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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김정남 암살 전 베트남서 예행연습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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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동남아시아 여성 2명이 ‘몰래카메라’ 출연에 앞서 예행연습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됐다. 이들은 북한인들의 몰래카메라 출연 제의에 속아 범행에 가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 시각) 베트남 국적 피고인 도안 티 흐엉(30) 측 변호인이 재판 증거로 제출한 영상을 홈페이지에 올렸다. 베트남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 내 CCTV에 찍힌 이 영상에는 흐엉이 김정남에게 했던 것과 똑같은 ‘급습’ 동작이 담겨있다. 영상은 김정남이 살해당하기 11일 전인 지난해 2월 2일 찍혔다.

영상을 보면 화면 맨 오른쪽에서 한 남성이 여행가방 카트를 끌고 나오자 흐엉으로 추정되는 여성이 반대편에서 서성이다 그쪽으로 이동한다. 남성이 출구를 빠져나갈 때쯤 여성은 그의 뒤에서 양 손을 뻗어 얼굴을 문지른 뒤 달아난다.

흐엉의 변호인은 이날 말레이시아 샤알람 고등법원에서 열린 공판에서 “영상 속 남성은 베트남 공무원”이라며 “흐엉은 그를 고용한 북한인으로부터 이 남자를 상대로 몰래카메라를 찍는 거라고 설명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흐엉은 지난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인도네시아 출신 피고인 시티 아이샤(25)와 함께 김정남의 얼굴에 ‘VX(맹독성 신경작용제)’를 발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흐엉은 이날 공판에서도 “경찰에 체포된 후 암살에 연루된 사실을 알았다”며 “몰래카메라인줄 알고 범행을 저질렀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흐엉은 14일 변호사를 통해 제출한 진술서에서 “재밌는 영상을 찍기 원하는 한국인 남성이 있다는 친구의 전화를 받았다”며 하노이의 명소 중 한 곳인 오페라 하우스 앞에서 첫 촬영을 진행했고, 모르는 사람에게 다가가 키스를 하라는 주문을 받았지만 상대방이 피하는 바람에 실패했다고 진술했다.

이 남성은 이후 북한인 리지현(34)으로 확인됐으며, 리지현을 비롯해 김정남 암살을 지시한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인 4명은 암살 시도 직후 출국해 북한으로 도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일보

월스트리트저널(WSJ)는 2018년 3월 20일(현지 시각) 김정남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베트남 국적 피고인 도안 티 흐엉 측 변호인이 법원에 제출한 비디오를 공개했다. /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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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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