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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AI 산란계 살처분 여파에도 반토막 난 계란값..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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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AI(조류인플루엔자) 발생 지역의 산란계를 살처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봄철 AI(조류인플루엔자)의 확산 조짐에도 계란 가격은 급락하고 있다. 한때 1만원에 육박했지만 1년새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지난해 AI 창궐로 산란계가 대규모 살처분돼 병아리 가격이 오르자 농가에서 사육 규모를 늘리면서 공급량이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2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계란 한 판의 가격은 평균 4718원을 나타냈다. 지난해 겨울 들어 AI가 첫 발생한 11월 5800원대였던 계란 값은 이달 초 5100원을 기록한 이후 계속해 떨어지고 있다. 역대 최대 피해가 발생하며 2518만 마리의 산란계가 살처분됐던 지난해 초 계란 값이 1만원을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절반 밑으로 뚝 떨어진 셈이다.

산지 가격도 크게 하락했다. 특란 10개 가격은 지난해(1795원)보다 45.8% 하락한 973원을 기록했다.

현재까지 5개 시·도 13개 시·군에서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123개 농장에서 580만4000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된 것으로 추산된다. 살처분된 산란계 규모가 적지 않음에도 계란 값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는 계란을 낳는 산란계의 입식 규모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016년 말부터 발생한 AI 사태로 산란계가 살처분되며 공급이 급감하자 계란 가격은 급격히 상승했다. 정부는 지난해 7월 치솟는 계란값을 잡기 위해 태국산 계란 수입을 긴급 수입하는 '특단의 조치'까지 폈지만 가격 안정에는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러자 이같은 사태를 지켜본 농가에서는 경쟁적으로 병아리 입식 규모를 확대하며, 계란 공급량을 늘리기 시작했다. 실제 국내 산란계 수는 지난해 4·4분기 기준 7271만마리로, 같은해 1·4분기(5160만8000마리) 대비 40.9%(2110만2000마리)나 증가했다. 이례적으로 AI 피해가 거의 없었던 2010년(6169만1000마리)과 비교해도 17.9%(1101만9000마리)가 늘었다.

기존 산란계의 노계 도태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 상태에서 입식 규모까지 더해진 것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말 일부 계란의 살충제 성분 검출로 계란 소비가 급감한 것도 공급 과잉을 부추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분간 산란계 공급과잉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오는 5월 산란계 사육 마릿 수가 7306만마리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7.1%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축산당국 관계자는 "산란 노계를 도태시키면서 계란 생산량을 조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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