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 형성 과정 알고 상권분석 통해 좋은 상가 선별해야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
상가 투자 시 가장 중요하게 봐야할 부분은 무엇일까. 누구나 상가가 위치한 ‘입지’라고 할 것이다. 상가의 입지를 본다는 것은 좋은지, 혹은 나쁜지를 알아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가 입지의 좋고 나쁨을 알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상권을 알고, 상가가 위치하고 있는 상권분석을 해봐야 한다.
먼저, ‘상권’이란 의미는 사고파는 상업행위가 이뤄지는 곳을 말한다. 상권의 범위도 중심권과의 거리에 따라 1차, 2차, 3차 상권으로 나눌 수 있다. 상권의 범위는 절대적인 것은 아니고 특정한 기준에 따라 다소 상이하게 나타날 수 있다.
유동인구가 많은 역세권을 예로 들면 1차 상권은 지하철역에서 200m 이내(도보 2~3분 거리), 2차 상권은 200m~400m(도보 5분), 3차 상권은 400m(도보 5분 이상) 초과의 거리라고 할 수 있다. 상가의 가격도 당연히 지하철역과 가까운 1차 상권의 가격이 가장 높고, 3차 상권이 가장 낮은 가격에 책정돼 있다.
홍대나 이태원처럼 음식점이나 판매점으로 북적북적한 곳만을 상권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집 앞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멍가게나 철물점, 미용실, 치킨집 등도 동네 상권에 위치하고 있으며 상업행위가 이뤄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상권분석은 상권전체의 성쇠여부를 평가하는 것이고, 입지분석은 개개점포의 성패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상가 투자 시에는 우선적으로 상권을 알고, 상권분석을 한 후 보다 세밀하게 입지를 분석해야 비로소 좋은 투자처를 선별할 수 있다.
◇길 → 유동인구 → 점포 → 상권 형성
그렇다면 상권의 형성은 어떻게 이뤄지는 것일까. 상권이 형성되는 데에도 비슷한 공식들이 있다. 현재 상권 초기 형성이 진행되고 있는 사례를 통해 지역 명소로 거듭나기까지 몇 가지 환경적인 요소와 특징들이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장 첫번째로 초기의 상권은 도로를 따라 형성되기 시작한다. 길이 있는 곳, 또는 길이 정비되어 주변 환경이 좋아지는 곳, 새롭게 길이 만들어지는 곳을 말한다.
둘째, 길을 따라 집객력이 높아진다. 특히 공원이나 산책로 등이 함께 조성되면 사람들이 여가나 산책을 즐기기 위해 모여들어 유동인구가 크게 증가할 수 있다.
셋째, 사람이 모이니 길 주변을 따라 건물들이 새롭게 신축된다. 또는 기존 주택의 저층부가 상가주택으로 탈바꿈되어 상업활동을 할 수 있는 점포가 만들어진다.
넷째, 새로운 창업점포들이 하나둘 속속 생겨나 모든 상권에 있는 필수적인 업종이 들어서게 된다. 예를 들어 카페와 슈퍼마켓(편의점 등), 주점을 포함한 음식점 등이다.
다섯째, 지역 상권으로 자리잡아가는 과정을 몇 년간 거치는 동안 ‘의식주(衣食住)’와 관련된 업종 대부분이 들어와 유명한 상권으로 거듭나게 된다.
즉,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길이 생기니 유동인구가 늘고, 그 유동인구를 대상으로 점포가 생기고, 점포들이 많아져 상권이 형성된다는 얘기다. 현재 뜨는 상권으로 주목받고 있는 공릉동과 공덕동 일대 경의선 숲길공원 등도 이러한 상권 형성의 과정을 거치는 중이라고 할 수 있다.
◇목 좋은 곳? ‘상권 분석’ 통해 알 수 있어
상권이 형성되는 과정을 알았다면 이제 좋은 상가를 선별할 수 있는 기본적인 안목을 갖추게 됐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의 좋은 상가란 좋은 상권에 위치한 상가를 말하는데, 흔히들 말하는 ‘목 좋은 곳’ 이라고 표한할 수 있다.
