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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無名이 불러일으킨 복고 게임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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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無名)의 개발자들이 만든 PC게임이 국내 게임 업계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PC게임 판매 온라인스토어인 스팀에서 랭킹 30위에 오른 '던그리드'가 주인공이다. 장당 가격 1만원(9.99달러)인 이 게임은 지난 2월 출시 후 한 달 만에 8만장이 팔려 누적 판매액 8억원을 돌파했다. 이 게임은 게임 개발사가 아니라, 고졸 출신 개발자 1명과 대학을 갓 졸업한 사회초년생 2명, 대학생 1명이 모인 개발팀 '팀 호레이'가 만들었다.

조선비즈

‘팀 호레이’의 한우경, 문지환, 안태현 개발자(왼쪽부터). /김연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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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경기도 판교에서 팀 호레이의 24살 동갑내기 멤버 문지환, 한우경, 안태현씨를 만났다. 한승탁(24)씨는 이날 공주대 수업을 받고 있어 인터뷰에 불참했다. 문지환씨는 "던그리드는 1년 4개월 동안 가내 수공업으로 만든 게임"이라며 "1년은 각자 맡은 역할에 따라 개인 작업을 하면서 온라인으로 회의했고, 마지막 4개월은 자취방에서 합숙했다"고 말했다. 그래픽 작업을 맡았던 한우경씨는 "화려한 그래픽의 최신 게임과 정반대로 간단한 그래픽으로 오락실 향수를 자극했는데 이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던그리드는 주인공이 괴물을 잡으러 모험을 떠나는 설정이다.

안태현씨는 실업계 고교를 나와 공기업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하다가 사표를 냈다. 안씨는 "인생에서 내 게임을 한번 만들고 싶은 꿈이 있어 무모한 도전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안씨는 고교 동창이었던 한우경·한승탁씨와 의기투합했고, 한우경씨가 대학 동기인 문지환씨를 영입했다. 안씨는 "깜짝 성공은 클라우드(가상저장 공간)와 모바일 기기의 보급으로 누구나 게임을 만들어 전 세계에 팔 수 있는 유통 환경 덕분"이라고 말했다. 안씨는 "그동안 백수로 게임만 한다고 구박했던 부모님께 통장을 들고 가 자랑하겠다"고 말했다.

안씨는 "한번 대기업을 그만두고 나온 이상, 앞으로 대형 게임업체에 취직할 생각은 없다"며 "우리같이 조직에 얽매이지 않는 개발팀이 많아져야, 우리 게임산업이 더 창의적이면서 다양한 게임을 내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임경업 기자(up@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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