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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단독]석유·가스공도…에너지공기업 해외투자 정리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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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TF, 경제성 평가 따라 매각 권고키로…감사원 재감사도 예고

민간 투자 유도로 정책 전환…일각선 “장기적 관점 필요” 매각 신중론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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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에너지공기업 3사 주도’로 추진돼 부실을 낳은 해외자원개발사업의 정책 방향이 ‘민간 개발 지원’ 중심으로 전환된다. 먼저 해외사업 정리 수순에 돌입한 한국광물자원공사뿐 아니라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도 경제성 재평가 결과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은 매각하기로 했다. 또 3년 전 감사 때 철저한 책임규명이 이뤄지지 않았던 에너지공기업 3사에 대한 감사원 재감사도 추진된다.

19일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입수한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해외자원개발 혁신 태스크포스(TF)의 ‘광물공사 진단 및 처리방향’ 문건에는 “올 상반기 TF는 민간 주도의 해외자원개발 정책 방향을 마련할 계획”이라면서 “정부는 민간의 해외자원개발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예산·세제 지원 및 인력양성·연구개발 강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할 필요”라고 적혀 있다.

일례로 TF는 광물공사의 해외자원개발사업에 대해 “광물자원 시장 특성과 해외 정책사례 등을 감안하면 공사의 해외자원개발 직접 투자업무 수행의 당위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자국 내 특정 광물자원 개발을 위한 국영기업 사례는 있으나, 다양한 광종의 해외자원개발 직접 투자를 목적으로 한 국영기업 사례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전 정부에서 행해진 에너지공기업 주도의 해외자원개발사업 자체가 세계적으로 전례를 찾기 어렵다고 확인한 것이다.

또한 TF는 지난해 12월 지질자원연구원에 위탁한 석유·가스공사 해외자원개발사업에 대한 경제성 재평가 결과가 나오는 대로 부실사업의 자산 매각을 권고할 방침이다. 석유공사는 40억8000만달러(4조3721억원)를 투자한 캐나다 하베스트 사업이 대상이다. 가스공사는 40억7300만달러(4조3646억원)를 투자한 호주 글래드스톤 액화천연가스(GLNG) 사업과 10억6600만달러(1조1423억원)를 투자한 캐나다 혼리버·웨스트컷뱅크 사업이 각각 도마에 올랐다. 매각 방침이 정해지면 광물공사의 멕시코 볼레오 사업 등과 함께 자산관리공사(캠코)가 매각 업무를 전담할 가능성이 높다.

TF는 에너지공기업 3사의 비효율적 의사결정 구조와 기술·재무 역량 미흡, 도덕적 해이 등을 감안할 때 글로벌 자원시장에서 경쟁력 확보에 한계가 있다고 봤다. 자본잠식 여파로 광해관리공단과의 통합 논의가 진행 중인 광물공사는 전체 해외자원개발사업의 투자금 예상회수율이 2015년 국회 국정조사 당시(83%)보다 대폭 하락한 48%로 전망됐다. 석유·가스공사도 잠정 집계 결과 예상회수율이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일부에서는 해외자원개발사업의 특성상 시행착오가 불가피하고 투자금 회수에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 등을 들어 매각 신중론도 제기된다. 에너지공기업 관계자는 “최근 몇몇 사업의 경우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등 실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매각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TF는 에너지공기업 3사에 대한 감사원 재감사도 예고했다. 원인규명·재발방지 분과를 운영 중인 TF는 “해외자원개발의 부실 실태와 그 발생 원인, 책임소재를 철저히 규명하고 향후 재발방지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향후 감사원 감사를 통해 철저한 책임 규명이 이뤄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막연한 기대로 사업을 계속 운영하다 보면 추가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국민 부담만 가중될 수 있다”면서 “재감사를 통해 정권 차원의 실적 달성을 위해 무리한 투자가 이뤄진 건 아닌지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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