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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90여개의 '별' 떨어질까, 육군이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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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내 장군 100명 감축 계획, 육군이 90명 줄어 최다 규모

2022년까지 육군 12만명 줄어…

지휘관 감축 방향엔 이견 없지만 숫자 맞추기식 일방 추진 우려도

국방부, 내달 靑에 보고 뒤 확정

국방부가 장군(將軍) 규모(육·해·공군 및 해병대)를 현재 436명에서 100여 명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이는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추진하던 '4년 내 80여 명 감축' 방안에서 감축 규모가 대폭 확대된 것이다. 특히 국방부가 육군에서만 장군 90여 명을 감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육군이 술렁이고 있다. 이 경우 현재 313명인 육군 장군은 4년 내 30%가 줄어들게 된다. 국방부는 이달 말까지 군내 의견을 수렴한 뒤 다음 달 중 국방 개혁안 청와대 보고를 통해 장군 감축 규모를 확정할 계획이다.

정부 소식통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방 개혁 방안의 하나로 임기 내 장군 80여 명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해왔다"며 "하지만 최근 송영무 장관의 지시에 따라 육군 장군 20명을 더 감축해 총 100여 명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애초 국방부의 80여 명 감축안은 '육군 70여 명, 해·공군 9명'이 대상이었는데, 이를 '육군 90여 명, 해·공군 9명'으로 바꾸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한다. 감축 대상이 육군에 집중된 것은 '육군 기득권 허물기'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장군 감축 추진 방향 자체에 대해서는 군 안팎에서 대체로 이견이 없다. 2022년까지 육군 병력이 11만8000명이 줄고 일부 부대 및 조직이 해체될 예정이라서 장군 등 지휘관 자리도 자연스럽게 없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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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일부 비대하고 방만했던 군 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도 장군 감축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송 장관은 평소 "비대한 군 조직을 유사시 즉각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는 표범같이 날쌔고 강한 조직으로 환골탈태시켜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병력 1만명당 육군 장군 비율은 우리나라가 6.4명이다. 미군은 6.6명, 독일군은 6.0명, 이스라엘군은 4.3명이다. 국방부는 이런 차원에서 육군 부군단장, 부사단장 직위를 없애고 인사사령부(사령관 중장급) 등의 해체도 적극 검토 중이다. 20명이 넘는 장군이 있는 육군 교육사령부와 산하 교육기관 등 교육·군수·행정 부대의 장군급 지휘관 계급을 낮추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다만 합리적 근거에 따르지 않고 '육군에서 반드시 ○○명 이상을 뽑아낸다'는 식으로 밀어붙이는 방식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군의 한 관계자는 "육군 개혁의 핵심은 가장 효율적 육군, 전투 수행에 최적화된 육군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데 현재 추진 중인 장군 감축이 과연 그런 방향에 들어맞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현재 유사시 평양 조기 점령 등 공세적 신(新)작전 개념에 따라 공정 사단 등의 창설을 검토 중인데 장군 감축은 이런 계획까지 고려해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군 인력 정책 전문가인 김일생 전 병무청장은 "우리 군은 '계급 인플레'가 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장군 감축은 불가피하다"며 "하지만 감성적으로 접근해 서두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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