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뉴스 투데이] '춘분 대설', 기상이변과는 무관…23일까지 꽃샘추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폭설 쏟아진 춘분 … 전국서 휴업·교통통제 속출 / 구미 11㎝ 등 경북 내륙 많은 눈/제주·강원 등도 대설경보·주의보/남쪽 저기압·찬공기 눈구름 형성/기상이변 현상과는 ‘무관’ 관측

세계일보

춘분인 21일 쏟아진 때아닌 폭설에 전국 곳곳에서 교통통제가 이뤄졌고 일선 학교에서는 휴업 조치가 잇따랐다.

21일 기상청에 따르면 구미 11.1㎝, 상주 10.5㎝, 의성 9.3㎝ 등 경북 내륙 지방에 많은 눈이 내렸다.

이 밖에 대전과 추풍령이 5.6㎝와 9.9㎝의 적설량을 보이는 등 충청과 강원지역에도 눈이 쌓이는 곳이 많았다. 3월 하순에 내린 눈치고는 제법 많은 양이다. 3월 하순 하루 적설량 기록으로 보면 구미는 기존 최고 기록(5.1㎝)을 갈아치웠다. 대구와 의성, 합천도 마찬가지다.

세계일보

때아닌 대설특보 제주 산간에 대설특보가 내려진 21일 오전 경찰이 제주대 입구 사거리에서 516도로 진입을 통제하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제주도에는 대설경보가, 대구와 대전, 경남 합천·거창·함양·산청, 강원 중부산지·남부산지·태백, 전북 임실·무주·진안·장수 등에는 대설주의보가 내려졌다. 이에 따라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도로 곳곳에서 차량 통행이 제한됐다. 관할 자치단체 등은 작업 차량을 동원해 염화칼슘을 살포하는 등 제설작업을 벌였다.

한라산을 지나는 1100도로와 516도로는 폭설로 오전에 도로가 전면 통제됐다가 오후 5시 이후 정상화됐다. 서부내륙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린 경남에서는 6개 지역 도로 11곳이 통제됐다.

대구 헐티재 등 산간지역 도로, 울산 삽재삼거리·석남터널 등지에서도 차량 통행이 제한됐다. 부산 북구와 사상구, 기장군 등지 산간 도로에도 눈이 쌓여 기장군 곰내재와 이곡고개 등 8곳의 차량 통행이 오전 한때 통제됐다.

눈이 갑자기 많이 내린 지역 일선 학교에서는 하루 수업을 쉬거나 등교 시각을 늦췄다.

각 시·도교육청은 전날부터 기상 상황을 지역교육지원청과 각 학교에 전파, 학교장이 재량으로 휴업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대구에서는 달성군 가창초등학교가 휴업했고, 초등학교 77곳, 중학교 56곳, 고등학교 19곳이 등교 시각을 늦췄다.

경남에서도 합천·함양·산청 등을 포함한 8개 시·군 초·중·고교 42곳이 휴업을 결정했다. 또 양산 효암고 등 10개 시·군 72곳은 등교 시각을 늦췄다. 부산과 울산에서도 학교장 재량으로 휴업하거나 등교 시각을 늦춰 수업에 참여하도록 했다.

세계일보

춘분인 21일 수도권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전국적으로 눈이 내린 가운데 경남 함양군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남지원 함양산청사무소에서 나들이 나온 어린이집 선생님과 아이들이 하얗게 눈이 덮인 핑크빛 홍매화를 구경하고 있다. 함양=연합뉴스


‘춘분 대설’은 기상이변과는 무관해 보인다. 통상 3월은 겨우내 우리나라를 덮고 있던 북쪽 찬공기가 서서히 물러가는 시기다. 그러나 찬공기가 순순히 물러나는 것은 아니어서 한번씩 남쪽으로 세력을 뻗치곤 한다. ‘꽃샘추위’는 이럴 때 찾아온다.

이번에도 찬공기가 꽃샘추위를 불어넣었는데, 마침 한반도 남쪽을 지나던 저기압을 만나는 바람에 눈구름이 만들어졌다. 저기압의 상승기류를 타고 올라간 수증기가 북쪽에서 내려온 찬공기를 만나 눈이 돼 떨어진 것이다.

그런데 저기압은 ‘우연히’ 한반도 남쪽을 지난 것은 아니다. 이 저기압이야말로 봄 기운을 불어넣어 찬공기를 몰아내는 핵심 기상요소다.

기상청 윤익상 예보관은 “저기압은 우리나라에 따뜻한 남풍 계열의 바람을 일으키기 때문에 저기압이 한번씩 지날 때마다 온도가 오른다”며 “다만, 이번에는 찬공기와 저기압이 만나는 경계가 예년보다 남쪽으로 치우친 탓에 전국에 눈이 내렸다”고 전했다.

기상청은 22일 오전까지 영남지역에 눈이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23일까지는 꽃샘추위가 이어지다 주말인 24일부터는 다시 평년기온을 웃도는 포근한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윤지로·권이선 기자 kornyap@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 Segye.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