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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푸틴, 4선 넘어 '종신집권' 가나…'스탈린 칭호' 획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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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표율 77% 압승에 언론들 "선거 없는게 낫겠다"

스탈린 이후 실종된 '지도자'(vozhd) 칭호도 부활

뉴스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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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4선에 성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국가 최장기 통치자 이오시프 스탈린의 칭호를 물려받았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푸틴이 스탈린에 버금가는 '종신 집권자' 면모를 뚜렷이 하고 있다.

WP는 이날 러시아 국영 RT방송 편집장인 마르가리타 시모냔이 푸틴을 "우리 지도자"(vozhd·보즈드)라는 호칭으로 불렀다고 전했다.

이 칭호는 중세시대 어원을 두고 있으며 구소련 시절 스탈린을 부를 때 썼던 말이다. 이후 현대 정치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았다. 특히 농노제 하에서는 '주인님'(master)에 더 가까운 의미였다.

푸틴이 18일 대선에서 득표율 77%로 압승을 거두면서 친(親)푸틴 세력은 이번 대선 결과를 '종신 대통령 가능성'과 노골적으로 연결짓고 있다. 투표율은 예상을 약간 상회하는 68%로 집계됐다.

서방의 집요한 공격 아래 놓인 국민들이 푸틴에게 정당한 '지도자' 지위를 부여했다는 논리다.

푸틴을 지지하는 블라디미르 지리노브스키 대선후보는 "이번 대선이 마지막 대선"이라고 평가했으며 러시아 정치전문가 콘스탄틴 가제는 "종신 대통령의 길이 오늘 열렸다"고 밝혔다.

친정부 성향의 알렉세이 체스나코프 분석가는 "푸틴은 2024년 어느 다른 곳으로 떠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다만 어떤 형식을 택할지 말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러시아 현행 헌법은 푸틴의 2024년 이후 대선 출마를 금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수개월간 러시아 정계에서는 푸틴이 연임 이후 헌법 개정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푸틴은 개헌을 통해 연임 제한 규정을 철폐·수정하거나 이란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처럼 국가를 사실상 종신집권할 수 있는 새 직책을 만들 수도 있다.

선거를 아예 없애버리자는 극단적 주장까지 나왔다. 지리노브스키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유권자들이 푸틴 아닌 다른 지도자를 뽑는 데 무심하다는 이유를 들며 "선거를 없애는 것이 좋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지리노브스키는 푸틴이 최근 연임 제한 헌법 규정을 철폐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뒤를 따를 수 있다고 봤다.

푸틴은 이러한 종신집권 주장이 "조금 우습다"는 입장이다. 전날 저녁 푸틴은 취재진 질문에 "내가 100살까지 대통령이어야 하는가? 그건 아니다"고 답했다.

하지만 푸틴을 스탈린 칭호로 부른 언론인 시모냔은 "푸틴, 당신은 당신의 적에 맞서 우리를 하나로 만들었다"며 "그는 단순히 우리의 대통령이었으나 이는 바뀔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는 우리 지도자다. 그리고 우리는 그가 바뀌도록 허용치 않을 것이다"라고 적었다.
icef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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