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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데이터로 돈 번 페이스북…데이터장사 때문에 최악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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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해진 기자] [페이스북 비즈니스모델 한계 직면…사용자 이탈, 데이터장사 제재 가능성 ]

머니투데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AP=뉴시스


페이스북이 창업 14년 만에 최악의 위기에 직면했다. 5000만명의 페이스북 이용자 개인정보가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진영을 위해 일했던 기업에 넘겨져 활용됐다는 의혹 때문이다. 미국 언론들은 이용자 데이터를 광고주에 팔아 돈을 벌어온 페이스북이 데이터 장사때문에 생존의 기로에 섰다고 진단하고 있다. IT(정보기술) 기업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5천만명 개인정보 트럼프 캠프로◇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2014년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심리학 교수인 알렉산드르 코건이 개발한 '디스이즈유어디지털라이프(thisisyourdigitallife)라는 '성격검사 앱'을 통해 이용자들의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앱을 설치한 이용자에 대해서는 위치정보, 친구 목록, ‘좋아요’ 버튼을 누른 콘텐츠 등의 정보를 긁어올 수 있었다.

하지만 코건 교수는 이렇게 수집한 정보를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라는 데이터 분석 전문회사에 돈을 받고 넘겼다. CA는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와 관련이 있던 회사였다. CA와 트럼프 캠프는 이를 이용해 선거전략을 수립하고 여론전에 나섰다. 코건의 앱을 통해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람은 최대 5천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CA는 이들 이용자의 친구 목록이나 '좋아요' 버튼을 누른 콘텐츠 등을 분석해 소비성향에서관심 있는 사회이슈, 정치성향, 종교적 신념 등을 파악했다. 이 정보들은 유권자에게 트럼프를 선전하는 데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 CA는 트럼프 캠프로부터 590만달러(63억3660만원)를 대가로 받았다.

◇페이스북 비즈니스모델의 위기◇

이와 관련 페이스북은 자신들은 잘못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번 스캔들이 페이스북에는 생사가 달린 위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페이스북의 비즈니스 모델이 기업이나 광고주에게 이용자의 데이터를 팔아 수익을 올리는 구조인데 구매자가 제3자에게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을 페이스북이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연 매출 406억달러(2017년 기준·43조5000억원)인 페이스북의 주요 수입원은 개인 정보를 활용한 기업·기관의 '맞춤형 광고' 수익이다.

CNN은 "이번 스캔들은 페이스북의 DNA(본질)가 걸린 문제“라고 보도했다. CNN은 "페이스북이 구매자가 불법적인 동기로 제3자에게 데이터를 전달하는 행위를 막는 것은 불가능할 수도 있다"며 "이는 마치 누군가에게 담배를 팔고 친구들과 담배를 나누지 말라고 말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페이스북의 비즈니스 모델의 근간인 ‘데이터 장사’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가 제기되는 것이다.

◇'저커버그 청문회' 등 거세지는 후폭풍◇

페이스북은 문제가 터지자 18일 코건과 CA의 페이스북 계정을 즉각 중지했다. 이어 19일 CA에 대한 포괄적인 자체 조사를 위해 디지털 포렌식 회사를 고용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후폭풍이 거세다. 당장 19일 페이스북 주가가 6.8%나 곤두박질쳤다. 하루 만에 시가총액은 367억 달러(약 40조원) 증발했다.

미국 의회는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를 청문회에 출석시켜 진상을 조사하겠다고 예고했다. 에이미 클로버샤 민주당 상원의원은 "미국인 50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이라면 저커버그 CEO가 출석해 해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 검찰도 페이스북이 주요 광고주인 CA의 불법을 알면서도 방치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 과정에서 페이스북의 브랜드 신뢰도 추락, 사용자 이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CNN은 러시아 선거개입 스캔들과 개인정보 유출 등 잇따른 문제들로 페이스북에 염증을 느낀 이용자들이 페이스북을 탈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나아가 페이스북의 수익모델인 데이터 판매에 정부 차원의 제재가 가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이해진 기자 hjl121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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