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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삼성은 내놓은 자급제폰…LG는 안 내나? 못 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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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삼성 갤럭시S9 자급제폰 출시, 10만대 판매 추정

LG는 V30S 내고도 자급제폰 안내…“긍정 검토중”

못낸다 ’통신사 눈치보느라’…안낸다 ‘내봐야 안팔려’

통신사들 “우리는 자급제 반대 안해”

시민단체 “LG, 자급제 활성화 찬성…약속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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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_장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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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내는 걸까? 못 내는 걸까?’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갤럭시S9’의 자급제폰을 일반폰과 같은 가격으로 내놓았지만, 같은 시기 새 스마트폰 모델인 ‘V30S’를 출시한 엘지(LG)전자는 내놓지 않고 있어 배경이 주목된다. 엘지전자는 지난해 말 정부의 ‘가계통신비 정책협의회’에 참석해 단말기 자급제 활성화에 동의한 바 있어, 약속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자급제폰은 통신사 매장이 아닌 일반 가전매장에서 살 수 있는 공기계 스마트폰으로, ‘언락(Unlocked)폰’이라고도 한다. 소비자가 스마트폰을 산 뒤 직접 통신사를 골라 가입할 수 있어, 소비자 선택권 확장과 요금인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신흥 시장의 80% 이상이 자급제폰 시장이었고,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전체 스마트폰의 50% 이상이 자급제로 유통됐다. 국내는 10% 이하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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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S9의 자급제폰을 일반폰과 함께 지난 9일 출시했다. 가격도 일반폰과 같고, 사은품 등 혜택도 동일하다. 삼성전자 가전매장에서 자급제폰을 산 뒤 알뜰폰 요금제 등에 가입할 경우, 에스케이텔레콤(SKT)이나 케이티(KT) 등에 가입해 25% 요금할인을 받는 것보다 더 싼 요금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온라인 홍보와 자사 대리점 판매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자급제폰을 10만대 가량 판매한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 ‘조용한 돌풍’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엘지전자는 지난 9일 V30S를 출시한 이후 아직까지 자급제폰을 내놓지 않고 있다. 출시 계획도 불분명하다. 엘지전자 쪽은 19일 “올 상반기 안에 출시될 것으로 보이는 차기 신제품 스마트폰을 자급제폰으로도 시장에 선보일 수 있도록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중순까지 엘지전자 입장은 ‘하반기 출시를 검토한다’는 것이었으나 최근 ‘상반기 출시를 긍정 검토한다’는 것으로 진일보했다. 엘지전자는 여태까지 자급제폰을 선보인 적이 없다.

이와 관련해 엘지전자가 통신사 눈치를 보느라 자급제폰을 출시하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마트폰 유통을 사실상 독점하는 통신사가 자급제폰 도입에 부정적이기 때문에 섣불리 출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인지도나 선호도가 낮은 엘지전자 입장에서 통신사가 꺼리는 일을 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엘지-애플이 각각 ‘56-17-17’ 정도를 차지하는데, 엘지전자가 이 정도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는 것도 통신사를 통한 판매 덕이라는 것이다.

자급제폰 출시가 판매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엘지전자가 자급제폰을 내지 않는 이유는 잘 팔리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통신사들은 이런 시각에 손사래를 친다. 에스케이텔레콤 관계자는 “우리는 자급제폰 활성화는 물론 완전자급제도 반대하지 않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케이티 관계자도 “제조사가 자급제폰을 내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엘지전자의 이같은 태도에 ‘약속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엘지전자는 지난해 말 정부가 제조사-통신사-소비자단체 등을 모아 꾸린 ‘가계통신비 정책협의회’에 참석해 ‘단말기 자급제를 활성화 한다’는 결론에 동의했다. 정부의 통신요금 인하 정책 추진에 공감해 자급제폰 보급 확산에 노력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협의회 멤버였던 소비자시민모임의 윤명 사무총장은 “엘지전자가 협의회 멤버로서 단말기 자급제 활성화에 동의했다. 새 스마트폰을 출시했으면 자급제폰도 함께 내놓는 게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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