여혐 콘텐츠가 자주 유통돼 1년 전 페북을 탈퇴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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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페이스북메신저 캡처


그럼에도 페북이 한국에서 장기간 지배적인 SNS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0대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페북 메신저(페메)가 각광받고 있어서다.

페메는 '현재 활동 중인 친구'를 보여주고 단체 채팅방에서 어떤 사람이 메시지를 읽었는지를 알려준다. 시장조사업체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페메 사용자는 519만3045명으로 네이버 라인(222만6100명)을 누르고 국내 2위 메신저 자리를 차지했다. 1위는 카톡 메신저(2931만1187명)다.

이재은 기자 jennylee1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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