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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참모들이 말렸는데도"…트럼프, 푸틴에 축하 전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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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국가안보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대통령에게 재선 축하메시지를 보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0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연임에 성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 후 기자들에게 “매우 좋은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그는 통화에서 북한의 비핵화 문제와 우크라이나 사태, 시리아 내전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일보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조선DB


그간 미국과 러시아는 최근 러시아의 2016년 미국 대선 개입 의혹과 미국 내 인프라 해킹 문제로 불편한 관계였다. 지난 15일 미 재무부는 미국 대선에 개입한 혐의로 러시아 기관 5곳과 러시아인 19명에 제재 조치기를 내리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이유로 백악관 국가안보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러시아에 축하메시지를 보내지 말라고 만류했다. WP에 따르면, 국가안보팀 관료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브리핑 자료에서 “축하하지 말라(DO NOT CONGRATULATE)”는 문장을 대문자로 표기하면서까지 강조해 전달했다고 이 사안에 잘 알고 있는 소식통들은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에서 최근 영국에서 발생한 러시아 이중 스파이 암살 시도와 관련해 러시아를 비난하라는 참모들의 조언을 듣지 않았다. 영국과 미국 정부는 이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 정부를 비난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참모들의 조언을 무시하고 독자적인 행보를 벌이는 것은 그만큼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행정부가 대(對)러시아 정책에서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 축하메시지는 미국 행정부가 러시아의 미국 선거 개입에 대한 제재 조치를 발표한 지 5일 만에 나왔다.

NYT는 “트럼프 행정부는 서서히 러시아에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 대한 비난을 꺼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NYT는 한 백악관 고위 관료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승인했지만 푸틴 대통령에 대해서는 적대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간의 친밀한 관계가 두 국가의 관계를 개선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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