최근 SNS 등의 영향으로 좋지 않은 입지에서도 영업이 잘 되는 곳들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목에 위치한 상가가 비교적 높은 영업력을 보유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목이 좋아야 장사가 잘 된다”는 말은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본 말일 것이다. 실제 상가 투자나 창업은 자리가 70%를 좌우한다고 할 만큼 좋은 목을 잡는 게 키포인트가 될 수 있다. '목'이라는 것은 곧 입지를 말하며, 풀어 말하면 어떤 입지를 잡느냐에 따라 상가의 흥망성쇠가 좌우 된다고 할 수 있다.
목 좋은 상가임을 알기위해서는 다음 요소들을 중심으로 상권 분석을 해봐야 한다.
상가 입지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첫째, 얼마나 두터운 배후 수요층을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다. 상가의 배후가 두터우면 소비인구가 많고 덩달아 구매력도 올라가게 된다. 이 경우 당연히 상가가 점유할 수 있는 소비지출액도 높아지기 마련이다. 아파트 단지 안에서는 세대수가 중요하고, 업무시설 인근 입지에서는 인근 오피스 근무자가 얼마나 많은지, 교외에 입지한 상가는 일대를 통행하는 차량이 얼마나 많은지가 핵심이다. 그리고 세대수가, 근무자가, 차량이 많을수록 좋은 입지의 상가가 된다.
둘째로 입지 선정 때 고려할 사안은 상가의 접근성 부분이다. 아무리 배후가 두텁다고 하더라도 접근이 용이하지 않으면 좋은 입지를 가진 상가라고 하기 어렵다. 접근성이 좋은지 여부는 통상적으로 지하철역, 버스정류장 등 대중교통 시설과 인접여부를 따져볼 수 있다.
지하철역, 버스 정류장과 100여m 내에 위치한 상가는 고객 집객력이 높을 수 있는 상가라고 볼 수 있다. 거리가 가까울 뿐만 아니라 지하철이 환승역이고 일대 상권이 활성화된 지역이면 더할나위 없는 입지 조건을 지녔다고 할 수 있다. 또 버스정류장은 종점이나 아파트 단지 앞이라면 고객 독점력을 가질 수 있어 더욱 좋다. 주변에 여러 노점상이 서있는 일대의 상가도 꽤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 생계와 바로 연결된 노점상은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만 들어서는 특성이 있다.
셋째로, 상가 입지 선정 때 지대도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일반적으로 저지대의 평탄한 곳의 상권을 선호하는 편이다. 완벽한 평지가 좋으나 차선책으로 완만한 내리막길에 위치한 상가도 집객력이 좋은 편이다.
넷째, 비슷한 입지라면 상권이 큰 곳을 택해야 한다. 예를 들어 여의도의 경우에도 동쪽보다는 여의도공원이 있는 서쪽 상권이 더욱 활성화돼 있고 상가 가격도 비싸게 나타난다. 만약 입지여건이 비슷하다면 상권분석을 통해 비슷한 입지의 두 상권 중 투자처를 알아보고 있다면 상권의 규모가 크고 상가의 밀집도가 더 큰 상권쪽에 투자를 하는 것을 권장한다.
마지막으로 상가 별 연속성과 대응성이 높은 곳이 유리하다. 연속성이 높은 상가란 점포들이 끊이지 않고 연달아 들어서 있는 경우를 말하고 대응성이 높은 상가는 상가끼리 더 가깝게 마주보고 있는 형태를 말한다. 주변 상권들을 보면 대로변 상권보다 뒷골목 상권이 더 발달된 형태를 생각보다 자주 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7호선 중화역과 중곡역의 경우 지하철역 출구가 들어서 있는 대로변보다 좁은 도로를 끼고 있는 안쪽 골목 상권이 더 발달돼 있다. 이는 대로변보다 안쪽 골목이 상가의 연속성과 대응성이 높기 때문에 일대 상가를 이용하는 수요층이 많고 결과적으로 상권이 더 발달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상권을 분석할 때에는 단순히 눈 앞에 보이는 것이 아닌 최대한 거시적인 관점에서 꼼꼼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좋은 상가가 나왔다면 반경 1km이내까지 충분히 분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일대의 고정인구와 가구 수, 이들의 구매력, 업종분포, 교통망 및 요일별·시간대별 유동인구, 그 유동인구의 연령, 성별의 비율까지 상권의 분석내용을 떠올릴 수 있어야 한다. 그때가 되면 이미 상가의 입지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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