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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칠판에 PC 화면 그려 수업한 초등교사…데스크톱 등 선물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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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컴퓨터가 없는 탓에 칠판에 마이크로소프트(MS) 워드 프로그램 화면을 그리면서까지 수업 열의를 불태운 아프리카 가나의 한 초등교사에게 최근 컴퓨터와 관련 도서 등이 선물로 도착한 사실이 알려져 다시 한번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리차드 아피아 아코토가 근무하는 가나의 한 초등학교에 데스크톱과 랩톱 그리고 IT 관련 서적 여러 권이 도착했다.

영국 리즈의 한 대학교에서 통계학 박사과정을 밟는 아미라 알하르티가 보낸 선물이다.

알하르티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자신과 사회의 발전을 위해 지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고 있다”며 “작은 성의를 표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재능이 있는데도 여러 상황 때문에 학업을 포기한 학생들이 세상에 너무 많다”며 “그러한 일들은 나를 매우 슬프게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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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컴퓨터가 없는 탓에 칠판에 마이크로소프트(MS) 워드 프로그램 화면을 그리면서까지 수업 열의를 불태운 아프리카 가나 초등교사 리차드 아피아 아코토(왼쪽에서 두 번째)에게 컴퓨터와 관련 도서 등이 선물로 도착했다. 영국 리즈의 한 대학교에서 통계학 박사과정을 밟는 아미라 알하르티가 보낸 거다. 그는 아코토의 사연을 접하고는 크게 감동해 선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CNN 홈페이지 캡처.


CNN에 따르면 가나에서 고등학교에 진학하려는 14~15살 학생들은 반드시 나라에서 시행하는 컴퓨터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하지만 아코토가 근무하는 초등학교에는 컴퓨터가 없는 탓에 학생들이 칠판 그림에만 의존해 수업을 들어야 했고, 이 같은 사실을 안타까워한 알하르티는 망설이지 않고 선물을 보냈다.

아코토는 사연을 접한 MS의 도움 덕분에 지난주 싱가포르에 교사 연수도 다녀왔다.

CNN이 공개한 사진에는 MS 총괄부사장을 맡고 있는 안토니 살시토와 그를 만난 아코토의 밝은 표정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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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싱가포르 연수에서 안토니 살시토 MS 총괄부사장(왼쪽)을 만난 아코토. 미국 CNN 홈페이지 캡처.


앞서 사연이 공개되고 그에게 헌신적인 교사라며 많은 이들의 박수가 쏟아졌지만 “모든 교사는 저마다 가르치는 방법이 있다”며 “(칠판에 그린 건) 나만의 교육방법”이라고 아코토는 겸손해했다.

그러면서 아코토는 “수업 내용을 학생들이 이해하도록 돕는 게 내가 할 일”이라며 “아이들이 컴퓨터 앞에 앉은 것처럼 느끼도록 칠판에 그림을 그렸다”고 덧붙였다.

아코토는 “컴퓨터 가르치는 게 정말 재밌다”며 “내가 사랑하는 아이들이 완전히 이해할 수 있게 돕고 싶다”고 밝혔다.

그렇게 아코토의 바람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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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판에 MS 워드 프로그램 화면을 그려 화제가 된 아코토. 미국 CNN 홈페이지 캡처.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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