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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조용필부터 레드벨벳까지…4월초 평양 공연 ‘라인업’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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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0일 작곡가 윤상 등 남쪽 대표단

판문점서 현송월 단장 등 북쪽 대표단과 실무접촉

4월초 두 차례 평양서 공연하기로 합의

선곡은 추후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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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벨벳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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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부터 레드벨벳까지. 평양 공연 남쪽 ‘라인업’이 확정됐다.

대중가수들과 아이돌 그룹이 주축이 된 남쪽 예술단이 31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평양을 방문해 두 차례 공연을 펼치기로 했다.

작곡가 윤상씨를 수석대표로 한 남쪽 예술단의 평양공연을 위한 실무접촉 대표단은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예술단 평양 공연 관련 남북실무접촉 공동보도문’을 내어 이같이 밝혔다. 남쪽 대표단은 이날 오전부터 판문점 통일각에서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을 비롯한 북쪽 실무접촉 대표단을 만나 공연에 필요한 실무적인 문제들을 논의했다. 북쪽에서는 현송월 단장을 비롯해 김순호 행정부단장, 안정호 무대감독 등이 참석했고, 남쪽에서는 우리 예술단 평양공연의 무대감독을 맡은 윤상씨와 박형일 통일부 국장, 박진원 청와대 통일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참여했다. 남쪽 대표단의 지원 인원 가운데는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도 포함됐다.

일단 남쪽 예술단은 3월31일부터 4월3일까지 평양을 방문해 동평양대극장과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두 차례 공연한다. 160여명으로 구성되는 남쪽 예술단에는 조용필(위대한 탄생), 이선희, 최진희, 윤도현(윤도현 밴드), 백지영, 레드벨벳, 정인, 서현, 알리 등 10팀이 포함됐다. 아이돌 그룹 소녀시대의 멤버인 서현씨는 지난달 11일 서울 국립중앙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에서 북쪽 예술단과 함께 합동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공연을 위한 방북 인원 160여명은 실제 공연에 출연하는 가수들뿐 아니라 지원 인원, 스태프, 기자단 등이 포함된 규모다. 공연은 4월 1일과 2일(또는 3일)에 걸쳐 두 차례 열릴 예정이다. 남북은 추후 협의를 통해 정확한 날짜를 확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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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평창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 성공을 기원하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이 지난 2월11일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소녀시대 서현과 함께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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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 예술단은 31일 서해직항로를 통해 방북할 가능성이 높다. 이날 북쪽과 실무접촉을 마치고 돌아온 박형일 통일정책협력관은 “항공을 이용해서 가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미 선례가 있기 때문에 북쪽과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제사회에 설명하는 절차, 비행기를 섭외하는 문제 등은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5∼6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대북 특별사절단은 서해 직항로를 이용해 방북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면담하고 돌아왔다. 이번 남쪽 예술단의 평양 공연은 당시 김 위원장이 남쪽 예술단을 평양으로 초청한 데 따른 것이다.

남쪽 예술단의 공연과 관련한 무대 조건, 필요한 설비, 기재 설치 등 실무적 문제들은 서로 협의해 해결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음향, 조명, 무대 감독 등으로 구성된 남쪽 사전점검단은 3월 22일부터 24일까지 평양을 방문할 예정이다. 남쪽 예술단의 공연을 위해 북쪽은 우리 예술단의 안전과 편의를 보장하기로 했다. 이날 대표단 실무접촉에서 논의되지 못한 문제들은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하여 문서 교환 방식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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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 남쪽 예술단 수석대표가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예술단 평양 공연 관련 남북실무접촉 공동보도문’을 브리핑 하고 있다. 노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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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남쪽 예술단이 평양 공연에서 어떤 곡을 부를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예술단 음악감독 자격으로 실무접촉에 참여한 윤상 수석대표는 “그들(북쪽)이 원하는 곡과 우리가 원하는 곡들에 대한 조율이 쉽지는 않았다”며 “정치적인 것을 떠나서 (북쪽에서) 잘 모르는 노래들도 많았기 때문이다. 남은 일정동안 충분히 서로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남북 대표단은 실무접촉에서 구체적인 선곡까지 협의를 마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곡은 추후 사전점검단의 방북 또는 문서 교환, 선발대의 방북 등을 통해 합의할 예정이다.

이날 실무접촉에서 북쪽 대표단은 남쪽 예술단의 평양공연에서 남북이 합동공연을 펼치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수석대표는 “그쪽(북쪽)에서 ‘공동 공연을 재미있게 준비를 하자’라는 제안도 있었지만, 시간적인 문제 때문에 함께 가는 우리쪽 예술단이 최대한 불편 없이 질 좋은 공연을 할 수 있게 우선적으로 시나리오를 짜는 게 좋지 않을까 정도로 합의를 했다”며 “합동공연에 대해서도 차후 의견들이 조율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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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5년 8월23일 평양 류경 정주영체육관에서 콘서트를 열고 노래를 부르는 조용필씨. <한겨레>자료사진


윤 수석대표는 이날 민간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남북 실무접촉 수석대표로 현 단장 등 북쪽 대표단을 만나 협의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북쪽 대표단이) 중요한 일들이 있을 때는 그걸 그 자리에서 바로 풀어가려는 것보다는 충분히 시간을 두고 검토를 하고 싶어 하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며 “(현 단장이) 다른 위치를 떠나서 일단 삼지연관현악단의 단장으로서 굉장한 책임감을 느끼고 자리에 함께하신 것으로 그렇게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남쪽 예술단 음악감독으로 임명된 것에 대해서는 “나의 특별함 때문에 맡은 자리가 아니다”라며 “조용필, 이선희 등 정말 가왕이라고 할 수 있는 분들부터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돌 그룹 레드벨벳까지 북에서 공연하는 예술단 단원들의 다양성이 더 주목을 받는 것 같다. 그런 선배들과 후배들 중간에서 잘 들을 수 있는 입장이고, 그들이 음악적으로 필요한 부분들을 바로바로 전달할 수 있는 역할을 해왔다는 판단을 (정부가) 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남쪽 예술단의 음악감독으로서의 목표를 묻는 말에 “북에서도 또 북에 계신 동포 여러분들에게 한국에서 보여드리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그런 똑같은 감동과 어색하지 않음을 전해드리는 게 아마 가장 첫 번째 숙제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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