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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리포트+] '미투' 걱정된다고 "여직원은 밥 따로"…펜스룰, 또 다른 차별 만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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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사회 전반으로 퍼지면서 '펜스룰'이라는 말도 함께 등장하고 있습니다. 펜스룰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한 인터뷰에서 "아내 이외의 여자와는 절대로 단둘이 식사를 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에서 유래했는데요. 최근 이 펜스룰이 미투에 대한 남성들의 대처법으로 거론되면서 또 다른 차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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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이 회식했다가 미투 당할라"…미투로 달라진 직장 분위기

미투 운동으로 직장 내에는 '일단 조심하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남성 직장인들은 조심 수준을 넘어섭니다. 여직원과 함께하는 출장과 회식 자리를 피하고 업무 지시도 단체 메시지로 대신합니다.

미투를 언급하며 펜스룰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남성들도 있습니다. 30대 직장인 김 모 씨는 최근 회사에서 펜스룰을 경험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상사가 사무실에서 김 씨에게 "○○ 씨도 미투에 예민한 거 아니냐"며 "요즘은 여직원들이랑 회식하면 미투 할 수 있으니 따로 하자"고 말했다는 겁니다. 김 씨는 "미투 이후 조심하는 분위기가 생긴 것은 좋지만, 저런 이야기를 들으면 뭔가 잘못했다는 기분이 든다"며 "이런 방법이 맞는 건지 모르겠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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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폭력 방지에 필요 vs 여성 배제의 수단…'펜스룰' 찬반 의견 팽팽

실제로 펜스룰에 대한 의견은 분분합니다. SBS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7.5%가 펜스룰에 대해 '여성 배제의 수단으로 보인다'고 답했고 이어 46.1%는 '성폭력을 막기 위해서 필요하다'고 답해 찬반의견이 팽팽하게 갈렸습니다. 성별로 분류해 보면 남성 응답자의 경우 '성폭력을 막기 위해서 필요하다'는 답변이, 여성은 '여성 배제의 수단으로 보인다'는 의견이 조금 더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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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을 직접 작성한 기타 응답자는 6.4%로 나타났는데요. "부작용이 있지만 펜스룰은 당분간 필요하다", "상대가 불편할 수 있는 상황을 차단할 수 있어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등 펜스룰에 찬성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오히려 역차별을 유발하고 펜스룰을 악용할 여지도 있다", "본인의 의사를 묻는 게 중요하지 무조건 배제나 참석은 맞지 않다"는 반대의 의견도 있었습니다.

또 일부 응답자들은 "편을 가르는 것보다 서로 배려해야 한다", "인위적인 룰보다는 개인의 양심과 생각이 변화해야 한다" 등 펜스룰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의견은 내놨습니다.

■ 펜스룰로 여성 배제?…"또 다른 불평등 일으킬 수 있어"

일부 전문가들은 남성이 여성보다 높은 지위를 차지한 경우가 아직 많은 현실에서 소통 자체를 막으면 여성 차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합니다. 극단적인 펜스룰은 오히려 부작용을 만들 수 있다는 겁니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는 SBS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아예 교류 자체를 단절한다든가 여성이란 이유로 상호작용에서 배제해버린다면 이건 여성에 대한 불평등으로 나아갈 수 있는 소지가 굉장히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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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 2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펜스룰이 또 다른 불평등을 만들 거라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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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심우섭 / 기획·구성: 송욱, 장아람 / 디자인: 정혜연)

[송욱 기자 songx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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