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中, 관영매체 통합 '중국의 소리' 출범…'시진핑 사상' 전파(종합2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당 중앙선전부, 신문·방송·출판·영화 총괄…녜천시, 방송정책총괄

연합뉴스

중국 중앙라디오TV본부 설립 체계
[인민일보 화면 캡처]



(베이징·홍콩=연합뉴스) 심재훈 안승섭 특파원 = 중국 정부가 주요 관영 매체들을 통합해 세계 각국에 중국의 이데올로기를 적극적으로 전파할 '중국의 소리' 방송을 출범한다.

21일 인민일보(人民日報) 등에 따르면 당 중앙위원회는 이날 '당 및 국가 기구 개혁 심화 방안' 통지를 통해 중국중앙(CC)TV, 중국인민라디오방송(CNR), 중국국제방송(CRI) 등을 통합해 '중국의 소리'(Voice of China·中國之聲)라는 매체를 발족하기로 했다.

중국국제방송의 경우 현재 50여 개국에서 100개 이상의 채널을 보유하고 있으며, CCTV의 영어 뉴스 채널인 CGTN(China Global Television Network)은 페이스북에서 영국 BBC방송보다 더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중앙라디오TV본부(中央廣播電視總台)로 불리게 될 이 매체는 국무원 직속 기구로 편입되지만,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가 직접 관장하게 된다.

중국 공산당은 이날 통지에서 중앙라디오TV본부가 "당의 이론과 노선 방침을 선전하고 사회 주요 현안을 인도하며 여론 감독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시 주석과 당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미국의 소리'를 본뜬 것으로 여겨지는 이 매체는 중국에 대한 편견을 가진 서방 매체에 맞서 적극적으로 중국의 사상과 문화를 전파해야 한다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뜻에 따라 설립된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은 2015년 당 간부들에게 "나라가 약하면 굴욕을 맛보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면 비난을 받게 된다"고 말하는 등 중국의 주체적인 사상을 널리 알려야 한다는 신념을 평소 설파해 왔다.

이번 기구 개편에서 두드러진 또 하나의 정책 방향은 당 중앙선전부가 전면에 나서 신문, 방송, 출판, 영화, 드라마 등 모든 미디어를 총괄 감독하게 됐다는 점이다.

그동안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광전총국)이 이러한 역할을 맡았으나, 앞으로는 당 중앙선전부가 '국가신문출판서', '국가라디오TV총국', '국가영화국' 등의 이름을 내걸고 이들 매체를 직접 관리한다.

당 중앙선전부는 사상 검열은 물론 이들 매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 등 당과 정부의 이데올로기를 널리 전파하고, 여론을 형성하는 작업을 할 방침이다.

나아가 출판물 수출입, 저작권 관리, 영화 제작·유통·방영, 국제행사 주관 등을 모두 관장해 '무소불위'의 기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명보는 이번 정부기구 개편에서 국가공무원국이 당 중앙조직부에 통합되고, 국가민족사무위원회는 당 중앙통일전선부가 관장하게 돼 모든 부문에서 '당의 영도'가 더욱 뚜렷해졌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시진핑 주석에 충성을 맹세한 녜천시(섭<手변없는攝>辰席·58) 광전총국 국장이 21일 기구 개편에 따라 국가라디오TV 총국장 겸 당 중앙선전부 부부장으로 맡아 중국 방송 정책을 총괄하게 됐다.

녜 국장은 2015년 4월부터 CCTV 회장을 맡다가 2016년 9월부터는 중앙선전부 부부장과 광전총국 국장 및 서기, 국가판권국 국장까지 겸직해온 인물로 중국의 미디어·선전 정책 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과거 CCTV 기자 및 아나운서의 '권색(權色)거래' 스캔들과 고위층의 뇌물비리 사건을 수습하고 조직 내부의 기풍을 재확립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시 주석의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president21@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