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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전인대 폐막…시진핑 “영토 한뼘도 못 떼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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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홍콩·대만 독립세력 경고 및 미국 ‘불간섭’ 요구

지도사상 열거 땐 ‘시진핑 사상’에서 자기 이름 빼

올해 양회 통해 권력 강화 제도적·인적 기반 마련

리커창 “상반기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차 방일 고려”



“마르크스·레닌주의,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 이론, 3개 대표론, 과학 발전관, 새시대 중국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지도로 삼는 것을 견지한다.”

모두가 1인 권력 집중을 말하는 판에 자신의 이름을 직접 말하는 것만큼은 피하고 싶었던 것일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 연설에서 ‘지도사상’들을 열거하면서 중국공산당 당장(당헌)과 중국 헌법에 잇따라 들어간 ‘시진핑 새시대 중국특색 사회주의 사상’에서 자신의 이름은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뒤이어 연설에 나선 리잔수 신임 전인대 상무위원장은 “시진핑 동지는 모든 당이 보호하고 인민이 추대하는, 당의 핵심이자 군대의 통수권자이고, 인민의 영수이며 새시대 중국특색 사회주의 국가의 조타수이자 인민의 지도자”라며 한껏 추어올렸다. 마오쩌둥 시대가 저문 이후 사라졌던 개인숭배 표현들이 재등장한 것이다.

이날 시 주석의 메시지는 충분히 강력했다. 영토 주권에 대한 입장은 특히 단호했다. 그는 “우리 위대한 조국의 영토는 한 뼘도 중국으로부터 떼어낼 수 없다. 이는 절대로 불가능하다”며 “조국을 분열시키는 모든 행위와 수법은 모두 실패할 것이며, 인민의 지적과 역사의 징벌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홍콩·마카오의 ‘고도자치’와 대만에 대한 ‘일국양제’ 약속을 거듭 천명하면서 “조국의 완전한 통일이 중화 아들딸 전체의 공통된 바람이자 중화민족의 근본적 이익”이라고 역설했다.

시 주석의 발언은 우선적으로 홍콩과 대만의 독립 추구 세력에 대한 강한 경고라 할 수 있지만, 남중국해와 대만 문제에 대한 불간섭을 미국에 요구하는 성격으로도 볼 수 있다. 시 주석 취임 이후 지난 5년간 중국은 남중국해를 놓고 미국과 갈등을 빚어왔고,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일거수일투족에 촉각을 곤두세워왔다.

시 주석은 중국의 발전이 세계 질서를 위협할 것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서는 못마땅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중국의 발전은 어떤 나라에도 위협이 되지 않는다. 중국은 영원히 패권을 주장하지 않으며, 영원히 확장을 추진하지 않는다”며 “타인을 습관적으로 위협해온 사람이나 모두를 위협으로 보는 법”이라고 일축했다.

노자·공자 등 사상가와 만리장성·자금성 같은 유적을 언급하며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에 집중한 시 주석의 연설과 함께 올해 양회(전인대·정치협상회의)가 끝나고 시진핑 2기가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이번 전인대에선 국가주석 연임 제한 폐지를 뼈대로 한 개헌안이 통과돼 시진핑 장기 집권의 기반이 마련됐고, 1기 때 반부패 드라이브를 주도하며 시 주석의 집권 강화에 큰 공을 세운 왕치산이 부주석을 맡아 돌아왔다.

중국 사회의 내부 단속은 한층 강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새로 취임한 푸정화 사법부장은 2015년 7월9일 인권운동가 300여명을 검거하면서 베이징의 인권운동 진영을 위기로 몰아넣은 ‘709 사건’을 주도한 인물이다. 그의 사법부장 취임은 인권운동에 대한 가혹한 탄압을 예고하는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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