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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에버랜드 땅값①] 뚝 떨어졌다 껑충 뛰었다가…에버랜드의 '수상한 땅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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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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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부터 저희는 이재용 삼성 부회장과 삼성의 경영권 승계 작업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던 이재용 부회장은 2심에서 집행 유예로 풀려났습니다. 재판부가 그렇게 판단한 결정적인 근거 가운데 하나는 "삼성 경영권 승계 작업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승계 작업 자체가 없었으니까 권력자에게 청탁할 이유도 없었다는 논리입니다.

이재용 부회장의 대법원 판결을 남겨둔 상황에서 SBS 탐사보도팀이 수상한 땅을 발견했습니다. 이 땅은 경기도 용인에 있습니다. 여러분 잘 아시는 에버랜드와 그 주변에 퍼져 있는데 땅을 다 합치면 여의도의 4배가 조금 넘는 어마어마한 크기입니다.

저희가 이곳이 수상하다고 이유는 바로 땅값 때문입니다. 땅값이 뚝 떨어진 채 한동안 유지되다가 갑자기 또 이례적으로 껑충 뛰기도 합니다. 그런데 땅값이 급격하게 변하는 시기에 공교롭게도 삼성의 경영 승계 작업에 있어서 결정적인 일이 벌어집니다. 저희는 경영권 승계의 주요 길목에서 용인 땅이 어떻게 활용됐을지 한 달 넘게 면밀히 살펴봤습니다.

먼저 전체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서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땅의 윤곽을 이병희 기자가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기자>

국내 제1의 테마파크 에버랜드가 위치한 경기도 용인시 포곡읍입니다. 놀이공원과 워터파크, 호암미술관 등 주요 시설을 중심으로 포곡읍의 5개 리에 걸쳐 이건희 회장과 삼성물산 소유의 땅이 넓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SBS는 이 땅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이 지역 등기부등본에 오른 실소유자들을 알아봤습니다. 그 결과 2,029필지 1천 2백48만여 ㎡, 약 3백 78만 평의 삼성 관련 토지를 찾아냈습니다.

필지별 지번을 지도에 하나하나 맞추는 이른바 매핑 작업을 거쳐 전체적인 윤곽을 그려낼 수 있었습니다.

이건희 회장 개인 소유의 토지는 565개 필지, 6백 31만 ㎡로 절반을 차지하고 있고 삼성물산 법인 소유 토지는 1,386개 필지, 5백 88만 ㎡로 47.2%입니다. 나머지 2%가량은 이건희 회장이 친척 등과 공동 소유하고 있는 땅입니다.

SBS 탐사보도팀은 이 땅의 공시지가를 확인했습니다. 표준지 공시지가는 국토교통부가 조사해서 공시한 토지의 단위면적당 가격인데 각종 세금과 부담금을 부과할 때 기준으로 쓰는 객관적인 토지 가격입니다.

특이한 점은 에버랜드의 중심부 4백 15만 ㎡, 약 126만 평은 개별 필지들이 하나의 가격으로 묶여 움직였는데 지난 2014년까지 ㎡당 8만 원대의 낮은 가격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수도권의 테마파크여서 에버랜드와 자주 비교되는 서울랜드 공시지가는 같은 시기 에버랜드의 5배였고 같은 용인에 있는 한국민속촌의 땅값도 에버랜드보다 3만 원 이상 비쌌습니다.

경기도 파주의 하니랜드 공시지가는 20만 5천 원. 경기도 포천의 서운동산도 9만 원으로 에버랜드보다 더 비쌌고 그보다 더 북쪽에 있는 경기도 연천의 한탄강유원지가 에버랜드와 같은 8만 원대였습니다.

[유선종/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 공시지가를 흔히들 관리한다는 표현을 써요. (땅값이) 낮은 상태가 좋은 경우가 일반적이니까 주변과 상관없이 크게 오르지 않도록 이렇게 누르고 있는 게 일반적인 패턴이죠. 기업 보유 부동산들은…]

유원지의 접근성, 인지도, 브랜드 가치 등 모든 면을 고려할 때 에버랜드의 공시지가가 너무 낮다는 지적이 그래서 줄곧 제기돼 왔습니다.

(헬기조종 : 민병호, 영상취재 : 조창현영상편집 : 김준희, VJ : 김준호, 데이터 : 안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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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희 기자 abl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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