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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통시장 빙하기, 내년까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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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G 시장 포화…이통사 전략선회
가입자획득 경쟁에서 이탈방지로
보조금 살포 줄이고 서비스 강화

아시아경제

이동통신시장의 빙하기가 길어지고 있다. 갤럭시S9 출시도 소용없다. 불법 보조금 살포도 없다. 업계는 정부의 규제 강화와 혁신 없는 신형 스마트폰에서 이유를 찾지만 사실 매우 구조적인 배경이 깔려 있다.

20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갤럭시S9 출시 후 첫 주말 이통 3사의 번호이동 건수는 2만6997건으로 평소와 다름 없는 수준을 기록했다. 이통사들이 가입자를 빼앗아오기 위해 보조금 살포에 나설 거라며 대란을 기대하던 소비자의 기대는 여지없이 빗나갔다.

갤럭시S9이 전작과 비슷한 외형에 성능 측면에서도 혁신에 실패한 것이 이유라는 분석이 많지만 이는 지엽적인 문제다. 4G LTE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이통사들이 가입자 확보를 통한 외형 성장보다는 수익성 극대화 기조로 돌아선 것이 더욱 근본적인 이유다. 보조금을 뿌리며 타사 가입자를 빼앗아오는 '가입자 획득경쟁'에서 '이탈방지 전략'으로의 전환이란 것이다. 이런 분위기는 5G 상용화와 5G 스마트폰 출시까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CPR)는 최근 분석 자료에서 "4G 도입기에는 통신사의 역할이 필수적이었으며 신형 단말기 유통을 주도하는 역할도 통신사가 주도적으로 수행했다"며 "그러나 (4G 스마트폰이) 일반화된 후에는 스마트폰도 보통 전자제품으로 취급되는 현상이 3G 도입기에도 있었다"고 밝혔다.

4G 도입 때 이통사는 전국 LTE망 구축에 수조 원을 쏟아부었다. 투자비 회수를 위해 최대한 많은 가입자로 하여금 4G를 사용하게 해야 했다. 값비싼 신형 단말기를 더욱 쉽게 구매하도록 많은 보조금을 '뿌린' 건 이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 상황이 달라졌다. LTE 가입자는 지난해 11월 기준 5000만명을 넘었다. 시장이 무르익은 상황에서 이통사들은 신규 고객 모집보다는 '집토끼'의 주머니를 노리는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최근 '고가요금제' 개편 등이 그 결과물이다. 가입자당 매출(ARPU) 높이기에 나선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모니터링 강화, 통신비 인하 압박 등도 마케팅비 지출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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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진 현대차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보조금 지출을 통한 MNP(번호이동) 경쟁에 실질적인 이익이 수반되지 않는 시점이란 건 주지의 사실"이라며 "가입자 획득 경쟁에서 이탈 방지 경쟁으로의 전환은 적절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향후 시장을 뒤흔들 변수는 5G다. 전국망 구축에 10조원 이상이 소요될 전망이다. 막대한 투자비가 드는 만큼 이통사 입장에선 최대한 빠른 가입자 확보가 절실해지고, 잠잠하던 시장은 다시 한 번 들썩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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