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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그 가해자는 지금도 목회 활동 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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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개혁실천연대 김애희 사무국장, "교회 내 성폭력 사건은 권력관계에서 빚어져"

CBS노컷뉴스 조혜진기자


■ 방송 : CBS뉴스 파워인터뷰(CBS TV, 3월 21일(수) 밤 9시 50분)
■ 진행 : 조혜진 기자
■ 대담 : 김애희 사무국장 (교회개혁실천연대)

[앵커]

미투운동이 각계각층으로 꾸준히 확산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기독교계는 어떤 상황일까요? 교회 내 성폭력 문제 해결을 위해 힘써온 교회개혁실천연대 김애희 사무국장과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리포트]

*나레이션: 최근 교회개혁실천연대는 이른바 ‘교회 내 성폭력 말하기’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된 자리, 피해자들은 긴 세월 동안 마음속에 감춰뒀던 아픔을 처음으로 꺼내놨습니다.

◆김애희> 피해를 입으셨던 그 횟수가 20년에서 내지는 10년, 8년, 9년, 이런 식으로 굉장히 오래 된 사건이지만 여전히 그 일에 대해서 늘 죄책감, 그리고 불안함, 그리고 괴로움들을 안고 살고 계셨다는 이야기들을 하셨고요.

그래서 가족들에게도 말하기 어려웠다는 얘기들을 공통적으로 많이 하셨어요. 미성년일 당시에 피해를 입었는데, 거기에 대해서 제대로 된 조치를 받지 못하고 십 수 년이 흐르거나 아니면 몇 년이 흐르거나 했던 케이스가 상당히 많았어요.

그래서 일반적으로 이제 교회에서 벌어지는 성폭력은 권력 관계에 의해서 빚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목사님, 전도사님이 학생들에게 그리고 여성 청년에게 내지는 전도사에게 가해하는 경우들이 많았고요. 가해자들 중에서는 목사님뿐만 아니라 장로님들, 그리고 이제 교회 교사들 이런 분들이 좀 주로 많이 제보를 하시거나 상담을 하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일단 안타깝지만 이 교회 성폭력 같은 경우에는 피해자들이 피해 사실을 인지하는 데에까지 시간이 굉장히 많이 걸려요. 굉장한 신뢰관계, 그리고 또 어떤 의미에서 신적 대리자, 영적인 아버지와 같은 존재라고 하는 굉장히 두터운 신뢰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분이기 때문에 그런 분이 나에게 이런 가해를 할 리가 없다고 생각하고, 그리고 그 사실에 대해서 불편하지만 ‘이 불편함이 내가 잘못된 것은 아닌가’라고 하는 방식으로 죄책감으로 수용하는 경우들이 많거든요.

그래서 피해를 너무 늦게 인식하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 공소시효가 그 사이에 너무 많이 지나가 버리죠. 그래서 책임을 물으려고 했을 때에는 시간이 너무 지나버렸고, ‘기억나지 않는다’, ‘그런 일이 없었다’라고 부인하기 때문에 해결되기가 더 어려운 것 같아요.

*나레이션: 그런데 의외로 피해를 당한 장소는 목양실 등 비교적 안전하다고 판단된 곳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김애희> 주로 이 성폭력이 기도해주는 과정, 또 내지는 심방하거나 내지는 상담하는 과정에서 많이 벌어져요. 그렇기 때문에 피해 장소도 목양실이든지 아니면 예배장소든지..이런 식으로 은폐되어 있거나 사람들의 주목이 덜한 장소에서 많이 벌어지죠.

◇조혜진> 그렇군요. 목회자들도 성폭력 예방 교육 받고 하면서 조심해야 되겠지만, 저는 성도들도 어느 정도 좀 조심을 해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김애희> 그래서 미국교단 같은 경우에는 지침을 명확하게 줘요. 예를 들면, ‘목사님이 신도 간에 상담을 하더라도 공개된 장소에서 해야 된다’, ‘문을 열어놔라’. 이런 식으로 아주 세부적인 지침을 주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한국사회에서 이제 그런 식으로 아주 세부적인 부분까지를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사실 그 장소가 굉장히 안전하다고 느끼는 거죠, 피해자들은. ‘설마 그 장소에서 그런 일이 있겠어?’ 라고 믿는 거죠.

◇조혜진> 그럼 그분들을 위해서 개혁연대에서 어떤 지원들을 하실 계획이신 건가요?

◆김애희> 일단 저희들이 피해자들이 보다 좀 적극적으로 이 문제와 관련해서 피해 경험들을 본인들 안에 있는 문제로만 치부하거나 극복하지 못하도록 함께 이 문제들을 공감하고 또 이해할 수 있는 자조모임을 만들려고 하고 있고요. 그래서 그 안에서 다양한 방식의 치료, 내지는 치유 이런 것들을 시도하려고 하고 있어요.

◇조혜진> 네, 그 분들이 말씀하셨던 내용 중에서 혹시 교회나 사회에 하시고 싶었던 메시지가 있다면 어떤 걸까요?

◆김애희> 이분들이 공통적으로 어떤 얘길 했냐면, 최근 들어서 다시 한 번 찾아보셨다는 거예요.

◇조혜진> 다시 한 번 찾아봤다?

◆김애희> 가해자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찾아봤다는 얘기를 하셨어요. 안타깝지만 저희가 그 때 말하기 참여하셨던 분들은 다 대부분 전도사님 내지는 목사님에게 피해를 입으셨던 분들이었거든요. 그래서 이분들이 여전히 교회에서 목회를 하고 계신지가 1차적으로 가장 궁금하셨다는 이야기를 하셨고, 그런 의미에서 본인 말고도 또 다른 피해자가 또 만들어지고 있지 않나 라고 하는 불안감 그리고 우려들을 가장 많이 피력하셨죠.

*나레이션: 김애희 사무국장은 교계가 교회 내 성폭력 문제의 예방과 해결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한다며, 예방에서부터 피해지원까지 이른바 '원스톱 해결'을 모토로 출범한 반성폭력센터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영상취재/정용현, 정선택, 최내호(수습) 영상편집/김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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