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흑인은 $12, 백인은 $30 내야 식사할 수 있는 미국 식당

댓글 4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美 뉴올리언스서 한달간 운영한 레스토랑...백인-흑인 소득 격차만큼 음식 값 달리 받는 '사회적 실험' ]

머니투데이

셰프 툰데 웨이는 지난달부터 지난 4일까지 팝업스토어 형식으로 나이지리아 식당 루 까레를 운영했다. /사진=툰데 웨이 SN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만약 식당에 갔는데 주인이 내 앞 손님에겐 똑같은 메뉴를 12달러를 받고, 나에겐 30달러를 내라고 한다면? 게다가 더 비싼 돈을 내는 이유가 '백인'이기 때문이라면 어떨까.

19일(현지시간) 가디언지에 따르면 미국 뉴올리언스에 지난달 문을 연 나이지리아 레스토랑 루 까레(Roux Carre)의 셰프 툰데 웨이는 인종별로 가격을 달리 받는 사회적 실험에 나섰다.

이 같은 실험은 뉴올리언스가 미국내 인종간 빈부격차가 가장 극심한 곳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뉴올리언스 백인의 순소득 중간값은 연 6만3000달러, 흑인은 2만6000달러에 불과하다.

셰프 웨이가 같은 음식을 백인에게 18달러 더 비싸게 받는 것도 딱 이 소득격차 만큼이다. 물론 백인 손님에게 돈을 더 낼 의향이 있는지 묻는다. 손님이 싫다고 하면 그냥 12달러를 내고 음식을 받아가면 된다.

웨이는 주문하는 손님들에게 음식 값을 다르게 받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만약 흑인들이 더 많은 교육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면 순소득 중간값이 6만달러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도 알려준다.

웨이는 "백인 손님 중 80%는 가격 차별에 선뜻 더 돈을 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며 "나도 예상치 못했던 결과"라고 말했다.

백인 손님 중 30달러를 내는 것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여성이 압도적이었다고 한다. 여성은 91%가, 남성은 55%가 더 높은 값을 지불하는 것에 찬성 의견을 냈다.

반대로 그는 흑인 손님들에게는 음식값으로 12달러를 낸 후, 백인 손님이 더 냈던 18달러를 가져갈 것인지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부의 재분배를 바로 체감할 수 있게 취한 조치이다. 하지만 흑인 손님 대부분은 이 돈을 가져가지 않았다고 한다.

한달간 실험을 마치고 지난 4일 매장을 철수한 웨이는 오는 4월말 디트로이트에서 또다른 사회적 실험을 시작할 예정이다.

그는 "이 실험은 부를 재분배하자는 게 아니라,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대화를 해보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강기준 기자 standard@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