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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1000억 사나이’ 손흥민 군대 가나, 토트넘 고민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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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1194억원 평가, 3년 새 3배로

영국 언론들 입대 여부에 촉각

8월 아시안게임 금메달 따야 면제

중앙일보

손흥민은 병역법상 군 입대를 위해 내년에 귀국해야한다. 이와 관련, 스포츠 스타의 병역 의무 이행 방식을 바꾸자는 논의가 뜨겁다. 지난 17일 스완지시티와 FA컵 경기에 나선 손흥민.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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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26)의 병역 문제가 국내외에서 핫이슈로 떠올랐다. 병역을 마쳐야 할 한계연령(28세)에 다가오기 때문이다. 전성기를 맞은 최고 공격수, 하지만 피할 수 없는 의무, 이를 두고 다양한 의견과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국제스포츠연구센터(CIES)는 20일 유럽 5대 축구리그에서 활약 중인 주요 선수들의 적정 이적료를 평가해 발표했다. 손흥민은 9040만 유로(1194억원)로 평가받아 ‘1000억원의 사나이’가 됐다. 2015년 독일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 옮길 때 기록했던 이적료(3000만 유로·397억원)를 3년 만에 3배 넘게 끌어올렸다.

올 시즌 손흥민의 활약은 눈부시다. 프리미어리그(EPL)에서 12골,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서 2골,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4골을 넣었다. 지난 시즌 자신이 세운 아시아 선수의 유럽 5대 리그 시즌 최다 골 기록(21골)도 경신할 기세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EPL 파워랭킹에서 손흥민을 17위에 올려놓았다.

손흥민이 집중조명을 받자 국내외 축구 팬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병역 문제로 옮겨갔다. 특히 이달 들어 정규리그 및 컵대회 5경기에서 7골을 몰아치자 관심이 더 높아졌고, 한국의 병역제도가 부각됐다.

지난 14일 영국 주간지 ‘더 선’이 물꼬를 텄다. 이 신문은 “토트넘이 손흥민을 2년간 잃을 수 있다”며 관련 상황을 보도했다. 현지에서 관련 뉴스가 이어졌다. 영국 ‘이브닝 스탠다드’는 “한국 남성의 군 복무 기간은 21~36개월인데, 손흥민도 팀을 떠나야 할 수 있다”며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병역을 면제받는다”고 전했다.

1992년생으로, 2008년 동북고를 중퇴한 손흥민은 병역법상 4급 보충역(사회복무 요원) 대상자다. 만 28세가 되기 전에 21개월간 복무해야 한다. 2019년 7월까지는 해외에서 뛸 수 있지만, 상무나 경찰청에서 뛰려면 그 전에 국내 팀으로 이적해야 한다. 국제대회 메달로 병역을 면제받으려면,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와일드카드(23세 초과 선수)로 출전해야 한다. 2년 뒤 2020년 도쿄올림픽도 있지만, 아직 지역 예선도 시작하지 않았다.

국내 여론은 손흥민한테 다소 유리하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맹활약해 국위 선양에 기여하는 손흥민에게 병역 혜택을 주자’는 의견이 많다.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손흥민에게 호의적인 게시물 일색(206건·20일 기준)이다. “손흥민의 병역을 면제하라”는 단순 의견부터 “‘손흥민 법’을 제정해 국위 선양에 애쓴 예·체능계 인사의 병역 부담을 합리적으로 덜어주자”는 의견까지 다양하다.

실제 여론조사 결과도 손흥민에게 우호적이다. MBC스포츠플러스가 최근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에 의뢰해 전국 19세 이상 성인 1만21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손흥민의 입대 시기를 늦춰 선수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응답이 44.3%였다. ‘병역을 면제시켜줘야 한다’는 의견도 30.9%였다. 우호적인 의견이 75.2%로, ‘형평성을 위해 어떤 특례에도 반대한다’는 응답(20.6%)의 3배가 넘는다.

일각에선 “이번 기회에 스포츠 선수의 병역 관련 규정을 외국 사례를 참고해 개정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독일은 징병제를 실시하던 2011년까지(현재는 모병제) 분데스리가 선수의 병역을 면제해주고, 대신 군 복무 기간 받은 연봉 30%를 국방세로 걷었다. 터키는 일정 액수를 내면 병역을 면제하거나 38세 이후로 미뤄준다. 병역 면제 기준을 ‘메달’ 대신 ‘포인트’로 바꿔, 오랫동안 국가대표로 활약한 선수에게 혜택을 주자는 의견도 나온다.

손흥민의 병역 문제는 재계약 변수이기도 하다. 토트넘은 손흥민과 재계약 협상을 진행 중이다. 현재 6만 파운드(9000만원)로 알려진 주급을 10만 파운드(1억5000만원)로 올려주는 대신, 2020년까지인 계약 기간을 연장하는 게 골자다. 하지만 손흥민이 입대를 위해 귀국해야 한다면 계약 연장이 무의미하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아시안게임 출전을 놓고 대한축구협회와 예비협상에 나서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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