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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대한해협 해전 영웅, 20년 안보 강연료 쾌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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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세 최영섭 예비역 대령, 해군장학재단에 3000만원 기부

"노병(老兵) 90년 항로(航路)의 마지막 항구가 희미하게 보입니다. 해군 자녀를 위해 할 수 있는 마지막 제 미의(微意·변변치 못한 작은 성의)를 받아주길 바랍니다."

90세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이 19일 해군 전사·순직자 자녀를 위해 설립된 '바다 사랑 해군장학재단'에 3000만원을 기부했다.

최영섭 예비역 대령은 1950년 2월 해군사관학교 3기생으로 졸업·임관했다. 그가 갑판사관으로 부임했던 우리 해군 최초 전투함 백두산함(PC-701)은 6·25 첫 해전인 대한해협 해전에서 북한군 600여 명이 타고 있던 적 수송함을 격침했다.

조선일보

최영섭(왼쪽에서 넷째) 예비역 해군 대령이 19일 서울 용산구 육군회관에서 열린 바다 사랑 해군장학기금 전달식에서 장학금 3000만원을 전달하고 가족, 해군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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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함정은 해군 장병과 그 아내들이 모은 성금이 바탕이 돼 미국에서 구입했다. 그는 "해군 가족 정성이 모인 백두산함이 우리 바다를 지켰듯이, 제 겨자씨 반 만한 마음이 마중물이 돼 해군 전사·순직자 자녀를 보살폈으면 좋겠다"고 했다.

최 예비역 대령은 인천상륙작전 참전, 1965년 간첩선 나포 등으로 충무무공훈장(3회) 등 훈장을 6회 수훈했다. 전역한 후 1975년부터 무보수 명예직인 한국해양소년단연맹 고문으로 활동하며, 학교·군부대 등에서 안보 강연을 했다.

이날 기부한 3000만원도 20년간 강연료로 모은 돈이다. 해군 관계자는 "최 대령께서 전 재산을 내놓으신 것"이라고 했다.

"최근 타계한 빌리 그레이엄 목사가 생전에 그랬잖아요? 죽음은 하늘나라로 이사 가는 거라고. 하늘나라로 이사 가는 데는 짐도, 비용도 필요 없으니 참 좋지요." 최영섭 예비역 대령이 웃으며 말했다.

[전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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