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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TF확대경] 文대통령 UAE행, '왜' 임종석 실장 동행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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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2일부터 28일까지 베트남·UAE 순방길에 오르는 가운데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UAE 방문에 이례적으로 동행해 눈길을 끈다. 사진은 임 실장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장하성 정책실장(왼쪽부터)과 지난해 11월 8일 동남아 순방에 나선 문 대통령을 마중하기 위해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이동하는 모습./문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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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방 기간 바라카 원전 기념행사 참석…왕세제와 회담

[더팩트 | 청와대=오경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중동 지역 첫 방문지로 UAE(아랍에미리트)를 선택했다. 22일부터 28일까지 5박 7일간 베트남과 UAE 순방길에 오른다. 오는 4월 말 남북 정상회담 준비와 개헌으로 '긴박한 상황'에서 올해 첫 순방을 떠난다. 특히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문 대통령의 UAE 방문을 이례적으로 수행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UAE 방문은 MB(이명박 전 대통령)와 묘하게 오버랩된다. '적폐청산'을 내건 문재인 정부에서 최근 이명박 전 대통령은 뇌물 수수, 다스 비자금 횡령 혐의로 검찰 소환조사를 받았고,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말 검찰은 MB 정부 비리를 정조준했다. 이 즈음 임 실장이 UAE를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방문하면서 'MB 정부 뒷조사설'이 불거졌다. 당시 청와대는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이런 가운데 또다시 임 실장이 문 대통령의 UAE 방문을 수행하기로 하자, 물밑에서 비슷한 시각이 제기됐다. 임 실장이 대통령 순방에 동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21일 "지금 남북 정상회담에 개헌 등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 대통령이 국내를 비우는 상황에서 임 실장까지 굳이 자리를 비우는 이유가 따로 있지 않겠느냐"며 "이 전 대통령이 UAE 바라카 원전을 수주했고 비공개 군사협정을 맺은 의혹 등과 관련이 아예 없지 않지 않겠느냐"고 개인적 견해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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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임종석(왼쪽) 실장이 지난해 12월 UAE 아크부대를 방문했을 당시./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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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이번 UAE행에 대해 '세일즈 외교'란 점을 부각했다. UAE는 우리 기업이 대거 진출한 중동의 허브 국가이자, 우리나라가 중동지역에서 유일하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다. 문 대통령은 순방 기간 UAE 실질적 통치자인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와 회담을 갖는 등 양국 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한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중동지역이 정치적으로 굉장히 미묘하고 복잡한 상황에서 UAE는 경제적으로 중동의 허브가 될 수 있는 국가"라며 "특히 우리하고는 에너지와 방산, 보건의료 쪽으로 관계가 깊은 국가이고, 향후 우리 중동정책에 있어서 가장 핵심국가이기 때문에 중동의 교두보를 확보하는 게 UAE 방문의 목표"라고 말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건설사업이다. UAE는 중동 내에서 우리와의 제2의 교역국으로, 지난해 기준 방산수출 같은 경우, 우리 최대 방산수입국이다. 문 대통령은 오는 26일 모하메드 왕세제와 함께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1호기 건설 완료 기념행사에 참석해 원전 건설 현장을 점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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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이명박(가운데) 전 대통령이 2016년 11월 26일 UAE 바라카에서 한국형 원전을 건설 중인 근로자들을 격려하는 모습./더팩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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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임 실장의 지난해 말 UAE행과 관련해 '원전 갈등 무마설'도 제기된 바 있다. 당시 UAE 원전 건설 중단과 국교 단절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20조원 규모의 바라카 원전 건설 공사는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수주했고, 이를 계기로 이 전 대통령과 모하메드 왕세제는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정부 땐 추가로 54조 원 어치 원전 운영권을 따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탈원전 정책을 발표했고, UAE의 불안감을 키울 수 있다는 시각이 제기됐다.

이명박 정부 시절 체결한 것으로 알려진 비공개 군사 양해각서(MOU)도 다시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UAE와의 MOU에 대해 "공개되지 않은 협정이나 MOU 속에 흠결이 있다면 그런 부분은 앞으로 시간을 두고 UAE와 수정·보완하는 문제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순방에서 임 실장의 '역할'이 예측되는 대목이다. 임 실장은 지난 번 UAE 방문 당시 모하메드 왕세제를 만났으며, 지난 1월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칼둔 칼리파 무바라크 UAE 아부다비 행정청장과도 친분을 쌓았다. 칼둔 청장은 모하메드 왕세제의 최측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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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임종석(오른쪽) 실장이 지난 1월 9일 오후 서울 성북동 한국가구박물관에서 칼툰 칼라파 알무바라크 UAE 아부다비 행정청장과 오찬을 마친후 포토타임을 갖는 모습/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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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군사관계 문제는 공식적 제기보다 어느 정도 수습의 단계로 가고 있다. 현재 협력관계를 해치지 않는 범위로 양측간 긴밀히 협조해 잘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그런 부분에 있어선 (임종석) 비서실장이 탁월한 역할을 하고 있고, 그래서 이번 순방에 같이 참여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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