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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대서도 ‘미투’··· 비대위, 성추행 교수 처벌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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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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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교수가 자신의 학생을 성추행하고 성희롱 발언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9일 ‘미술대학 내 교수 성폭력 대나무 숲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E여자대학교 미술대학 K교수를 고발한다”는 글이 게시됐다. 글쓴이는 같은 날 해당 페이지에 “예술계 인사인 K교수의 지인이 노노골적으로 싫은 내색에도 불구하고 막무가내로 엉덩이를 주물렀다”는 내용의 폭로에 자신이 경험한 K교수의 성추행, 성희롱 발언 등을 추가로 공개했다.

글쓴이는 “K교수에게 처음 성추행을 당했던 때는 학과에서 갔던 총MT 때였다. 학부학생들과 대학원생들, 그리고 교수님들이 함께 갔던 그 MT에서 K교수는 제 옆에 앉아 제 종아리를 주물럭거리며 만졌고, 긴히 할 말이 있는 것 같이 귓속말을 하는 척하며 제 귀에 자신의 코와 입술이 닿게 입김을 불어넣으며 제 작업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귀에 닿는 입술과 입김이 말할 수 없이 불쾌했지만, 대화의 내용이 제 작업에 대한 것이어서 그 당시에는 어느 타이밍에 어떻게 싫음을 표현해야할지 몰라 당황스러웠고, 또 과MT의 즐거운 분위기를 깰까 두려워 저는 아무 말도, 어떤 행동도 하지 못했다”며 “당시 K교수는 저 말고도 다른 제자들의 특정 신체부위도 만졌고, 그때는 다들 저처럼 특별히 문제를 제기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글쓴이는 수업 시간 K교수가 한 발언들에 문제제기를 하기도 했다. 글에 따르면 K교수는 “유명한 큐레이터 좀 꼬셔서 좋은 데서 전시도 하고 그래. 내가 여자라면 진짜 성공할 자신 있는데, 너희는 왜 그걸 못하니?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 등의 발언으로 학생들에 불쾌감을 안겼다. 글쓴이는 “그때는 제가 어리고 무지해서, 작가란 그래야하는 것인 줄로만 알았다. 잠시나마 제가 그렇게 그릇된 가치관을 갖게 된 것은 K교수에 대한 신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몇몇 유명 작가들과 친분이 있었던 K교수는 그들을 소개시켜준다는 명목으로 학생들을 술자리에 불러내기도 했다. 사진작가 배 모씨도 그 중 하나였다. 글쓴이는 “배 작가는 함께 있었던 제 선배의 온몸을 다 만졌다. 선배는 계속해서 불편함을 표현했지만, 배 작가는 추행을 멈추지 않았다”며 “K 교수는 바로 그러한 현장 속에 함께 있었지만 그는 그러한 상황에서 자신의 제자가 심각한 추행을 당하는 것을 웃으며 지켜보고 있었다”고 폭로했다. K교수는 “너희도 허벅지 좀 내어드려야 인생의 의미를 알 텐데”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재학생들의 잇따른 폭로에 ‘이화여자대학교 조소전공 성폭력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졌다. 비대위는 20일 공동 성명서를 내고 “K교수의 성폭력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었다”며 “조소전공 상당수 일원이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으면서도 교수라는 권력이 두려와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 애써 방관하고 외면해 왔다”고 말했다.

또 비대위는 “대학이라는 지성의 장에서 그릇된 처세술을 학생들에게 교육하고 아직 미술현장을 경험하지 못한 제자들에게 여성 예술가에 대한 왜곡된 관념을 심어줬다”며 “성폭력 피해를 입은 졸업생들은 이런 일을 겪고도 아무 문제제기를 하지 못한 채 학교를 떠났지만 가해 당사자는 교수라는 직분으로 여전히 학교에 남아있다”고 K교수의 진상 규명 및 처벌을 촉구했다.

<김지윤 기자 ju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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