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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뉴스 TALK] 삼성이어서… 삼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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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송합니다."

요즘 삼성 임직원들 사이에서 나돌고 있는 내부 유행어입니다. '삼성이어서 죄송하다'라는 자조 섞인 농담입니다.

실제로 요즘 삼성을 보면 이 말이 딱 맞습니다. 오는 22일 창립 80주년을 맞았는데, 성대하게 축하는커녕 별도의 이벤트도 없습니다. 그날 내부 사내 게시판에 삼성의 역사를 보여주는 80개의 사진을 올리는 계획이 전부입니다. 또 영상물을 제작, 사내 방송을 통해 계열사 임직원들에게 공개할 예정입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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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이런 소극적인 태도는 계속되는 악재 때문입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소송비 대납 사건에서부터 이건희 회장의 차명계좌까지 검찰과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금융위원회 등 온갖 기관에서 수사와 조사가 이어졌습니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해 말부터 재계와 '현장 소통 간담회'를 진행했는데 여기서 재계 1위인 삼성은 지금까지 소외됐습니다. 보통 삼성, 현대차, LG, SK 등 재계 서열순으로 진행하는데, 김 부총리는 삼성만 아직까지 방문하지 않았습니다. 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출소 이후 지금까지 대외 활동은 전혀 하지 않고, 조용히 내부 경영만 챙기고 있습니다. 삼성그룹 전체적으로 "이벤트는 하지 말자. 당분간 조용히 있는 것이 좋겠다"라는 분위기라고 합니다.

국내 1위 기업이 여론을 신경 쓰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조직 구성원들이 자괴감에 빠져있는 모습은 안타깝습니다. 그러기에는 삼성그룹이 우리나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나 큽니다. 삼성그룹 16개 상장사의 코스피 비중은 30%(2017년 말 기준)입니다. 또 삼성전자의 수출은 우리나라 총수출의 21.3%(2016년 기준)에 달합니다. 삼성그룹이 침체된 분위기에서 벗어나 적극적 투자와 고용 창출, 사회 공헌 활동으로 한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기를 기대합니다.

신은진 기자(momof@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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