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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우아한 지젤, 화려한 지젤 … 무엇을 고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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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듯 다른’ 작품 잇따라 공연

한국 대표 두 발레단 봄맞이 무대

각각 프랑스·러시아 버전 선보여

중앙일보

유니버설발레단의 ‘지젤’. 푸른 달빛 아래 순백의 튀튀를 입은 윌리들이 서정적인 군무를 펼친다. [사진 유니버설발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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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봄 발레 무대는 죽음을 초월한 사랑, ‘지젤’의 독무대다. 한국 발레계의 양대 산맥으로 통하는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이 낭만발레의 대표작 ‘지젤’을 잇따라 무대에 올린다. 국립발레단은 21∼25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유니버설발레단은 다음달 6∼15일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지젤’ 공연을 한다. 같은 작품이지만 버전은 다르다. 국립발레단은 프랑스 버전을, 유니버설발레단은 러시아 버전을 선보인다. 심정민 무용평론가는 “프랑스 버전은 아기자기하고 우아한 반면, 러시아 버전은 스펙터클하고 화려한 것이 특징”이라고 짚었다.

1841년 파리오페라극장에서 초연한 ‘지젤’은 ‘처녀귀신’의 사랑 이야기다. 순진한 시골아가씨 지젤이 귀족 청년 알브레히트와 만나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그에게 약혼자가 있다는 사실에 충격에 받아 죽음을 맞고 처녀귀신 ‘윌리’가 된다. 윌리는 숲속을 지나가는 남자들을 죽을 때까지 춤을 추게 하는 존재다. 숲 속에 들어왔다 윌리들의 포로가 돼 위험에 처한 알브레히트를 지젤이 구해준다는 게 발레 ‘지젤’의 줄거리다. 프랑스의 시인이자 발레 평론가였던 테오필 고티에가 시인 하인리히 하이네의 『독일, 겨울이야기?에서 ‘윌리’라는 처녀귀신들의 이야기를 읽고 영감을 받아 발레 각본을 썼다. 19세기 낭만주의 사조의 영향으로 서정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로 구성됐다. 2막에서 하얀 튀튀를 입은 윌리들이 펼치는 군무는 ‘지젤’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발레 ‘지젤’은 프랑스에서보다 러시아에서 더 큰 인기를 얻었다. 러시아의 고전 발레를 완성시킨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가 재안무해 1860년 러시아에서 초연했고, 이 수정본이 발레 ‘지젤’의 기본형으로 자리 잡았다. 유니버설발레단은 프티파 버전을 1985년 국내 초연한 이후 발레단의 대표 레퍼토리로 선보이고 있다. 1999년엔 스페인·이탈리아·헝가리에서 ‘지젤’ 공연을 펼치며 한국 발레단의 첫 유럽 진출 기록을 세웠다. 또 2002년 현역 발레리나 은퇴 전까지 주역을 도맡았던 문훈숙 단장은 이 작품으로 ‘영원한 지젤’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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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의 ‘지젤’. 푸른 달빛 아래 순백의 튀튀를 입은 윌리들이 서정적인 군무를 펼친다. [사진 국립발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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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이 보여주는 ‘지젤’은 2011년 당시 파리오페라발레단 부예술감독이었던 파트리스 바르가 19세기 낭만발레의 오리지널 무대를 되살려 재안무한 버전이다. 의상도 이탈리아 라스칼라 극장의 의상을 제작하고 있는 밀라노 브란카토 아뜰리에에서 새로 만들어 섬세하고 우아한 분위기를 더했다.

이번 ‘지젤’ 공연에는 양 발레단의 스타 무용수들이 총출동한다. 국립발레단에선 박슬기-이재우, 김지영-박종석, 김리회-허서명, 한나래-김기완 등이 짝을 이뤄 출연하고, 유니버설발레단은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 수석무용수 김기민, 영국 로열 발레단 수석무용수 출신의 매튜 골딩 등을 객원 무용수로 초청해 무대에 세운다. 또 유니버설발레단의 부부 무용수 강미선과 콘스탄틴 노보셀로프도 지젤과 알브레히트 역을 맡아 죽음을 뛰어넘는 애틋한 사랑을 펼칠 예정이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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