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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단독][에버랜드 땅값③] 이례적으로 껑충 뛴 공시지가…삼성은 그대로 '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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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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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까지는 에버랜드 땅값이 크게 떨어졌던 이유를 말씀드렸는데, 반대로 3년 전인 2015년에 과연 에버랜드 땅값이 갑자기 오르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당시 상황을 한세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에버랜드의 놀이시설과 워터파크가 모여 있는 중심부 땅은 2014년까지 개별 필지가 하나의 가격으로 묶여 같이 움직여 왔습니다. 각각의 필지는 국토교통부가 매년 산정하는 표준지 공시지가를 기준 삼아 개별 공시지가가 매겨집니다.

그런데 2014년 에버랜드를 대표하는 표준지는 포곡읍 가실리 148번지 한 곳뿐이었습니다. 개별 땅의 주 용도가 유원지든 임야든 아니면 잡종지든, 이 하나뿐인 표준지 가격대로 개별지의 공시지가가 매겨졌던 겁니다.

그런데 2015년 들어 매우 이례적인 일이 일어났습니다. 한 곳뿐이던 표준지가 7곳으로 늘어났고, 한 곳을 뺀 나머지 6곳의 공시지가가 대폭 상승했습니다.

새 표준지들은 위치와 용도에 따라 싼 곳은 ㎡당 15·16만 원, 놀이시설 지역은 25만 원, 호암미술관 지역은 28만 원으로 제일 비싼 곳은 40만 원까지 폭등했습니다.

당시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의 평균 상승률은 4.1%. 정부청사 이전 같은 호재 덕에 세종시가 기록한 전국 최고 상승률 15.5%를 고려하면 사실상 전례가 없는 수치입니다.

부동산 전문가들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조정흔/감정평가사 : (표준지 공시지가를) 현실화를 한다고 해도, 5% 넘게 올리는 거는 사실 되게 부담스럽거든요. 그런데 이게 왜 갑자기 또 이렇게 28만 원으로 껑충 뛰었는지 이것도 잘 모르겠어요, 사실은.]

[임재만/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 : (표준지 공시지가를) 올릴 이유가 없을 텐데,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가는데요. 그리고 본인(삼성)들이 올리는 게 아니라 (감정평가사가) 평가를 하는 건데, 평가가 어떻게 해서 이렇게 갑자기 2배가 될 수 있을까?]

에버랜드의 표준지 선정과 가격 산정을 담당한 감정평가사 A씨 역시 이례적인 상승이라고 말합니다. 다만, 표준지를 나눠 공시지가를 현실화했던 거라고 설명했습니다.

A씨는 에버랜드 땅값이 주변 농지보다 못하다는 등 당시 오해의 소지가 많았다면서, 에버랜드의 인지도가 국내 1위라는 점을 고려해서 땅값을 평균 이상으로 상승시킨 것이며, 무리가 되더라도 한꺼번에 많이 올리는 방향성을 두고 국토교통부, 한국감정원과 협의한 결과라고 답변했습니다.

하지만 이상한 것은 A씨가 2011년~2015년까지 5년간 에버랜드의 공시지가 업무를 담당한 감정평가사였다는 점입니다.

[변선보/변호사, 감정평가사 : 표준지를 예전대로 4년에 걸쳐서 썼던 데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어서 했을 텐데, 5년 차가 됐을 때 같은 분이 계속 평가를 하면서 표준지를 새로 다 바꿨다는 얘기는, 갑자기 사람 생각이 이렇게 바뀌기가 좀 어렵잖아요. 사실, 좀 독특한 특이한 경우죠. 특별한 사정이 있어서 바꿨다고 봐야겠죠.]

땅값의 현실화가 시급한 과제였다 해도, 납세자가 반발하기 때문에 순차적으로 올리는 게 보통이라고 합니다.

[유선종/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 (기업이) 주가가 급등하는 것을 바라는 경우라면 가만히 있겠지만, 그게 아니고 저렇게 급등하면 '말도 안 되는 소리하지 말라'고 민원을 제기하죠.]

삼성 측은 공시지가 확정 전 의견 제시는 했지만 공시지가가 크게 오른 뒤 이의제기를 하지 않고 수용했습니다.

감정평가사 A씨는 임야에 적용하는 표준지 가격을 2만 원대로 낮춰 산정했고 그 결과 전체 공시지가 상승은 35%였다고 2015년 당시 용인시에 설명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남성, 영상편집 : 김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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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현 기자 vetma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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